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다 가기 전, 팬택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놨다. 바로 '베가 시크릿업(UP)'이다. 진동 스피커로 음악 재생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인 제품이다. 물론 베가 시크릿노트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시크릿 기능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팬택 관계자는 "앞으로 베가 시크릿노트와 베가 시크릿업의 '투 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자신했다.
시크릿업은 5.6인치 디스플레이의 대화면 스마트폰이다. 5.9인치인 시크릿노트보다 살짝 작은 크기에 시크릿노트의 디자인을 계승했다. 제품 뒷면의 '시크릿키'도 잊지 않았다. 사용자는 시크릿키에 지문을 입력하거나 시크릿키 버튼으로 카메라 촬영/페이지 스크롤/메인 키 선택 등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시크릿업은 LTE-A를 지원하며 퀄컴 스냅드래곤 800 프로세서, 풀HD(1,920 x 1,080) IPS 디스플레이, 2GB 메모리(RAM)을 탑재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2.2(젤리빈)다.
종이 상자, 밀폐 용기 모두 '진동 스피커'로 변신
시크릿업은 음악을 즐기는 사용자를 위해 탄생했다. 배터리 커버 대신에 '시크릿케이스'만 끼우면 주변의 모든 상자를 '진동 스피커'로 바꿔 놓는다. 스피커가 되기 위한 거창한 조건도 필요 없다. 그저 안이 빈 상자면 된다. 진동 스피커란 울림 구조를 갖춘 물체에 맞닿았을 때 음량과 음색을 변화시키는 스피커를 말한다.
직접 상자에 시크릿업을 놓고 음악을 재생하니 그냥 들었을 때보다 확실히 소리와 공간감이 커졌다. 재미있게도 상자의 재질에 따라 음색도 변화했다. 스틸 소재의 밀폐 용기에 올렸을 땐 날카로운 소리가 났고, 골판지로 된 상자 위에 올렸을 땐 소리 끝이 뭉툭했지만 부드럽게 입체감이 살았다. 사용자 스스로 택배 상자, 테이크아웃 도시락 상자, 물통 등 여러 진동 스피커를 체험해 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 팬택 관계자는 '시크릿업 출시 초기에 시크릿케이스를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크릿업은 요즘 나온 프리미엄 스마트폰답게 무손실 음원(FLAC, 24bit/192KHz)도 재생 가능하다. 퀄컴 DRE(Dynamic Range Enhancement)기술을 적용해 신호 대 잡음비(SNR)도 높였다. 음량을 키워도 다른 제품보다 잡음이 적다는 뜻. 따라서 진동 스피커가 아닌 일반 스피커로도 만족할만한 음질을 기대할 수 있다.
시크릿 기능의 '완성판'
시크릿 기능도 진화했다. 이는 지문 인식을 기반으로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특정 앱, 연락처, 통화/문자 기록, 사진/동영상, 기타 정보... 심지어 '이를 감췄다는 사실'조차 숨길 수 있다. 스마트폰에 무수한 개인 정보가 쌓여있는 요즘, 제품 분실이나 도난 시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다. 물론 바람 필 때도 좋겠다.
팬택은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해 감춘 앱의 알림까지 숨기는 '시크릿 2.0 플러스'를 시크릿업에 적용했다. 앱을 감췄는데도 그 앱의 알림이 나타났던 상황을 개선한 것.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볼 수 없도록 하는 '시크릿 블라인드(Secret Blind)' 기능도 추가했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 '누가 내 스마트폰 화면을 보려나'하고 찜찜했던 기분을 없앨 수 있다.
시크릿 블라인드 기능을 적용하려면 화면 위에서 반투명한 차단막을 끌어 내린다. 물론 이 차단막의 투명도, 무늬 등도 바꿀 수 있다. 카카오톡, 라인 등 메신저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나 스마트폰 뱅킹에 민감한 정보를 입력할 때 편리하다.
팬택 문지욱 부사장은 "베가 시크릿 제품군이 사용자의 정보를 가장 잘 보호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각인되길 바란다"며, "시크릿업은 시크릿노트를 계승하면서도 시크릿 기능과 오디오 기능을 한층 강화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시크릿업의 색상은 실키 화이트, 아이리쉬 블랙 2종이며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오는 10일 출시된다. 제품 출고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90만 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팬택이 시크릿업으로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결과는 시간이 흘러봐야 알겠지만,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사용자 요구 사항 반영/새로운 제품 출시 등 팬택이 재기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