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작년 8월에 첫 출시된 8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는 기존의 코어 시리즈와 자못 다른 제품이었다. 2세대에서 7세대 코어까지 인텔 코어 시리즈는 급격한 성능향상 보다는 전력 효율 향상이나 내장 그래픽의 개선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왔다. 하지만 8세대 코어는 전작보다 물리적 코어의 수를 늘리는 등,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폭이 커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다만, 작년에 출시된 8세대 코어는 슬림형 노트북용(U 시리즈)과 고성능 데스크탑용(K 시리즈 등) 위주라 선택의 폭이 좀 좁은 편이었다. 올해 1월에 AMD 라데온 베가 GPU를 내장한 슬림형 게이밍 노트북용 모델(G 시리즈)가 추가되긴 했지만 여전히 모델 종류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3일, 최고 등급의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8세대 코어 i9을 위시한 다양한 추가 제품군이 출시됨에 따라 8세대 인텔 코어는 거의 완전한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25일, 인텔코리아는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술 브리핑을 열어 새로 추가된 8세대 코어 제품군의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게이밍, 워크스테이션 노트북을 위한 모바일용 8세대 코어(H시리즈)
새로 추가된 8세대 코어 고성능 모바일 프로세서(H시리즈)는 6코어 12쓰레드를 갖춘 코어 i9 및 제온 시리즈, 그리고 코어 i7, 그리고 4코어 8쓰레드 구성의 코어 i5 시리즈다. TDP(열설계전력) 기준 45W로, 노트북용 프로세서로선 소비전력이 다소 높은 편이다.
대신 코어 수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리고 최대 4.8GHz까지 순간적으로 클럭을 높이는 인텔 써멀 벨로시티 부스트 기능을 탑재하는 등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므로 절대적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이밍 노트북이나 전문가를 위한 워크스테이션 노트북에 적합하다고 인텔은 강조했다.
실제로, 인텔 코어 시리즈에서 노트북을 위한 6코어 프로세서가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세대 코어 i9은 7세대 코어 i7 대비 평균 29%, 8세대 코어 i7은 3년 전 구형 제품에 비해 평균 88% 향상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인텔은 소개했다. 그 외에 8세대 코어H 시리즈는 인텔 무선 AC 2x2 160Mhz를 탑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유선 기가비트(1Gbps) 보다 빠른 1,733Mbps(약 1.7GHz)의 와이파이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인텔은 밝혔다.
내장 그래픽 강화 U시리즈, 기업을 위한 vPro 시리즈도 8세대로 진화
이와 함께, 기존의 인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보다 성능이 향상된 ‘인텔 아이리스 플러스’ 그래픽을 내장한 U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도 소개했다. 코어 i7-8559U, 코어 i5-8259U, 코어 i3-8109U 등이 이에 속하며, 소비전력 및 본체 두께 증가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 성능도 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다.
이 외에도 좀 더 저렴하게 8세대 코어 데스크탑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위한 데스크탑용 코어 i5 및 i3 제품군이 다수 추가되었다. 그리고 사내 PC를 좀 더 편하게 관리할 수 있으면서 보안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업용 프로세서인 8세대 코어 vPro 시리즈, 8세대 코어에 최적화된 메인보드용 신형 칩셋(H370, H310, Q370, B360도 출시되었음을 인텔은 알렸다.
옵테인 메모리, 8세대 코어와 만나 별도의 플랫폼으로
한편, HDD의 속도를 고속화할 수 있는 드라이브 가속 장치인 인텔 옵테인 메모리(Optane Memory)의 지원강화도 인텔은 강조했다. 옵테인 메모리는 기존의 플래시 메모리보다 빠른 비휘발성 저장소다. 7세대 코어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지만, 아직 시장에서 인지도는 높지 않다.
옵테인 메모리는 7세대 코어와 200 시리즈 메인보드, 혹은 8세대 코어와 300 시리즈 메인보드로 구성된 시스템의 M.2 슬롯에 설치한다. 인텔은 향후 옵테인 메모리가 적용된 8세대 코어 시스템을 '플러스' 플랫폼으로 따로 분류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옵테인 메모리가 적용된 8세대 코어 i7 기반 시스템은 '코어 i7+' 라는 로고 스티커가 붙어서 출고된다.
한편, 이날 인텔은 8세대 코어 i7 및 1TB HDD가 탑재된 MSI 노트북을 2대 준비하여 한 대는 HDD로만, 또 한대는 옵테인 메모리를 추가해 구동하며 성능을 비교하는 시연회도 진행했다. 실제로 옵테인 메모리가 추가된 시스템은 HDD로만 구동하는 시스템에 비해 부팅 및 게임(배틀그라운드) 구동, 문서 편집기(파워포인트, 엑셀) 구동 등의 작업에서 한층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SSD의 속도를 능가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에 대해 인텔은 “용량대비 가격 때문에 HDD를 쓸 수 밖에 없는 사용자도 상당히 많다”며, “옵테인 메모리는 그러한 사용자에게 특화된 제품” 이라고 강조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요즘 PC용 프로세서 시장은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그다지 경쟁도, 큰 성능 향상도 없이 6~7년 정도가 흘러가다가 최근 들어 갑자기 고성능 제품이 눈에 띌 정도로 많이 출시되고 있다. 한동안 부진했던 AMD도 최근 선전을 하고 있고, 인텔 역시 이에 질 새라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8세대 코어는 7세대 코어에 비해 성능 향상이 크면서도 가격은 전작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출시되었는데, 시장의 평가는 당연히 긍정적이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삼성전자, 에이수스 MSI 등에서 출시한 8세대 코어 기반 게이밍 노트북이 다수 전시되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다만, 옵테인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은 눈에 띄지 않았다. 옵테인 메모리에 대한 시장의 인지도를 높이려면 인텔이 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