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일용 기자] 이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이하 클라우드)가 기업 활동의 새로운 표준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IT, 게임 등 전통적인 테크 기업부터 제조, 건설, 유통, 금융 등 일반 분야의 기업까지 많은 분야의 기업이 클라우드를 활용해 새로운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을까?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밋 서울 2017에서 나이키, BMW, 필립스, LG전자 등 국내외 기업들의 자세한 클라우드 활용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이키, 클라우드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연동 서비스
먼저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부터 들어보자. 세계 최대의 스포츠웨어 브랜드 나이키의 얘기다.
<나이키의 클라우드 활용 사례를 설명 중인 앤드류 플라벨 나이키 기술담당부사장>
나이키는 2010년부터 스포츠웨어 브랜드라는 기존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종합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로 변신을 꾀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온오프라인을 연동한 복합 IT 서비스를 대거 출시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이다. 스마트폰앱에서 나이키의 헬스케어 기기를 관리하고 고객의 운동량을 확인해 고객의 현재 건강상태와 향후 어떤 운동을 얼마나 더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다. 전 세계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에서 수집되는 고객의 데이터를 저장, 분석, 재배포하기 위해 나이키는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AWS 클라우드로 서비스 인프라를 옮겼다.
또, 자사의 핵심 인터넷 쇼핑몰인 나이키닷컴도 AWS를 통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환경으로 홈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이키 오프라인 소매샵에도 AWS를 활용해 나이키 서비스 체험존을 구축했다.
애드류 플라벨 나이키 기술담당부사장은 "시즌별로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3년 전부터 AWS를 활용해 마이크로서비스 및 홈페이지를 구축했다"며, "클라우드를 활용해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서비스의 오토스케일링(자동증감)이 가능해졌다"고 클라우드 도입의 의의를 설명했다.
BMW, 보다 안전한 주행을 위한 데이터 분석
독일의 자동차 브랜드 BMW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에서 차량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보다 안전하고 보다 편리한 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BMW는 자사의 플래그십 모델인 7시리즈 최신 모델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해 차량 주행 중 마주칠 수 있는 모든 위험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AWS 클라우드 상에서 저장, 분석한 후 이를 다시 자동차에 제공해 사용자가 보다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게 했다. 이것이 바로 BMW의 차세대 주행 서비스인 'CARASSO'다.
BMW가 CARASSO를 개발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6개월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새로운 차나 서비스를 디자인하기 위해 4~5년의 시간이 걸렸으나, 이제 불과 6개월만에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BMW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4주에 한 번씩 서비스에 신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BMW는 AWS의 서비스 가운데 아마존 S3, 아마존 SQS, 아마존 다이나모DB, 아마존 RDS, AWS 엘라스틱 빈스토크를 활용해 CARASSO를 구축했다.
필립스,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재도약
네덜란드의 가전 기업 필립스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의료기기에서 생성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HSDP(헬스 스위트 디지털플랫폼)를 개발하고,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HSDP는 병원이 보유한 의료기기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한 후 이를 다시 의사들에게 제공해서, 의사들이 보다 정확한 환자맞춤형 처방을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필립스가 처음 HSDP를 활용해 수집한 의료 데이터는 15PB(페타바이트) 규모였고, 여기에 매달 1PB씩 데이터가 축적됐다. 클라우드의 페타바이트급 빅데이터 저장, 처리 능력이 아니었다면 데이터를 분석할 엄두도 못 내고 데이터가 폐기되었을 것이다.
필립스는 AWS IoT, 아마존 레드시프트, 아마존 S3, 아마존 글레이셔, AWS 클라우드 프론트 등을 활용해 HSDP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70년이 넘은 기업도 클라우드로 혁신을 꾀해
미국의 농기계 및 중장비 제조사 존디어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자사의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송두리째 바꿨다. 존디어는 자사의 농기계에 센서를 부탁한 후 네트워크를 통해 농업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이 데이터를 클라우드 상의 인공지능에게 맡겨 향후 데이터를 수집한 지역의 농업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했다.
이를 통해 존디어는 어떤 지역에 어떤 품종을 심어야 생산량이 증가할지 등에 과한 컨설팅을 농부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존디어는 사실 1830년대에 설립된 대단히 오래된 회사다. 17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기업도 클라우드를 통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존디어는 아마존 머신러닝, 아마존 키네시스, 아마존 레드시프트, AWS IoT. 아마존 API 게이트웨이 등을 활용해 농작물의 성장을 예측 및 관리하고 효율적인 수확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LG전자, 모든 백색가전에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심는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도 AWS 클라우드를 활용해 사업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바로 국내 최대의 백색가전 기업 LG전자의 사례다.
<LG전자의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도입 사례를 설명 중인 황재선 LG전자 클라우드센터 부장>
LG전자는 매년 억 단위의 일반 소비자용 가전 기기를 만들고 있으며, 전 세계 157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LG전자는 지난 CES2017에서 아마존과 협력해 인공지능을 적용한 냉장고를 선보인 바 있다. 아마존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알렉사가 탑재된 이 냉장고는 알렉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마존 프래시를 통해 냉장고 속에 없는 식료품을 파악하고 이를 바로 주문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하다.
이처럼 편리한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LG전자는 AWS 클라우드를 활용해 일반 소비자용 가전과 사물인터넷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전사적으로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의 모든 기기는 향후 100% 와이파이를 탑재하고 출시된다. 모든 기기를 클라우드를 통해 관리해 사용자에게 보다 쉽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현실화하기 위해 LG전자는 클라우드센터를 설립했다. LG전자는 클라우드센터를 통해 전사에 클라우드 역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클라우드센터는 이미 작년에 클라우드를 통해 5,000만대 이상의 스마트TV를 관리하는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다. 올해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라는 IT 핵심 역량을 일반 소비자용 가전에 이식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이미 그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2년 개발한 스마트 가전 서비스 '스마트thinQ'를 아마존 대시 리플래시먼트와 통합했다. 이를 통해 세탁기, 냉장고, 오븐,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백색가전을 사용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무엇보다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황재선 LG전자 클라우드센터 부장은 "관리해야 하는 기기가 100만대 단위라면 큰 문제가 없겠으나, LG전자처럼 관리해야 하는 기기가 1000만대를 넘기 시작하면 서비스 규모 비대화에 따른 문제가 발생한다. 인프라, 서비스 등 모든 것을 직접 개발 관리하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나 시간적인 측면에서나 비효율적이다. LG전자는 AWS처럼 이미 구축되어 있는 플랫폼을 활용해 문제를 돌파했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기업은 핵심 비즈니스 역량에만 집중하고, 인프라에 낭비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LG전자 역시 클라우드를 활용해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과 대등한 속도로 서비스를 기획, 개발, 출시, 혁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재 AWS IoT, AWS 람다, 아마존 SQS, 아마존 다이나모DB, 아마존 오로라, 아마존 S3, 아마존 키네시스, 그리고 아마존 알렉사를 활용해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반 소비자용 가전을 혁신하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