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고가의 주변기기로 인식되던 레이저 복합기가 요즘은 너무 싸다. 10만원대 제품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다만 그러다 보니 저가 제품 중에는 품질이 다소 미흡한 경우도 종종 보인다. 느린 출력 속도나 잦은 종이 걸림이 대표적이며, 토너나 잉크 같은 소모품 가격이 복합기 본체와 맞먹는 경우도 있다. 보급형 레이저 복합기의 주요 소비자층인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입장에서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와중에 브라더(Brother)가 이러한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신형 레이저 복합기 제품군을 대거 발표했다. 21일, 브라더의 한국 지사인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이하 브라더코리아)는 서울 충무로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를 위한 컬러 LED 복합기 3종 및 흑백 레이저 복합기 3종을 소개했다. LED 방식은 기존의 레이저 방식과 유사하면서도 전력소모가 낮고 관리가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한국시장, 아시아에서 인도에 이어 두 번째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브라더코리아의 마에다 히로시 지사장은 "한국 내에서 브라더 제품의 판매량이 순조롭게 올라가고 있다"며 "브랜드의 인지도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어 향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브라더 본사의 이와모토 아츠시 본부장은 "브라더 그룹은 프린터 외에도 재봉틀이나 공작기계 제조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프린터 부분의 매출이 70% 가량을 차지한다"며 "특히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은 온도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클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므로 한국 중소기업 소비자들에게 특화된 제품을 선보이게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고속 컬러 출력과 양면 출력, 모바일 연동이 특징
이날 소개된 컬러 LED 복합기는 'HL-3150CDN', 'HL-3170CDW', 그리고 'MFC-9140CDN'의 3종이다. 이들 제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컬러/흑백 동일하게 최대 22ppm(HL-3150CDN은 18ppm)의 속도로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용지를 뒤집거나 다시 집어넣을 필요 없이 자동으로 양면 인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중소기업 시장에 특화된 제품답게 250매를 넣을 수 있는 대용량 용지함을 기본 탑재했으며, 2,200 페이지를 출력할 수 있는 대용량 토너를 지원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세 모델 모두 유선 네트워크 포트를 갖추고 있어 여러 대의 PC가 공유하며 사용하기에 적합하며, 본체 크기가 작아 소규모 사무실에서도 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또한, 세 모델 모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기기와 연결해 인쇄가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브라더 iPrint& Scan 앱을 이용하거나 구글 클라우드 프린트, 애플 에어프린트 등을 통해 모바일 인쇄 기능을 발휘한다.
각 제품간의 세부적인 특징이라면 HL-3150CDN은 기본적인 기능을 중시하는 실속형 모델이며, HL-3170CDW는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더한 모델이다. 그리고 MFC-9140CDN은 35매를 적재할 수 있는 ADF(자동급지장치)를 갖췄으며 빠른 전송이 가능하고 500매 분량의 메모리를 확보한 슈퍼 G3 팩스기능까지 갖춘 고급형 모델이다.
기본기 강조한 흑백 레이저 3종도 눈길
브라더코리아는 컬러 LED 복합기에 이어 흑백 레이저 복합기 신제품 3종도 소개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제품은 'DCP-1510'과 'MFC-1810', 그리고 'MFC-1815'이다. 세 제품 모두 기본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실속형 제품으로, 네트워크 기능이나 컬러 출력 기능 같은 고급 기능을 생략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20ppm의 빠른 출력속도 및 높은 설치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 그리고 저렴한 소모품 가격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된 흑백 레이저 복합기 3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면 용지 걸림을 최소화 했다는 점이다. 긴 측면 가이드와 듀얼 롤러 시스템을 갖췄으며 내부의 용지 경로를 단순화해 용지가 걸릴만한 요인을 최대한 제거했다. 그 외에 신분증 양면을 종이 한 면에 편하게 복사할 수 있는 신분증(ID)복사 기능 버튼을 제품 패널에 마련하여 신분증 복사가 잦은 중소기업의 환경에 적합한 것도 특징이다.
각 모델 별로 살펴보면 DCP-1510는 프린트와 복사, 스캔 기능만을 가진 기본형 모델이며, MFC-1810는 팩스 기능 및 10매를 자동으로 급지하는 ADF를 더한 모델이다. 그리고 MFC-1815는 MFC-1810에 전화기 기능을 더해 사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브라더는 1908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기에는 재봉틀 제조사로 이름을 알리다가 1971년부터 프린터를 만들기 시작했으니 프린터 관련 노하우도 만만치 않다. 다만, 한국에서는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라더의 프린터나 복합기의 인지도가 높지 않다. 한국 지사도 2009년에야 뒤늦게 설립되었다. 좀더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절실하다는 것을 브라더코리아도 알고 있는지 이번 신제품에 상품평 작성 이벤트, 형제 제품 특가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소개된 DCP-1510, MFC-1810, MFC-1815 등의 신제품은 본체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번들용 토너가 시중에 판매되는 교체용 토너와 같은 용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사실 대다수 프린터 회사들은 본체보다는 토너나 잉크 같은 소모품을 팔아서 더 큰 수익을 올린다. 그리고 본체와 함께 들어있는 번들용 잉크나 토너는 교체용 토너에 비해 용량이 턱없이 적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브라더의 신제품들은 이런 ‘꼼수’를 부리지 않는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칭찬할만한 일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