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지난 11월 16일부터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7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넥슨, 넷마블, 블루홀, 액토즈소프트, KOG 등 국내외 게임 개발/유통사는 물론, LG전자, 인텔, 벤큐, 기가바이트, 스틸시리즈, 에이수스 등 PC 및 부품 제조사도 직접 부스를 마련하거나 다른 게임 개발사와 협력해 부스를 꾸미고 관람객을 맞았다.
인텔은 직접 부스를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지스타에 참가한 여러 PC 제조업체 및 게임 개발사를 통해 자사의 프로세서를 소개하고, e스포츠 대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반도체 제조사가 이러한 게임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에서 프로세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게임은 그래픽 카드의 성능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게임 속 물리엔진이 정교해지고, NPC의 인공지능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를 담당하는 프로세서의 성능 역시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멀티 코어를 통해 더 많은 파티클 이펙트를 만들고, 정교한 물리 엔진을 구현할 수 있는 만큼 개발사는 개발 과정에서 멀티 코어 프로세서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개발을 할 수 있다.
특히 게임 콘텐츠뿐만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리얼 등의 엔진 역시 높은 프로세서 성능을 바탕으로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업계와 인텔의 관계도 깊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언리얼 엔진 최신 버전의 경우 인텔 코어 X 시리지의 10코어 20스레드를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했다.
이런 이유에서 인텔은 오래 전부터 소프트웨어 그룹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새 프로세서를 출시하기 전부터 게임 개발사 및 엔진 개발사와 협력하며 자사의 최신 프로세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블루홀은 과거 MMORPG인 테라를 출시할 때부터 인텔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텔 코리아 소프트웨어 그룹 김준호 상무는 "새 프로세서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 성능을 즉시 체감하기는 어렵다.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등이 프로세서에 맞도록 최적화하고 늘어난 코어 수나 프로세서가 지원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준비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때라 인텔은 개임 개발사, 엔진 개발사 등과 협력하며 최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게임 트렌드 중에서는 트위치 같은 실시간 스트리밍도 있다. 게이머가 자신이 게임을 하는 장면을 인터넷을 통해 방송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켜고, 웹 캠 등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인텔이 최근 발표한 코어 X 시리즈의 멀티 코어 처리 성능을 바탕으로 이러한 작업을 성능 저하 없이 할 수 있는 만큼, 인텔과 게임 업계의 접점은 더 많아지고 있다.
인텔은 올해 열린 지스타 2017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 게임 체험존 등 지스타 곳곳에서 사용된 PC 시스템 800여 대에 자사의 프로세서 제품을 지원했다. 총 상금 3억 원이 걸린 배틀그라운드 대회(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는 메인 스폰서로 참가하며 7세대 코어 i7-7700K가 들어간 PC 시스템 100대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LG전자, 에이수스, 기가바이트(어로스) 등의 PC 및 부품 제조사 부스는 물론,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 부스, WEGL 2017 경기장 등에서도 인텔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 부스에서는 7세대~8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한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을 통해 방문객을 맞고 게임을 체험할 수 있게 마련했다. 에이수스의 경우 최근 출시한 8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7세대 코어X 시리즈를 이용한 최고사양 튜닝 PC를 선보이기도 했다.
인텔 코리아 박민진 이사는 "과거 게이밍 데스크톱 시장은 조립 PC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프로세서나, 그래픽 카드 등 PC 부품 성능이 강화되면서 기존 게이밍 PC 제조사뿐만 아니라 일반 PC 제조사에서도 고성능 데스크톱을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며, "그래픽 카드로 게임을 구동하는 시대는 끝났다. 8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통되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맞춰 이를 탑재한 게이밍 PC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