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PC(노트북)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들어서면서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사람들이 노트북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생산성과 이동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노트북보다 이동성이 더 강하면서, 노트북 기능을 일부 구동할 수 있어 노트북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업무 생산성만큼은 노트북을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 이런 이유에서 최근 '2-in-1 PC(컨버터블PC)'가 새로운 폼팩터로 주목 받고 있다.
소니도 그중 하나다. 소니는 지난 여름부터 모든 바이오 제품군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그 연장선으로 2013년 11월 12일 독특한 형태의 '2-in-1 PC(컨버터블 PC)' 바이오 피트 멀티 플립(Vaio Fit Multi flip, 제품명: 바이오 피트 13A/15A)을 공개했다. 소니코리아 사카이 켄지 대표는 제품 소개에 앞서 "소니는 지금까지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많이 출시해왔으며, 특히 지난 하반기부터는 소니만의 독특한 폼팩터(바이오 듀오, 바이오 탭 등)를 출시하면서 노트북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멀티 플립에 대해 "노트북 이상의 가치를 선사할 제품이며, 소니는 앞으로도 혁신 기술과 진보적인 사상을 담은 새로운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피트 멀티 플립은 어떤 제품일까? 요약해서 말하자면 노트북과 태블릿PC, 태블릿PC 거치대를 하나로 묶은 제품이다. 제품 상판(화면 뒷면)은 '플립 힌지'라는 디자인을 적용했는데, 이 때문에 상판에 검은색 줄 하나가 생겼다. 소니 관계자는 이를 '모든 변화는 선 하나에서 시작한다'고 표현했다. 이 선을 중심으로 화면이 움직이니,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이 제품은 화면이 가로축을 중심으로 뒤집어진다. 평상시에는 노트북 형태로 사용하다, 화면을 넘겨 태블릿PC를 세워서 사용하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소니는 이를 뷰어 모드(Viewer mode)라고 설명했다. 이 상태에서 노트북을 완전히 닫으면 태블릿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태블릿 모드(Tablet mode)가 된다.
화면을 뒤로 넘기면 자석으로 고정된다. 그런데 15인치 제품은 조금 약하게 고정된다. 예를 들어 뷰어 모드에서 각도를 조절하기 위해 화면을 밀면, 13인치 제품은 키보드와 화면을 연결한 힌지가 함께 움직인다. 반면 15인치 제품은 화면을 밀면 아래쪽 힌지가 아닌 플립 힌지가 움직인다. 만약 사용자 시야에 맞춰 화면 각도를 조절한다면 아랫부분을 잡고 움직여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는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 레노버 '요가'시리즈가 조금 우세한 듯 보였다. (관련기사: http://it.donga.com/15102/)
제품 성능은 '바이오'스럽다. 고급형 제품 기준으로 4세대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해상도는 2,880x1,620이다. 일반형 제품은 이보다 조금 낮은 4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와 풀HD 해상도를 갖췄다. 13인치 제품은 256GB SSD를 탑재해 성능을 높였으며, 15인치 제품은 1TB HDD와 버퍼 및 캐시용 16GB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했다.
바이오 멀티 플립 모든 제품에 트릴루미너스 디스플레이와 Xreality 엔진을 적용했으며, 이미지 센서는 소니 Exmor RS, 사운드 기술은 클리어오디오+ 등을 갖췄다. 사실 소니는 지난여름부터 모든 바이오 제품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소니 관계자는 바이오 제품군에 자사의 디스플레이, 이미지 센서, 오디오 기술 등을 모두 탑재해 진정한 사용자 경험을 완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니 관계자는 "바이오 피트 멀티 플립은 단순히 성능 좋은, 혹은 이동성 좋은 제품이 아닌,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폼팩터를 제공한다. 기존의 클램쉘 형태의 노트북 사용자도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제품이다"며, "각 사용자마다 필요한 폼팩터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본 바이오 멀티 플립은?
일단 재미있는 제품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사용환경을 원하는데, 이 제품은 태블릿PC, 거치형 태블릿PC, 일반 노트북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게다가 '바이오'라는 프리미엄 노트북의 성능도 고스란히 가져왔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는 레노버나 에이서 등이 출시한 비슷한 콘셉트의 경쟁제품이 많다. 이런 시장에서 소니는 어떤 강점으로 맞설 것인지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