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현지시간으로 오는 1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규모 IT 전시회 'CES 2019'가 열린다. CES는 매년 세계 최대라는 명성과 함께, 1년 중 가장 먼저 열리는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올해를 이끌 주요 신기술과 제품이 가장 먼저 공개되는 자리기도 하다.
CES에서는 매년 자율주행과 관련한 전시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올해 역시 완성차, 부품, 센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자율주행 콘셉트를 위해 수많은 센서를 덕지덕지 붙여서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주변 기술은 물론, 자율주행차 상용화 이후를 생각하는 곳도 늘어났다.
'자율주행이 몇 레벨까지 왔다',' 자율주행 기능과 성능이 어느 수준까지 왔다' 같은 논의는 개발단계 혹은 자율주행차 도입 초기에나 중요한 문제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됐다는 것은 이미 기술적으로 문제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더 먼 미래를 위해서는 '어떻게 자율주행을 구현할 것인가'가 아니라, '자율주행차에서, 혹은 자율주행차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인간이 단순히 인공지능의 운전 솜씨를 감상만 할 것이 아니라면, 인공지능이 차를 모는 동안 사람이 이 시간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번 CES 2019에서는 이러한 고민의 해답을 제시하는 전시물이 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엔터테인먼트다. 인텔은 워너브라더스와 협력해 자율주행차 내부를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만들었다. 차량 내부를 리얼센스 같은 생체인식 센서, 입체음향 오디오 등으로 채우고, 좌석의 전면과 측면을 대화면 TV, 프로젝터 등으로 채워, 전방 270도를 모두 스크린으로 만들었다. 탑승자는 여기서 모바일 기기나 제스처 등을 통해 콘텐츠를 선택하고, 반응형 콘텐츠를 조작하는 등 차량 내부를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달리는 자율주행차 안을 회의나 업무용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컨셉도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여럿 등장했다. 완전 자율주행 차량은 탑승자가 자리에 앉아 목적지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의 운전석도 필요 없다. 때문에 차량 내부에 테이블을 두고, 1열 좌석을 뒤로 돌려 4인에서 6인이 앉을 수 있는 회의실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동 중 차량 내에 탑승한 사람끼리 직접 회의를 하는 것은 물론, 5G 등 이동통신을 통한 원격 회의도 가능하다. 이동과 회의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만큼 업무 효율성도 높이는 셈이다.
자율주행차를 배달용 차량으로 사용한다는 콘셉트는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다. 주문자와 판매자 사이에 마치 배달 대행 업체를 호출해 물건이나 음식을 보내는 것처럼, 가까운 미래에는 자율주행차가 이러한 일을 대신하게 된다.
차량 내에서 각종 인터페이스를 조작하는 것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차량 내부에 있는 동작인식 카메라, 구글 어시스턴트 등의 음성 인식 서비스를 이용해 냉난방 세기를 조절하거나 실내등을 켜고 끌 수도 있다. 물론 물리적인 버튼을 사용하는 것이 그리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버튼을 찾지 않고, 제자리에 앉아서 모든 조작을 할 수 있다면 한 층 더 편리해지지 않을까.
차량 외부에 장착하는 센서 역시 과거보다 더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라이다, 카메라 등의 센서를 차량 지붕이나 측면 등에 거대한 센서를 뿔 처럼 달고 있던 과거와는 달리, 사이드미러, 안테나 등 차량의 원래 디자인 속에 각종 센서를 녹여 내기 시작했다. 중국의 전기차 기업 바이톤은 5개의 라이다를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관을 크게 해치지 않으며, 모빌아이 역시 안테나, 사이드미러 끝 등을 이용해 수십개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