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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노키아 쇼크 극복한 핀란드를 배우다] 핀란드의 알람은 1시간 일찍 울린다, 5가지 핵심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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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IT동아 강일용 기자] 북유럽의 소국 핀란드와 한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 제법 괜찮은 국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껴서 이를 제대로 뽐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나, 국토에 천연자원이 부족해 믿을 곳은 사람뿐이라는 점 등이다. 사실 이런 점에서 핀란드는 한국보다 조금 더 나은 점이 있고 조금 부족한 점도 있다. 나은 점은 천연자원이 한반도보다는 조금 더 많다는 것이다. 나라 전체가 숲과 호수에 둘러싸여 있어 임업 자원이 풍부하다. 핀란드의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가 목재 수출일 정도다. 부족한 점은 인구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51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한국과 달리 핀란드의 인구수는 550만 명에 불과하다. 거의 10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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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대성당, 화려한 디자인 대신 간결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핀란드 국민성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 사진 핀란드 공동취재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쟁력은 언제나 한국보다 높이 위치해 있다.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를 살펴보자. 한국은 전 세계 137개국 가운데 26위에 머물러 있다. 나쁘지는 않지만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치고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다. 그렇다면 핀란드는 몇 위일까? 10위다. 10분의 1에 불과한 인구수로도 훨씬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것도 많이 떨어진 수치다. 2000년대 초 핀란드 경제가 한창 잘나갈 때에는 지속적으로 국가경쟁력 1위를 차지했다.

사람이 곧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적은 인구수로도 높은 효율을 보여주는 핀란드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면 한국의 국가 경쟁력도 더욱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인터비즈와 IT동아는 지난 9월 3일~8일 5일 동안 핀란드 정부의 초대로 핀란드의 혁신 기업과 사례를 취재할 수 있었다. 7부작 기사를 통해 핀란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봄으로써 한국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길을 찾아봤다.

시리즈 순서

1. 핀란드 알람시계는 1시간 일찍 울린다… 5가지 핵심 경쟁력
2. 화려한 불쇼 레이저쇼 열리는 스타트업 경연대회…7주간 육성해 글로벌 무대위로
3.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핀란드의 디지털 라이트하우스 전략
4. 언제나 변해왔다, 노키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5. 헬스케어 산업의 요람
6. 나라 전체가 테스트베드, 기업 유치를 위한 새로운 기법
7. 핀란드의 강소기업을 만나다

일찍 일하고, 점심 시간은 없다. 야근은 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정부와 기업 초청 행사는 기자에게 일정이 주어지고, 이에 맞춰 취재를 진행하면 된다. 아무런 일정이 주어지지 않아 기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취재를 진행해야 하는 대규모 행사보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정이다. 쉬운 것은 취재 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고, 어려운 것은 그 속에서 기사거리가 될만한 인사이트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핀란드 취재는 여기서 한 가지 더 어려운 점이 있었다. 모든 취재 일정이 아침 7시 30분부터 시작되었고, 점심 시간은 따로 없거나 30분 내외에 불과하거나 이마저도 아깝다고 업체 인터뷰와 일체화(식사하며 인터뷰한다는 것이다)되어 있었다. 모든 일정은 7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꽉 차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야 말로 기자가 접한 핀란드의 첫 번째 경쟁력이었다. 핀란드의 모든 기업은 오전 8시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정시 출근이 오전 8시인 것이다. 점심 시간은 따로 없다. 근무 도중 알아서 30분 정도 시간을 내서 따로 먹고 와야 한다. 하루의 일과는 오후 4시 30분에서 5시 정도면 모두 정리되며, 이때가 되면 다들 일을 정리하고 퇴근해서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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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에 열중하고 있는 스타트업 사우나 입주사 직원들의 모습 / 출처 핀란드 공동취재단>

일찍 일하고, 점심을 간단히 챙길 정도로 집중해서 일하고, 비효율적인 야근을 하지 않는다. 퇴근 후 오랫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다음날 다시 집중해서 일한다. 이러한 근무방식을 통해 핀란드의 노동 생산성은 OECD 34개 가입국 가운데 10~15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이 34개 가입국 가운데 25위 내외이니 수치만 보면 일견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노동 시간이 OECD 가입국 가운데 2위라는 점을 상기하면 이 수치는 다르게 다가온다. 핀란드는 노동시간이 25위 내외로 제법 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적게 일하면서 높은 효율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곧 생산성인 제조업을 제외하고 서비스업으로 범위를 한정하면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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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수오멘리나 요새, 스웨덴과 러시아에게 지배를 받았던 핀란드의 굴곡진 역사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핀란드는 올해로 독립 100주년을 맞이했다 / 출처 핀란드 공동취재단>

물론 한국 어딘가에는 분명 이렇게 효율적으로 일하는 기업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핀란드는 이러한 효율성이 대부분의 기업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한두 기업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모든 기업에 이러한 근무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있는 핀란드의 사례는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국가가 모든 것을 챙겨줄 수 없다, 창업하라

