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권명관 기자]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하는 AR/VR 글로벌 개발자포럼 #GDF 2017이 막을 올렸다. 가상에서 혀실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AR/VR 분야의 핵심인사 32명이 연사로 나서 31개의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특히 VR/AR 산업을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철학, 인문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4차산업혁명 속 VR, 하이브리드 미디어로 발전한다
#GDF2017의 이튿날 첫번째 강연은 카이스트(KAIST) 전산학과 및 문화기술대학원의 원광연 교수가 나섰다. 그는 "이번 #GDF2017에서 4차산업혁명과 VR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요청 받으며 많은 것을 생각했다. VR이라는 무엇일까, VR이 지금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생각했다"라며, "VR 시대가 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다양한 사례가 등장할 것이다. 집에서 아파트 청약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집에 앉아서 문화 유산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고, 집에 앉아서 무대에서 열리는 콘서트나 공연도 체험할 수 있지 것고, 집에서 옷을 고르고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시장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VR 안에서 보고 듣는, 체험할 수 있는 학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예상은 모두가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다"라고 강연을 시작했다.
"VR이 이끄는 변화, 생활상은 비단 최근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과거에도 비슷한 모습을 꿈꿨다. 선사시대부터 중세시대, 르네상스 시대 등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VR을 희망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교외에 가면 해운대 5배 정도 길이의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 이곳에는 정말 멋진 해변뿐만 아니라 왕궁 등 아름다운 건물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 전체를 한눈에 볼 수는 없다. 너무 넓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한눈에 담기 위해서는 높은 곳에 올라가 내려봐야 하지만, 물리적으로 어렵다. 그런데 이곳에는 원통형의 건물이 하나 있다. 그리고 이 원통형 건물 내 벽면에는 사람이 파노라마 형태로 해변과 건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놨다. 일종의 가상현실이다. 사람들이 VR을 바라는 꿈은 1950년대 지금의 HMD와 유사한 기계 개발로 이어졌으며, 작금에 이른 것이다. 즉, 과거에도 사람들은 VR을 꿈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아직 그 본질은 모른다.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아직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20년 동안 연구하고,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무엇인지, 엔지니어 입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우리의 삶과 우리의 문화를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생각했다."
"먼저 과거의 산업혁명을 돌이켜보자. 18세기에는 농업혁명이, 18세기 후반에는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전기와 철강, 대형 이동수단에 기반한 2차 산업혁명이 있었다.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디지털로 변화한 사회 전반을 일컫는다. 하지만, 역사가나 학자 등에 따라 과거의 산업혁명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판단하기에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여기 각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찾았다. 1차 산업혁명 키워드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영국 런던의 모습인데 넓은 공장 내에 위치한 수많은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 나온다. 지금은 공해 문제 등으로 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당시에는 이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고, 황홀해했다."
"2차 산업혁명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다양한 이미지가 등장한다. 정적인 인간이 아닌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인간을 표현하고, 비행기가 날고, 높은 빌딩을 꿈꾸는 그림이 많다. 이것은 프랑스에 있는 벽화다. 이 벽화를 보면, 고대 시대부터 발전하기 시작한 인류의 모습을 표현했는데, 전기로 인해 변화한 인류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뭘까. 사실 마땅한 것이 없다. PC 1대만 놓고, 이것이 3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타임지의 1997년 1월 1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 사진은 어떨까. PC 사진 가운데 'YOU'라는 단어를 넣었다. 한해를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당신이라고 말하며, PC를 이용해 수많은 정보를 교환하는 것을 희화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3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선정하라면 이것을 선택하고 싶다."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나름대로 생각해봤다. 약 10년 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누가 될 것인가. 안철수? 일론 머스크? 글쎄.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성을 지닌 무언가가 등장하지 않을까. 인간성을 인간만은 지니고 있지 않을 수 있다. 비약적인 상상일 수 있지만, 이들(?)이 미래 세계에는 같이 일하고, 생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업혁명 속 미디어의 변화는 어땠을까. 1차 산업혁명은 기계로, 2차 산업혁명은 전기로, 3차 산업혁명은 디지털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리고 각 산업혁명 시대별 대표하는 미디어는 1차 신문과 잡지, 2차 TV와 라디오, 3차 디지털 미디어(웹페이지)로 구분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하이브리드 미디어라고 말하고 싶다. 하이브리드 미디어는 물질과 에너지와 정보를 포함할 것이다. VR은 이러한 하이브리드 미디어에서 영역을 차지할 것이다. 콘텐츠를 사람과 연결하는 미디어 역할에 충실하며, 콘텐츠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커다란 원통 안에 콘텐츠와 미디어, 플랫폼이 섞여 있다고 보면 된다. 즉,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가 바뀌고, 방법이 바뀌고, 방식이 바뀔 것이다. VR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