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태우 기자] 최근 국내 통신 사업자들이 자주 언급하는 단어 중의 하나가 탈통신이다. 성장 정체에 직면하다 보니 통신을 벗어난 전략으로 한계를 넘어서려 하는 것. KT가 펼치는 스마트 에너지 절감 사업도 여기에 해당된다.
아무리 탈통신이라고는 하지만 KT가 스마트 에너지 절감 사업을 한다고 하니 다소 생뚱맞아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뜬금없이 시작한 사업은 아니다. KT는 국내 연간 전력 사용량의 약 0.5%(2016년 기준 2500Wh/약 3000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엄청난 기업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수십 년 동안 가지고 있는 420개 건물의 에너지 비용절감과 효율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KT의 에너지 관련 사업은 여기서 얻어진 노하우가 바탕이 된 것이다.
현재 KT는 에너지 절감 노하우에 AI 기술을 더하고, 통신망의 24시간 365일 관제역량과 에너지 전문인력을 집결해 스마트 에너지 플랫픔(KT-MEG)을 구축한 상태다. 이를 통해 건물의 에너지 건강 상태를 검진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처방을 제공하는 '에너아이즈(Enereye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는 에너아이즈의 유료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KT 김영명 스마트에너지사업단장은 "한전처럼 에너지를 판매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에너지 소비, 효율, 거래 등 에너지 서비스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고 언급했다.
KT의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의 강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KT는 인공지능 기반의 에너지 빅데이터 분석 엔진인 'e-브레인'을 내세웠다. e-브레인은 시간/요일/기상 등의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의 에너지 소비패턴을 분석해 절감요소를 도출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전력사용량 예측은 물론 최고점에 달하는 피크 예상 시간까지 알려준다.
특히 전력 피크를 미리 예측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빌딩에 있어서 큰 이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경우 15분 단위로 피크 관리를 하지만, 공급자인 한전 위주로 소비자가 데이터를 요청해 볼려면 이미 늦다. 하지만 KT의 경우 5분 단위로 계측해 최대 피크 시간을 예상해서 알려준다. 사용자는 최대 피크를 넘지 않도록 미리 대응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선 빌딩에 5분 계측기 등의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2016년에 중, 대형 빌딩과 공장 건물 등 대상으로 무료 에너지 진단 및 분석을 제공하는 '에너아이즈 프리'를 선보인 바 있는데, 이를 통해 이미 다수의 빌딩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대구에 위치한 S아파트는 공용 전기 요금의 약 70%를 절약하기도 했다.
2017년 상반기에는 고객의 에너지사용량을 실시간으로 감지, 예측하고 피크 알람은 물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라이트(Lite) 버전을, 하반기에는 근원적인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한 24시간 실시간 전문관제와 함께 설비교체를 포함하는 프리미엄(Premium)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낸 전력 판매 시장은 2016년 55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금액의 10%만 절약한다면, 조 단위의 시장이 생기는 셈이다. 현재 KT는 국내 620만 개 빌딩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2015년에 에너지 사업으로 200억 원의 매출을 만들었으며, 작년에는 10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2배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 김영명 스마트에너지사업단장은 "에너지 자체만으로는 판매가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 ICT와 융합한다면 다양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