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IT동아 이상우 기자] 현지시간으로 오는 1월 9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IT전시회 CES 2018이 열린다. CES는 세계 최대라는 명성과 1년 중 가장 먼저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라는 점에서 그 해 등장할 주요 기술과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기도 하다.
LG전자는 본 행사 하루 전인 1월 8일,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자사의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가전 전략과 사업장용 로봇을 소개했다. LG전자 박일평 사장은 "LG전자는 인공지능 가전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열린 생태계를 꾸리고, 가전제품 등 각종 IoT 기기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융합해 산업 전반을 연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더 나은 삶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인공지능 가전 브랜드 '씽큐(ThingQ)'는 기존의 사물인터넷 가전제품과 달리, 모든 가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인간을 학습하고 이에 따라 각 개인의 생활에 맞춘 일상 생활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스피커에 운동 일정을 등록해두면 이 일정에 맞춰서 씽큐 세탁기가 세탁 모드를 '스포츠웨어' 세탁으로 설정한다. 이후 세탁기 작동이 끝날 때 즈음 건조기를 작동할 준비를 마친다. 의류 관리기인 트롬 스타일러는 옷에 붙어 있는 태그를 읽어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옷을 관리한다.
주방에서도 이러한 연결은 이어진다.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오늘 저녁에는 어떤 메뉴를 만들지 물어보면 냉장고 내부에 있는 카메라가 작동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재료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한 레시피를 추천한다. 레시피는 씽큐 냉장고 전면에 있는 디스플레이에 요리를 진행하는 동안 표시되며, 조리 과정에 필요한 오븐이나 전기레인지는 재료 준비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예열한다. 이밖에 냉장고는 가정에서 자주 여닫는 시간을 학습해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며 집을 비우는 낮시간에는 절전모드로 작동한다.
만약 씽큐 가전제품이 사용 중 고장난다면,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해 사용자에게 해결 방법을 제시하거나 수리가 필요할 경우 콜센터나 수리기사와 연결할 수도 있다. 사실 이날 행사에서는 허브 역할을 하는 가정용 로봇의 네트워크 연결 상태가 불안정해 시연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지만, LG전자의 발표는 이미 실현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이러한 인공지능 가전제품을 연결하고 관리하는 데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물론,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 스마트 TV 등을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구글과 협력하고,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각종 가전제품에 내장했다.
구글 스콧 호프먼 부사장은 "구글과 LG전자의 협력은 스마트폰, 스마트 시계 등을 넘어 이제는 가전제품까지 이어졌다.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지원하는 LG 스마트폰을 통해 음성으로 공기 청정기를 작동하는 것은 물론, 씽큐 스피커를 통해 가정 내 사물인터넷 기기를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LG의 톤플러스 블루투스 이어폰은 이제 구글 어시스턴트 작동을 위한 전용 버튼을 갖춰, 즉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218년에도 LG전자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하며 소비자에게 '일상의 연속성'을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구글이 말한 일상의 연속성이란 언제 어디서든 편리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과거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제는 스피커, 블루투스 이어폰, TV 등을 활용해 일상의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LG 씽큐 TV에서는 구글 지도, 번역 등의 서비스를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고, 구글 포토에 저장된 사진을 "지난 라스 베이거스 여행 사진 보여줘"라는 키워드로 불러와 화면에 바로 표시할 수도 있다. 우버 호출이나 피자 주문은 물론, TV를 보면서 공기청정기를 켜거나 끄고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로봇 사업에 관한 전략도 공개했다. LG전자는 지난 CES 2017에서 공항 서비스 안내 로봇과 공항 청소용 로봇을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현재 인천공항에서는 안내 로봇과 청소로봇이 각각 다섯 대 씩 작동 중이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18년에는 더 다양한 분야로 로봇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빙 로봇은 호텔, 식당 등에서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해준다. 짐꾼 로봇은 호텔 등에서 투숙객이 가져온 캐리어를 객실 앞까지 옮겨주며, 간편한 투숙객 체크인 및 결제 기능도 갖추고 있다. 쇼핑카트 로봇은 쇼핑 시 카트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바코드를 내장해 구매할 제품의 가격을 미리 확인해볼 수도 있다.
LG전자 미국 데이비드 반더월(David VanderWaal) 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LG전자는 2018년, 씽큐 플랫폼과 구글, 아마존 등과의 협력을 통한 최적화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일상에 녹아든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통해 LG의 'Life is Good'의 의미를 소비자에게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 기자(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