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일용 기자] ‘클라우드 퍼스트’를 강조하며 위기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살려낸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가 ‘인공지능(AI) 퍼스트’를 외치며 기업의 재도약을 알렸다.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사 아마존을 제치고 8250억 달러로 전 세계 시총 2위에 등극했다.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으로 불리우는 경쟁사들이 최근 등락을 거듭한 것과 달리 MS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나델라 CEO의 비전과 실행력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러한 MS의 약진을 두고 부침이 있는 페이스북을 제외하고 기술주의 새로운 대장주로 등극한 MS를 포함한 'MANG'에 주목해야 한다며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기업 비즈니스 환경 개선을 집중 공략한 나델라 CEO의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나델라 CEO는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AI 퓨처나우' 행사의 기조 연설자로 참석해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사물인식, 언어인식, 문장독해, 번역 등에서 사람과 대등하거나 더 나은면이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MS의 목표는 기업, 연구소, 개발자 누구나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민주화에 있다”며, “연구 단계에 머무르는 인공지능은 의미가 없다. MS는 기업이 현업에서 바로 이용할 수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해 기업과 사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 개발 단계에서 기업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시킨 것이 MS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MS는 서비스형 인공지능 같은 인공지능 API부터 CPU, GPGPU, FPGA 등 인공지능 인프라까지 기업에게 필요한 모든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MS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업의 업무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에 54개의 리전(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위한 복수의 데이터센터)을 두고 원활한 데이터 처리를 위해 해당 리전을 달까지의 거리의 3배에 달하는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있다. 국내에도 서울, 부산 등 2개의 리전을 운영 중이며 부산에 추가로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나델라 CEO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혁신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기업과 연구소의 대표적인 사례로 펄어비스, 삼성전자, 365MC병원, 카닥, 카이스트 등을 꼽았다. 펄어비스의 경우 자사의 MMORPG 게임인 '검은사막'의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MS의 클라우드 서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MS 애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사물인터넷 게이트웨이 기술을 활용해 자사 시스템 에어컨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온도로 자동 조절함으로써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25%를 절감하는 친환경 에어컨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365MC병원의 경우 인공지능으로 의사의 움직임을 분석해 지방흡입 수술 도중 일어날 수 있는 의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카닥의 경우 인공지능이 사용자가 올린 사고 사진을 사전 분석해 수리비가 어느 정도 청구될지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카이스트는 도시의 모든 교통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현실의 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가상의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해 스마트 시티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만약 교통사고가 일어나더라도 구급차가 사고현장에 막힘없이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최적의 이동경로를 제시해준다.
마지막으로 나델라 CEO는 인공지능 기술의 흐름이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환경인 '인텔리전스 엣지'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위치한 대규모 인공지능이 모든 기기를 제어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개별 기기에 탑재된 소형 인공지능이 상황에 맞춰 판단을 내리고 기기와 환경을 더욱 사용자 친화적으로 제어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시티의 경우 전체 도시 환경이나 교통 흐름은 중앙 인공지능이 관리하고, 난방기구나 신호등 같은 스마트기기는 소형 인공지능이 상황에 맞춰 제어하는 식이다.
이날 행사에선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Microsoft Research)와 국내 대학연구진이 함께한 AI 연구 사례도 함깨 발표됐다. 고려대학교의 뇌 신호를 기반으로 신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로봇 팔 컨트롤(Robot Arm Control)’ 프로젝트, 카이스트(KAIST)의 애저 AI 기반 교통 예측, 예방 및 지역별 교통 수요 제어 프로젝트가 소개됐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