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IT동아 이상우 기자] 현지시간으로 오는 1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규모 IT 전시회 'CES 2019'가 열린다. CES는 매년 세계 최대라는 명성과 함께, 1년 중 가장 먼저 열리는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올해를 이끌 주요 신기술과 제품이 가장 먼저 공개되는 자리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행사 하루 전(현지시간 7일) 열린 컨퍼런스를 통해 자사의 인공지능 및 스마트홈 전략 및 기능 강화, 5G 대응 계획, 고해상도 TV, 반도체 기술 등을 발표했으며, 향후 로보틱스 사업에 진출할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전자 김현석 대표는 "과거 흑백TV를 만들던 작은 기업이 오늘날 세계 가전 시장을 이끄는 자리까지 왔다. 우리는 올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을 예고한다. 모든 가전 제품이 지능적으로 연결되고, 이러한 연결은 사용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빅스비를 중심으로 묶인 스마트 가전을 소개했다. 빅스비는 삼성 스마트TV, 모바일 기기, 스마트 스피커(갤럭시 홈), 차량의 디지털 콕핏 등 사물인터넷 가전/비가전 등 다양한 곳에 탑재돼 유기적인 연결성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타사의 여러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음성인식을 통해 날씨를 알려주는 등 명령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의 최근 행동을 파악해 추천 콘텐츠를 찾아준다. 스마트 가전 역시 서로 연결돼, 세탁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건조기를 준비하거나, 사용자의 평소 빨래 패턴을 학습해 적절한 세탁 코스를 추천 및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보였던 풀 디지털 콕핏을 지난해보다 더 강화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실내에 있는 카메라가 운전자의 얼굴을 파악하고, 각 운전자가 개인별로 설정한 디지털 콕핏 인터페이스를 자동으로 불러온다. 또한, 이 카메라는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해 시선을 다른 곳에 두거나 눈을 오래 감을 경우 경고해준다. 1열에만 있던 디스플레이는 2열에도 추가됐으며, 특히 삼성 덱스를 통해 스마트폰 화면을 더 큰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 러시아, 한국, 미국,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7개의 인공지능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 카탈리스트 펀드, 삼성 넥스트 등의 펀딩을 통해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성능 강화를 통해 인공지능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이 있는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해 인공지능 학습 및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러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손에 있는 엔드포인트, 즉 스마트폰 등의 기기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삼성 반도체 팀은 프로세서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98인치 8K TV도 공개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성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 프로세서로 8K 콘텐츠를 60프레임으로 재생 가능하다. 또한, 아마존과 협력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고해상도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기존의 4K 콘텐츠 역시 화질을 개선해 8K 수준으로 재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올해 등장하는 삼성전자 스마트TV 제품군은 애플과의 협력을 통해 아이튠즈 서비스를 탑재해 동영상이나 음악 등을 구매하고 재생할 수 있으며, 애플 에어플레이 기능 역시 지원한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지난 6일, 마이크로LED를 이용한 TV 신제품 '더 윈도우'를 공개했다. 지난해 선보였던 더 월과 비교해 집적도를 높여, 75인치 화면에서도 4K 해상도를 구현했다. 특히 모듈 방식인 마이크로LED의 특성을 살려 원하는 형태나 크기로 디스플레이를 배치하는 등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향후 인공지능 기반 로보틱스, 삼성봇도 처음으로 등장했다. 삼성봇은 사용자의 혈압, 심박 측정, 수면 패턴 측정 등 건강을 관리해주는 삼성봇 케어, 실내 공기질이 나쁜 곳을 찾아 공기청정 기능을 작동하는 삼성봇 에어, 상업용 로봇인 삼성봇 리테일 등과 함께 보행보조 로봇인 GEMS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로보틱스 진출 외에는 완전히 새로운 소식을 찾기 어려웠다. 대신, 지난해 공개했던 기능과 제품을 한 층 더 강화하는 데 집중한 모습이다. 감탄을 자아낼 만한 커다란 혁신은 없지만 내실을 다졌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