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안수영 기자]
"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결심 중독'에 빠진다. 결심 중독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중독인지도 모른 채,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결심을 하고 있다" - 최창호 박사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결심을 하면 삼 일을 못 간다는 뜻이다. 혹자는 '그러면 3일에 한 번씩 결심하면 되지'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결심이란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다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결심만 반복하고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우리는 왜 결심한 바를 지키기 어려워하고, 또 다시 결심을 반복하는 걸까. 이러한 이유와 극복 방법에 대해 논하는 자리가 열렸다. 지난 21일 청년 창업공간 '에이큐브: 인텔TG랩'에서 최창호 박사와 함께하는 '결심 중독' 북살롱이 열렸다. 최창호 박사는 사회심리학의 권위자로, 각종 방송과 강연을 포함해 미디어에 현재 3000회 이상 출연했다.
최 박사는 "사람들이 결심을 하고 작심삼일 하게 되는 것은 호르몬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결심 초기에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결심을 금방 잊게 된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도파민, 엔도르핀, 멜라토닌 등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쉬었다 가자는 마음에 결심이 흐트러지고, 이후 옥시토신이 분비되며 결심을 지키지 못했다는 고통을 잊어버린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두루뭉실하고 실천 정도를 측정하기 어려운 결심만 하게 된다. 이는 최 박사가 결심과 반복적인 실패의 원인을 심리학과 뇌 과학에 근거해 연구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호르몬에 대처해 결심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 박사는 "결심을 할 때는 구체적으로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워라.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나는 담배를 끊겠어"라는 결심을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만, '나는 금연주의자'라고 선언하거나 '담배는 하루에 2개비까지만'이라고 구체화하면 보다 쉽게 실천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실천'이다. 최 박사가 집필한 '결심 중독'에서도 무법자처럼 가고, 돈키호테 정신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실천 지능이 있을 때 성공 지능이 나타난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남들과 다른 점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에 있다"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호르몬 때문에 작심삼일이 되는 것을 이해하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돌진해야 한다. 결심한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좌절하는 대신,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달려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 박사는 "심장이 감동하고 움직일 만한 결심을 해야 달성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급한 일보다는 소중한 일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좋다. 평소 부지런히 걷고 움직이는 것도 흐트러짐을 가다듬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은 참석자들의 활발한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결심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결심에 대한 불안감과 실패에 대한 걱정은 어떻게 극복하는가" 등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최 박사는 "결심을 반복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반복하면 무기력을 학습하고,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그럴 때는 작은 결심으로 성취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차근차근 이겨내야 한다. 이는 징크스와도 유사하다. 예컨대 쓰레기통에 휴지를 골인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쓰레기통을 크게 만들면 된다. 이처럼 작은 성공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놓고, 이를 자신감으로 삼아 더 큰 것을 할 수 있도록 원기를 불어넣으면 좋다. 자그마하지만 얻어야 할 것을 일단 성취했다면, 나중에 좀더 큰 것을 실패하더라도 좌절감이 덜하다"라고 말했다.
결심이란 인간의 발전 욕망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마음을 다잡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결심을 하고 이를 실천해 변화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심을 반복하지만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 걱정스러운 사람이라면, 최 박사의 '결심 중독'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한편, 행사가 열린 '에이큐브: 인텔TG랩'은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네트워킹 공간이다.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를 위한 각종 교육, 세미나, 창업지원 멘토링, 개발 대회, 네트워킹 파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