앞으로는 한층 다양한 AV기기에서 향상된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게 될 것 같다. DTS는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홈시어터용 사운드 기술인 DTS 네오퓨전(DTS Neo:Fusion)과 인터넷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DTS 익스프레스(DTS Express)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와 함께 향후 등장할 삼성전자의 홈씨어터와 스마트TV에 DTS의 사운드 기술이 탑재된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DTS는 대표적인 글로벌 음향기술 업체로, 최대의 경쟁사인 돌비(Dolby)와 함께 세계 음향기술 시장를 이끌고 있다.
DTS 기술 탑재된 기기는 20억개 이상
이날 행사에는 DTS코리아의 유제용 지사장 및 DTS 본사의 COO(최고운영책임자)인 브라이언 타운(Brian D. Towne), 부사장인 기어 스카덴(Geir Skaaden)등이 참가, 한국 시장에 대한 DTS 본사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브라이언 타운 DTS COO는 DTS가 1993년 설립이래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소개하면서 극장과 홈시어터, 블루레이, 모바일기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20억개에 달하는 기기에 DTS의 기술이 적용된 점을 강조했다.
또한 작년에 또 다른 음향기술 업체인 SRS를 인수하면서 DTS는 1,000여개에 특허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지금도 북미, 유럽,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에 위치한 지사 및 연구소에서 지속적인 기술 향상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의 대역폭과 스피커의 물리적 한계 극복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적은 데이터 용량으로도 고음질을 구현할 수 있는 'DTS 익스프레스' 코덱(codec: 데이터 압축/해제 기술)이 삼성전자의 2013년형 스마트TV에 탑재되며, 2채널의 일반 스테레오 음향을 5.1~7.1채널 입체음향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DTS 네오퓨전 기술'이 2013년형 삼성전자 홈씨어터에 탑재된다는 소식도 발표되었다.
이로 인해 대역폭(데이터가 전달되는 통로)이 제한적인 인터넷 회선을 통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하는 스마트TV에서도 DTS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신형 홈씨어터를 이용할 경우 일반적인 TV방송이나 게임, 음악 등도 입체음향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천정에서 내려오는 소리도 구현 가능해
이날 행사장에는 DTS의 신기술이 적용된 삼성전자의 스마트TV(F8000)와 홈시어터 시스템(HT-F9750W)이 설치되어 취재진들이 직접 입체음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시연이 진행되는 동안 인상적이었던 점은 5.1채널 스피커가 설치되었음에도 7.1채널과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전후/좌우 방향에만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도 천정에서 소리가 내려오는 듯한 독특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만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DTS측에서 준비한 콘텐츠만을 감상했기 때문에 그 외의 콘텐츠에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도 스피커의 물리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 이번 신기술의 목표라고 했던 DTS관계자들의 이야기가 허풍이 아니라는 점만은 알 수 있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시연에 사용된 삼성전자의 HT-F9750W 홈씨어터 시스템 역시 눈길을 끌었다. 이 모델은 콘텐츠를 재생하는 블루레이플레이어와 입체음향 신호를 분리하는 디코더, 그리고 음향 신호를 증폭하는 앰프가 하나의 본체로 구성된 통합형 제품이다.
특히 이 제품은 진공관을 내장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진공관 앰프는 일반적인 TR(트랜지스터)방식 앰프에 비해 한층 풍성하고 따뜻한 느낌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대중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한 삼성전자에서 일부 프리미엄급 오디오 브랜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진공관 앰프를 도입한 것이 이례적이다.
참고로 HT-F9750W는 이제 막 출시된 최신 제품으로, 아직은 시중에서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3월 20일 현재, 단 한군데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판매 가격은 300만원이었다. 많이 팔기 위해 내놓았다기 보단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시험작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날 행사에서 HT-F9750W와 DTS 솔루션과의 궁합이 제법 괜찮다고 느껴졌는데, 향후 출시될 삼성전자의 보급형 홈시어터 시스템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