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IT동아 강형석 기자] 드넓은 IFA 행사장 이곳 저곳 전시되어 있는 TV들. 모두 화사한 색상과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고 있었다. 제조사가 다르고 디자인도 각양각색이지만 디스플레이이기에 갖춰야 할 필수요소는 빠짐 없이 챙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특별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는데, 바로 디스플레이 제조사 대다수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연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이어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 중인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도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쟁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패널의 주도권이 대부분 OLED로 넘어왔다는 점이다.
현재 IFA 전시장 내에서 OLED TV를 전면에 내세운 제조사는 LG전자를 시작으로 소니, 파나소닉, 샤프, 스카이워스(메츠), 하이얼, 창홍, 베스텔, 도시바 등이다. 대부분 60인치 이상의 중대형급 4K TV를 전시하고 있었다. OLED를 쓰지 않고 4K TV를 전시한 곳은 삼성전자(QLED)와 하이센스(ULED) 정도에 불과하다. 모두 양자점 필름을 패널에 적용한 것이다. 8K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샤프 정도가 제품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삼성을 제외하면 OLED 패널을 채용했다.
거의 대부분 TV 제조사들이 OLED를 적극 채용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CES에서는 OLED를 중심으로 액정 디스플레이(LCD) 기반 제품도 일부 전시되었지만 현재는 거의 대부분 제조사 전시관에서 LCD TV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만큼 주력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 가능한 제품군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걸고 접근하는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OLED 패널이 포진해 있어서다.
이는 현재 TV 시장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전 세계 TV 시장은 450억 유로(원화 환산 약 58조 5,247억 원 상당) 규모다. 지난해 대비 1% 성장한 것이 불과하지만 4,000 유로 이상의 고가 TV 시장은 판매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일찍이 OLED를 TV에 접목해 시장을 이끌어 온 LG전자는 시그니처(Signature) 라인업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소니 또한 프리미엄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IFA 2018에서 마스터 시리즈를 공개했다. 파나소닉은 헐리우드(Hollywood), 샤프는 디자인 기업 피닌파리나(Pininfarina)와 손을 잡았다.
디자인 외에도 고가 TV 시장은 50인치 이상, 그리고 고급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이 선호되고 있다. 높은 명암비로 생생한 화질을 구현한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등 구독형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에 맞춘 기능이나 서비스를 즉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도 존재한다. 구글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인공지능 기능의 탑재도 인기다.
LG전자도 고화질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인 씽큐(ThinQ)를 접목해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으며, 삼성전자도 빅스비(Bixby)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화질 외에도 부가 기능에 의한 편의성, 향후 스마트홈 플랫폼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목적도 있다. TV는 이제 단순히 영상을 감상하는 도구가 아니게 된 셈이다.
기능적인 접근은 제조사마다 다를지 몰라도 TV라는 도구 자체가 갖춰야 할 '현장감'을 위해 대다수 제조사는 'OLED'를 선택했다. 이제 남은 것은 어느 누가 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가 여부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