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오늘날 'e스포츠'라는 단어가 어색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이제 게임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이하 IEM) 2018년 첫 번째 이벤트는 이러한 e스포츠의 달라진 평가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IEM은 ESL이 주최하고 인텔이 후원하는 국제 e스포츠 대회다.
IEM은 지난 2006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3번 째 시즌을 개최했으며, 한국에서도 이미 3번의 경기가 열린 바 있다. 특히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에 열린 IEM 번외 이벤트는 e스포츠가 하나의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였다.
인텔 브렌다 린치(Brenda Lynch) 게이밍/e스포츠 전략 담당은 "IOC와 인텔은 지난 평창 올림픽에서 열었던 e스포츠 대회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지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창 올림픽 기간에 진행했던 IEM(종목은 스타크래프트2) 대회는 관객 없이 온라인으로만 방송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중계를 통한 시청자의 호응이나 게임 커뮤니티의 반응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e스포츠 경기를 후원하거나 이를 통해 광고를 진행하는 스폰서 역시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PC 제조사나 게이밍 기어 제조사가 주요 스폰서였으나, 이제는 비IT 기업 역시 스폰서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게임이 아닌 게임 시청자를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한다. 특정 게임 애호가만 e스포츠를 보던 과거와 달리, 시청자 층이 더 다양하게 바뀌었다는 방증이다.
올해 시드니에서 열린 IEM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스포츠 행사의 주요 스폰서로 참여하는 에너지드링크 브랜드가 등장했으며,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이벤트에서는 잘 알려진 면도기 브랜드나 고급 자동차 브랜드가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브렌다 린치는 "IEM을 개최하는 도시를 고르는 데 있어서 해당 지역에 얼마나 많은 팬이 있는지, 어떤 게임 타이틀이 유명한지 등을 고려한다. 올해 시즌 첫 이벤트를 시드니에서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드니는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권 국가 커뮤니티와 연결하기 쉬우며, 아시아 국가와 시차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벤트의 경기 종목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로, 북미 및 유럽 지역에서 아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관객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위해 경기를 관람하기도 하지만, 응원한다는 문화 자체를 즐기기 위해 관람하는 경우도 많았다.
미래에는 VR/AR 게임이 e스포츠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브렌다 린치는 "현재 많은 개발자가 VR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며, 마땅한 인프라가 생긴다면 VR 게임 대회도 활성화될 것이다. 실제로 IEM에서도 VR 대회를 시도해보고 있다. 다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VR e스포츠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대회에 참가하고 얼마나 많은 관객이 볼지 장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관중의 관심을 끌어올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