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젠하이저 코리아는 2016년 11월 10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빌라 드 베일리에서 플래그십 헤드폰 ‘젠하이저 HE1’을 공개했다. 지난 1991년 선보인 오르페우스(ORPHEUS) HE 90의 뒤를 잇는 이 제품은 최고의 부품과 기술력을 총동원해 오디오 애호가의 귀를 공략한다. 가격은 약 7,000만 원 중반대에 책정될 예정이다.
이동용 젠하이저 코리아 대표는 “젠하이저는 ‘오디오의 미래를 만든다(Shape the Future of Audio)’는 임무 아래 또 하나의 역작 HE1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HE1 공개를 위해 방한한 다니엘 젠하이저(Daniel Sennheiser) 젠하이저 대표는 “오디오의 미래를 만든다는 기조 아래 우리 핵심 기술팀은 계속 기업의 비전에 맞춘 스피커와 헤드폰, 이어폰 등을 선보이고 있다. 계속 최고의 품질로 다가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젠하이저 HE1은 헤드폰과 앰프, 이를 보관할 케이스까지 일체형으로 구현됐다. 완전한 형태로 완성하기 위해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했으며, 목표 달성을 위해 약 10년이라는 시간을 들였다. 때문에 새로운 플래그십 헤드폰에 대한 기자들의 관심 또한 남달랐다. 제품 공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짧지만 젠하이저에 대한 매체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어떤 내용이 오고 갔는지 정리해 봤다. 이 자리에는 다니엘 젠하이저 대표와 함께 에릭 데니스(Eric Denise) 젠하이저 글로벌 총괄 부사장, 이동용 젠하이저 코리아 대표, 김정삼 젠하이저 코리아 상무 등이 자리했다.
Q – 고가 라인업은 탄탄해도 일반 소비자들이 접하는 가격대에서는 경쟁력을 잃고 있다 생각된다. 고가 라인업 외 중저가 또는 보급형 라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려달라.
다니엘 젠하이저 –젠하이저는 오디오의 미래, 최고의 헤드폰을 만들겠다는 방침으로 움직인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자 노력 중이다. 우리는 최고의 오디오 품질을 보장하면서 가격대 또한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격을 위해 소리를 포기할 수 없다.
김정삼 상무 –조금 다르게 봐 주면 좋겠다. 어떻게 봤을 때 젠하이저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최고의 사운드를 위해 더 많은 집중을 하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 생각해 줬으면 한다.
Q – HE1 이전에 선보였던 젠하이저 HD 800, 그리고 최근 선보인 HD 800S를 보면 조금 다른 듯 하다. 이 제품이 혹시 젠하이저가 보는 최고의 제품인가? 어떻게 보면 마이너 업그레이드 성격이 있는데, 상위 모델의 계획이 있는지 알려달라.
다니엘 젠하이저 –많이 받는 질문이다. HD 800은 일상에서 음악을 듣는 최고의 솔루션이다. HD 800S의 위치도 그렇다. 하지만 두 제품 사이에 고급 제품이 나오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미안하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Q – HE1이 너무 고가이기에 하위 제품간 간극이 크다. 이런 기술을 이용한 하위 제품에 관심이 높을 듯 하다. 또, 젠하이저는 신제품 출시 간격이 다소 긴 편이다. 그 사이에 타사 점유율이 올랐다. 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계획이 있는가? 패셔너블 및 무선 제품에 대한 출시 계획도 궁금하다.
다니엘 젠하이저 – HE1은 젠하이저 모든 기술의 정점에 있다. 기술과 노하우의 집약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인 셈이다. 오르페우스를 선보였을 때, 이 부분을 개발할 당시의 교훈과 지식을 여러 제품에 활용했고 다양한 중저가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엔지니어들에게 HE1이 많은 영감을 줄 것이므로 다양한 제품 출시의 가능성은 있다.
이어 젠하이저는 무선 분야의 전문가다. 마이크에 비압축 시스템을 적용하기도 했다. 무선 기기는 송수신기가 필요하다. MP3 플레이어는 이 기술이 자체 탑재되어 있고 무선 연결로 헤드폰을 이용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모멘텀이나 PXC550 등 블루투스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무선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Q – HE1을 개발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다니엘 젠하이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오르페우스에서 HE1까지 25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우리가 해왔던 모든 것을 다시 재검토하는 것이었다.
두 가지가 가장 어려웠다. 먼저 2단계 앰프를 구현하는 부분이었다. 튜브 앰프에서는 케이블을 줄여야 했고 트랜지스터 앰프는 교전압을 변환기(트랜스듀서)를 통해 변환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2단계 앰프를 사용해야 풍부한 소리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변환기에 적합한 재료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편평하고 가볍고 안정적인 재료를 쓰는 것이었다. 무게가 나갈수록 출력에 대한 진동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