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태우 기자] 시장조사 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가 2016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79.9%가 스마트폰 배터리 부족을 느끼고 있으며, 62.6%는 배터리 부족 및 방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전문 조사 기관의 결과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스마트폰 배터리 부족에 시달리는 이는 쉽게 만날 수 있다. 나 또한 이런 사람 중의 하나로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내 스마트폰은 충전 중이다.
그런데 KT가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네트워크 기술을 상용화했다고 4월 12일 발표했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West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처음으로 LTE 전국망에 배터리 절감 기술(Connected mode Discontinuous Reception, 이하 C-DRX)을 적용,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최대 45%까지 늘어난다고 밝혔다.
C-DRX는 어떤 기술?
원리는 간단하다. 스마트폰은 데이터 사용 시 항상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C-DRX에서는 데이터 송수신이 없을 때 통신을 끄게 된다. 연결이 끊어지는 만큼 배터리 소모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를 제어하는 것이 DRX 부분인데, 10ms 동안 데이터 송수신 여부를 체크하게 되고, 데이터 송수신이 없으면 310ms 동안 통신 연결을 해제해 배터리를 줄인다. 이 과정을 반복해서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체 배터리 소모를 줄여,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더 오래 쓸 수 있게 되는 것.
C-DRX는 3GPP에서 규정한 국제 표준 규격으로 이미 해외에서는 많이 쓰이는 기술이다. KT는 해당 기술 적용을 위해 지난 2년간 품질개선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미래부 자료를 보면, 국내 LTE 데이터 다운로드 손실률은 0.06%으로 품질면에서 무척 좋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 미국 0.83%, 일본 0.34%, 영국 0.21% 등이다. 그런데 첫 C-DRX 테스트에서는 손실률이 0.14%가 나왔다고 한다.
이후 KT는 이를 국내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적화 작업을 해왔고, KT에서 출시한 114종 전 단말로 품질 테스트를 거치면서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해 4월 1일 전국 상용화를 하게 됐다.
해당 기술은 네트워크에 적용되기 때문에 KT 사용자라면 별도의 단말 업그레이드 없이 누구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정말 효과 있나?
KT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ICT 표준화 및 시험인증단체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의뢰해 갤럭시 S8 모델을 사용해 배터리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 서비스(유튜브 동영상 스트리밍)를 지속 이용해 테스트한 결과 C-DRX를 적용하지 않은 갤럭시S8의 경우 최소 9시간 57분, 최대 10시간 36분 지속된 반면, C-DRX를 적용한 갤럭시S8의 경우 최소 13시간 37분, 최대 14시간 24분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45% 사용 시간이 늘어난 것.
▲ TTA 테스트 결과
배터리가 절감되는 정도는 스마트폰 모델, 배터리 열화 수준, 무선환경, 설치된 앱 수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동일조건에서는 그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KT 측은 설명했다.
C-DRX는 음성 통화나 VoLTE에는 적용이 안 된다. 오직 LTE 데이터 사용에만 해당되며, 연속적인 데이터를 사용하게 되면 C-DRX는 작동하지 않는다.
KT 강국현 마케팅부문장은 "평균 40%의 배터리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배터리 절감 기술 전국망 적용은 KT가 처음이며, 스마트폰을 더 오래 이용하고 싶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