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강원도 속초가 난데없이 한국을 대표하는 '포켓몬스터(이하 포켓몬)'의 도시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GO'를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 일본과 가까운 부산 일부지역에서도 포켓몬GO를 할 수 있다곤 하지만 속초만큼 유명하진 않다.
보안 문제로 인해 구글 맵은 한국 서비스에 제한을 받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하는 포켓몬GO 역시 한국 내 정식 서비스가 불투명한 상태다. 때문에 대한민국 전역은 포켓몬GO 플레이 불가 지역으로 설정 되어있다. 하지만 북한 지역에는 굳이 서비스 차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일본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때문에 북한과 가까운 일부 강원도 지역, 일본과 가까운 부산 인근에서 포켓몬GO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현재로선 강원도 속초 부근이 대표적인 장소다. 이런 이유로 속초에 포켓몬GO의 열풍이 불고 있으며, 이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고 한다. IT동아는 실제로 속초를 방문해 현장을 확인해봤다.
앞서 말한 것처럼 포켓몬GO는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에 공식적인 방법으로는 설치하기 힘들다. 다만 아이폰의 경우, 사용자 국가 계정을 해외(미국 등)으로 바꾸면 애플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그리고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APK(안드로이드용 앱 설치파일)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가 가능하다. 다만, 두가지 모두 비공식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버스를 타고 속초로 향했다. 수도권지역에서는 당연히 포켓몬GO를 실행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강원도 인제군 즈음부터 진짜로 잡을 수 있는 포켓몬이 등장하고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다만, 정식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화면상에 등장하는 지도는 아주 황량하다. 초원과 바다만 표시될 뿐이다.
하지만 동명항 등대나 속초 해수욕장과 같이 몇 가지 거점이 표시되며, 해당 장소에 가까울수록 포켓몬의 출현빈도는 확실히 높아진다. 각 거점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가 이미 들어있는지, 등장하는 포켓몬은 해당 장소의 특성에 가까운 것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이를테면 바다에 가까운 장소에선 수중형 포켓몬스터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휴가철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속초 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태반의 이용객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GO를 플레이하고 있었으며, 포켓몬이 잘 잡힌다는 몇몇 장소에선 아예 수십명이 터를 잡고 포켓몬 포획을 반복하고 있었다. 마치 포켓몬스터 원작에 등장하는 '트레이너'들을 연상시킨다. 플레이에 열중하고 있는 한 이용자는 "아주 재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계속 하게 되는 매력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 관청에서도 이를 파악하고 있는지 아예 '포켓몬GO를 플레이할 때는 주변을 잘 살피고 안전사고에 유의하자'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해수욕장 부근의 한 렌터카 업체에선 포켓몬GO 인증샷을 SNS에 올리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이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공룡의 도시 고성', '나비의 도시 함평' 보다 '포켓몬의 도시 속초'가 지금으로선 훨씬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건 확실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