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일용 기자] “직원들은 전체 일의 60~70%를 주어진 규칙에 따라 생각없이 일한다. 창의적으로 일하는 경우는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 30%만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도의 판단이 필요한 업무다. 나머진 모두 로봇이 대신 처리할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 업체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이영수 한국지사장의 발언이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가 한국 RPA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19일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영수 오토메이션애니웨어 한국지사장>
RPA란 사람이 처리해왔던 업무 절차(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로봇을 활용해 자동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여기서 로봇이란 자동차 공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리적인 형태의 기기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형태의 인공지능이다. 신호 처리, 데이터 조작, 응답 트리거, 타 시스템과의 통신 등 기존에는 사람이 담당해야했던 기업의 반복적인 업무 절차를 이제 인공지능이 처리하는 것이다.
이 지사장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휴먼 워커(사람)’와 ‘디지털 워커(인공지능)’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반복 업무는 아무리 일해도 능률이 떨어지지 않는 인공지능에 맡기고, 사람은 창의적인 업무나 협업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재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링크트인 등 글로벌 IT 기업부터 은행, 회계법인 등 금융 관련 기업들이 RPA를 도입해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고 직원들의 창의성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야근의 경우 혼자 처리하는 반복 업무인 경우가 많은데, RPA를 도입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대신 처리해줄 수 있어 ‘워라밸(삶과 일이 균형잡힌 삶)’을 실현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지사장의 주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쟁력 재고를 위해 RPA를 도입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소프트뱅크, 골드만삭스, P&G 등 기술, 제조, 금융 등 다방면에서 RPA 도입논의가 활발하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신한은행, KT 등이 이미 RPA를 도입해 전사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활발하던 RPA는 2020년 경에는 중견기업에도 속속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람과 인공지능이 함께 일하는 풍경이 일상화될 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RPA 업계 1위 업체(매출기준, 추정)다. RPA 업계 1~3위 업체 모두 비상장 업체라 정확한 매출 규모는 파악할 수 없지만, 오토메이션애니웨어 내부에선 블루프리즘, 유아이패스 등 2~3위 업체 매출을 합쳐야 자사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과 경쟁력 재고를 위한 기업들의 수요 증가로 2017년 이후 RPA 업계는 급성장하고 있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경우 작년 5월 전체 직원이 500여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000명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한국지사에는 국내 기업들의 POC(개념증명)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약 20명 정도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 지사장은 “RPA는 피라미드 형태인 현재의 기업 조직 구조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바꿀 정도로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는 기술”이라며, “단순 반복 작업에서 해방된 사람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함으로써 기업의 업무 모습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기술, 제조, 유통에서 금융, 보험 등으로 RPA와 디지털 워커의 업무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