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동아 조영준 기자] 금일(2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상하이 뉴 엑스포에서 진행되는 중국 최대의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6'에서는 인구 14억 거대 마켓인 중국 가상 현실 기기(이하 VR) 시장을 선도하는 차세대 주자들이 13억 중국 게이머들을 사로잡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소니에서 개발한 플레이스테이션VR(이하 PS VR)이었다. 오는 10월 17일 발매가 확정된 PS VR은 홍콩을 제외한 중국 본토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된 것은 물론, 주변기기 'PS 무브'와 'PS VR 에임 컨트롤러'를 연동한 다양한 게임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집결한 비즈니스관(BTB)에 자리를 잡은 에픽게임즈는 부스 전체를 VR 전시장으로 꾸며놓았다. 언리얼엔진4의 테크니컬 데모(소프트웨어의 기능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한 프로그램)로 개발된 '불렛트레인'은 주변 컨트롤러를 통해 총을 발사하고, 순간적으로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물론, 총알을 잡아 다시 던지는 등의 호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현재 등장한 VR 기기 중 가장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최고급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이 '오큘러스 리프트'의 특징. 이에 최근 VR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는 중국의 바이어들이 앞다퉈 체험을 신청할 만큼 '오큘러스 리프트'는 현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PS VR과 오큘러스의 경쟁에는 조금 밀려나 있던 HTC 바이브(Vive)는 VR이 큰 화두로 떠오른 이번 차이나조이 2016에서 가장 많은 부스에 등장한 VR 기기로 이름을 남겼다. FPS, 액션 등 중국 현지 개발사가 제작한 게임부터 어트렉션(체감형 놀이기구), 드론에 이르기까지 HTC 바이브는 VR을 전면에 내세운 각양 각색의 부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HTC는 지난해부터 중국 현지 개발사들에게 기기를 제공하고, HTC 바이브를 바탕으로 개발되는 게임 및 프로그램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 일찌감치 개발사들에게 가장 쓰기 편한 VR 기기로 이름을 높였으며, 이번 차이나조이 2016을 통해 그 파괴력을 유감없이 선보여 중국 시장 선점 가능성을 높였다.
진화한 성능으로 돌아온 중국 개발사들의 VR 기기들 역시 흥미로웠다. 그 동안 중국 VR 기기들은 지난해 까지만 해도 저렴한 가격으로 큰 화제를 불러온 '폭풍마경'을 제외하고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 더욱이 '폭풍마경'을 포함한 이름있는 VR 기기들 역시 기대 이하의 성능으로 '싼 맛에 쓴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차이나조이 2016'에서 중국 VR 기기는 보다 진화한 모습을 선보여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킨 모습이다.
먼저 '폭풍마경'이 이번 차이나조이 2016에서 선보인 제품의 경우 스마트폰 장착형 VR 헤드셋의 조작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무선 컨트롤러를 갖췄다. 컨트롤러는 몇 개의 버튼과 아날로그 스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이용해 게임 같은 VR 콘텐츠를 조작할 수 있다.
단순히 고개를 돌리며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따라가던 것과 비교하면 사용자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 제품이 영상을 관람할 수 있던 수준에 불과했다면 새로운 라인업을 통해 본격적인 게임 VR 시장의 공략을 위한 모습을 갖춘 모양새다.
중국판 오큘러스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디푼(Dee Poon)은 자사의 가상현실 기기 '디푼VR'과 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다수 소개했다. '디푼VR'은 오큘러스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머리 동작을 추적하는 VR 헤드셋이다.
특히, 어안렌즈를 통해 인간의 시야각과 유사한 120도를 구현했고, 양쪽에 있는 AMOLED 디스플레의 주사율을 75Hz까지 높이고 머리 움직임과 실제 화면 전환 속도의 차이를 19ms(19/,1000초)까지 줄여 멀미 현상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현재 등장한 VR 기기중 가장 가볍고 소량화 된 것으로 꼽히는 'IMMEREX'도 차이나조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IMMEREX'는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PC와 TV에도 연결할 수 있는 등 영상 감상에 특화된 VR 기기다.
아울러 VRG-9020으로 알려진 본체의 경우 200g 무게와 두꺼운 선글라스의 크기와 비슷한 늘씬한 외형 덕에 마치 안경을 착용한 것 같을 정도로 기존 VR 기기들의 크기와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한국이 규제와 법률 지원 미비 등 VR 시장 개방에 멈칫거리고 있는 사이. 중국은 이미 VR 차세대 주자들의 경쟁과 막강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현지 개발사들이 선보인 VR 기기가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는 모양새였다.
과연 전세계 게임산업을 좌우할 만큼 막강한 성장을 이룬 중국의 게임시장이 이제 차세대 먹거리 산업 1순위로 꼽히는 VR 시장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
글 / 게임동아 조영준(june@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