물론 이 글은 핀란드가 천국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유토피아는 지구상에 없다. 핀란드 경제는 2012~2015년 4년 동안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대기업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제 침체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2010년대 초 '노키아 쇼크'로 국가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 몰락하고, 러시아와 EU의 불화로 주요 수출국가였던 러시아와의 거래가 침체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즉, 한국이나 핀란드의 젊은이나 제대로 일할 곳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적절한 삶의 수준을 유지시켜줄 안정된 일자리가 주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부모보다 가난할 수밖에 없는 원죄를 짊어진 세대. 그들은 한국을 '헬조선(Hell조선, 지옥+조선)'이라고 불렀다. 핀란드를 '헬'싱키(Hell싱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와 비슷한 발음이라는 것에서 착안한 멸칭)라고 표현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안정적인 직업을 찾음으로써 해결하려 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나날이 치솟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청년들은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지만, 그 수는 한정되어 있다. 안정적이지 못한 일에 종사하거나 이마저도 얻지 못한 젊은이들이 부지기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제도적, 문화적 장벽이 젊은이들의 창업을 가로막고 있다.

핀란드의 젊은이들은 문제의 돌파구를 창업에서 찾았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 재학 도중에도 창업 아이템을 발견하면 주저없이 창업에 나섰다. 자발적으로 해커톤(주어진 문제를 단기간에 머리를 맞대 해결하는 스타트업 행사)을 개최하고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자발적인 창업, 이것이 바로 핀란드의 두 번째 경쟁력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학생 창업동아리가 만든 핀란드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 사우나'와 이들이 개최하는 스타트업 해커톤 '슬러시'다. 2008년 창업을 하려는 대학생들의 작은 모임에서 시작된 슬러시는 이제 전 세계 130여개국에서 1만 7500명의 스타트업 종사자, 벤처캐피털, 엔젤투자자 등이 모이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컨퍼런스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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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 대학교의 살충제 창고를 개조해 사무실로 이용 중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타트업 사우나' 출처 / 핀란드 공동취재단>

핀란드 정부도 이러한 젊은이들의 도전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1983년 설립된 핀란드 기술지원청 '테케스(Tekes)'는 2015년에만 5억 7500만 유로(7766억 원)의 비용을 핀란드 스타트업에게 지원했다. 테케스의 도움으로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사례로 모바일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을 만든 슈퍼셀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도전과 지원을 통해 포카란카투(Porkkalankatu) 거리의 헬싱키 신시가지는 핀란드의 스타트업이 모인 대표적인 창업 거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유리 헤이리넨 테케스 이사는 "10년 전 젊은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으면 노키아 취직을 꼽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다르다. 스타트업 창업이 핀란드 젊은이들의 가장 큰 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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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케스의 스타트업 지원정책에 대해 설명 중인 유리 헤이리넨 테케스 이사 / 출처 핀란드 공동취재단>

창업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불편함을 개선하라

창업하라고 하는 것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창업 아이템이다. 제대로 돈을 벌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창업 아이템이 존재해야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적절한 창업 아이템 발견의 어려움. 많은 젊은이가 쉽사리 창업에 뛰어들지 못하고, 한국 정부의 수 많은 지원에도 제대로된 성공을 거두는 스타트업이 드문 이유다.

핀란드의 여러 스타트업을 만나고 기자는 비로소 잘못된 편견 하나를 깰 수 있었다. 창업 아이템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겪은 사소한 불편함 하나도 창업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발상의 전환, 이것이 바로 핀란드의 세 번째 경쟁력이다.

'바리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바리오는 핀란드의 가상현실 스타트업이다. 이들의 창업 아이템은 가상현실용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의 화질이 너무 떨어져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가상현실 구현에 필수적인 볼록렌즈가 화질을 떨어뜨리는 범인이었다. 이들은 볼록렌즈를 교정해 HMD에 탑재되어 있는 고해상도 OLED의 화질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는 중앙 부분 화질만 개선되지만, 향후에는 눈동자를 추적하는 기술을 추가해 화질 교정기가 사람의 눈의 움직임에 맞춰 이동하는 기술을 추가할 계획이다.

우르호 콘토리 바리오 최고경영자는 "가상현실 기기의 화질이 떨어지는 불편함을 직접 겪어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로, 흥미롭게도 서울대학교에 유학을 다녀와 한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었다. 콘토리 최고경영자는 본인이 겪은 사소한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고 '왜 불편한거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바리오뿐만 아니라 핀란드에서 만난 여러 스타트업 역시 본인의 사소한 불편함에서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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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호 콘토리 바리오 최고경영자 / 출처 핀란드 공동취재단>

왜 청년만 창업을 하는가, 중장년도 창업을 한다

2010년대 초에 일어난 노키아 쇼크는 핀란드 경제를 정면으로 강타했다. 한때 노키아는 핀란드의 자랑이었다. 2000년대 초중반 노키아의 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30%가 넘었다. 2003년에는 핀란드 정부의 총 법인세 가운데 노키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할 정도였다. 2011년 노키아의 수입은 핀란드 총 GDP의 20%에 달했다.

그런 노키아가 모바일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너진 것이 아니고 업종을 강제로 바꿔야만 했다. 모바일 대신 무선 네트워크 기업으로 변해야 했다. 살아남기 위해 그렇게 기업 체질을 개선하면서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이들을 감당할 대기업은 핀란드에 존재하지 않았다. 핀란드 경제는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노키아는 직원들을 그냥 사회로 내보내지 않았다. 2011년 '브릿지 프로그램'이라는 시니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임직원의 창업과 전직을 도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겨난 스타트업만 1000여개에 달한다.

미카 스카프 클라우드 스트리트의 창업자겸 최고기술책임자도 이렇게 브릿지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에 나선 사례다. 그는 노키아의 재직 도중에 배운 기술과 경험을 살려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라는 핵심 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클라우드 스트리트'를 창업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란 재난망, 방송, 일반 데이터 통신,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이동통신 주파수를 중요도 순으로 자동 배분해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재난망, 방송 송출 등 실시간 통신을 해야 하고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분야에는 주파수를 많이 할당하고, 사물인터넷 등 실시간 통신을 하지 않고 트래픽이 적게 발생하는 분야에는 적게 할당하는 식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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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 스카프 클라우드 스트리트의 창업자겸 최고기술책임자 / 출처 핀란드 공동취재단>

노키아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 다니던 중장년층도 자신의 노하우를 살려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안띠 하킬라 프로세스 지니어스 최고관리책임자는 다양한 부품과 장비를 공급하는 핀란드의 공업회사 '멧소'에서 영업 및 마케팅 담당 직원으로 재직하던 도중 영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이 불편함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섰다. 고객들에게 건물이 어떤 형태로 완성될지 조감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조감도가 평면적이라 고객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하킬라 최고관리책임자는 이러한 문제의 해법을 게임 제작에 널리 이용되는 3D 엔진 '유니티 엔진'에서 찾았다. 유니티 엔진을 통해 건물과 사회 인프라의 3D 조감도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3D 조감도를 통해 고객들은 보다 쉽고 빠르게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곧 기업의 영업 성과 향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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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띠 하킬라 프로세스 지니어스 최고관리책임자 / 출처 핀란드 공동취재단>

청년 뿐만 아니라 중장년까지 자신이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를 살려 창업에 적극 뛰어드는 것, 이것이 바로 핀란드의 네 번째 경쟁력이다. 물론 한국 역시 중장년층 창업이 활발하다. 하지만 그 많은 창업 사례에서 3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자신이 평생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 대신 생소하기 짝이 없는 분야와 프렌차이즈를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청년과 중장년층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핀란드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었다. 청년들이 열정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창업을 진행했다면, 중장년층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을 진행했다. 둘의 공통점은 자신이 겪은 사소한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고 '어떻게 해야 이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창업 아이템을 이끌어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기업 유치 방식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

핀란드 국민들이 창업으로 위기를 헤쳐나갔다면, 핀란드 정부는 투자 유치로 경기침체라는 위기를 극복하려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투자 유치 방식이다. 핀란드는 세금 혜택을 통한 글로벌 기업의 본사 유치도 아니고, 풍부한 인력을 통한 공장 유치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기업 투자 유치 방식을 고안해냈다. 바로 전국토의 테스트베드화(和)다. (테스트베드: 기업이 새로운 기술, 제품, 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기업 투자 유치, 이것이 핀란드의 다섯 번째 경쟁력이다.

이러한 핀란드 정부의 전국토 테스트베드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핀란드 교통국이 진행하는 오로라 프로젝트와 오울루 시와 오울루 대학이 함께 진행하는 5G 테스트베드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오로라 프로젝트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핀란드 북반구를 자율주행차의 테스트용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자율주행차의 테스트가 법적으로 허락된 나라는 핀란드와 싱가포르 두 곳뿐이다. 싱가포르는 많은 인구 때문에 자율주행차 테스트가 실질적으로 어렵지만, 핀란드 북반구는 북극권이라 인구가 거의 없어 별 다른 걱정 없이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레이야 비나넨 핀란드 교통국 이사는 "핀란드 북반구는 사람이 살지 않고 1년 중 절반이 눈에 덮혀 있는 혹독한 환경이라 오히려 자율주행차 기술 테스트에 적합하다"며, "볼보 등 70여개의 회사가 오로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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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야 비나넨 핀란드 교통국 이사 / 출처 핀란드 공동취재단>

5G 테스트베드 프로젝트는 핀란드 중부에 위치한 교육 도시 오울루를 5G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25만 명의 인구 가운데 10분의 1이 학생이며, 120개국에 이르는 다양한 국가 사용자들이 모여 있어 다양한 최신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것이 아르노 파르시넨 오울루 대학 교수의 설명이다. 오울루는 현재 KT 및 강릉시와 협력해 5G 상용화를 위한 공동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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