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국내 소비자들에게 지적 받아 왔던 사후서비스에 대한 부분을 강화하겠다. 이에 따라 고객 응대 채널을 확대하고 기술 인력을 늘려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72시간 내 수리를 원칙으로 하되, 보증 수리 기간 내에는 동급 이상의 제품을 대여해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서비스의 질을 개선해 다이슨 제품을 쓰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기술 수준에 맞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겠다"
손병욱 다이슨코리아 대표는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기 전, 국내 시장에서 거론 중인 사후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구체적인 언급보다 향후 계획이었지만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우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목표를 이뤄내는가에 있다. 그래야 새로운 제품의 저변을 더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슨은 2019년 4월 3일, K 현대 미술관(서울 강남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신제품 '다이슨 퓨어쿨 미(Dyson pure cool me)'와 '다이슨 V11 컴플리트(Dyson V11 Complete)'를 공개했다. 각각 개인용 공기청정기와 가정용 무선청소기로 새로운 공기 역학 기술과 지능형 기능을 통해 상품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다이슨은 신제품 및 국내 사후서비스에 대한 언급 외에도 차후 신제품 개발을 위한 헬스·뷰티 연구소 설립에 대해 발표해 주목 받았다. 현재 조금씩 운영 중이지만 완전한 연구소 가동은 여름 즈음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 연구소는 국내 공기 질 상태와 사용자 습성 등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제품에 반영해 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존 처칠(John Churchill) 다이슨 무선청소기 사업부 부사장은 "우리가 연구실을 한국에 여는 것도 시장을 잘 이해하기 위함이다.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 나갈 예정. 한국은 기술 강국인데다 빠른 것을 추구한다는 점 잘 알고 있다. 기술이 즉각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더 똑똑하고 효율적인 청소기 'V11 컴플리트'
V11 컴플리트는 기존 V10 대비 성능과 효율을 높인 후속 제품이다. 여기에는 하이토크(High Torque) 헤드가 바탕이 된다. 이 헤드에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다이나믹 로드 센서가 탑재돼 바닥 상태를 인지한다. 카페트나 굴곡이 있는 타일, 마루바닥 등 바닥 저항이나 상태를 알아챈다는 이야기. 정보를 인지하면 상황에 따라 모터의 출력을 바꿔 효율적인 청소와 배터리 운용이 가능해진다.
사용할수록 정보가 쌓여 사용자 최적화된 성능과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도 돋보인다. 개인화가 이뤄짐으로써 더 만족스러운 제품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존 처칠 부사장은 "하이토크 헤드와 다이나믹 로드 센서로 바닥을 인지해 출력을 조절한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탑재됐기 때문인데, 저항을 초당 8,000회 감지하면서 최적의 청소 효율을 제공한다. 이는 배터리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V10 대비 더 나은 성능과 효율을 보여주며, 기존 다이슨 무선청소기의 부품을 공유하므로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사용자가 선택 가능한 3가지 모드가 제공된다. 자동, 에코, 부스트 모드가 그것. 자동은 기기가 스스로 상황을 조절해 운영하게 되며, 에코는 배터리 지속시간에 초점을 맞춘다. 부스트는 최대 5분 가량 사용하게 되지만 모터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 청소를 빨리 끝낼 수 있게 돕는다. 모터 회전은 분당 최대 12만 5,000회(rpm) 돌면서 바닥의 이물질을 빨아들인다. 디지털 모터 V11에는 3개의 공기역학장치(디퓨저)를 달았는데 2개는 흡입력을 1개는 소음을 개선하는데 썼다.
기본적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기술도 적용했다. 임펠러 형태를 개선해 더 많은 공기를 넣을 수 있으며, 최신 사이클론 기술은 7만 9,000G까지 중력을 발생시켜 먼지를 분리한다. V11에는 총 14개의 사이클론이 적용됐다. 필터는 0.3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먼지를 99.97%까지 걸러낸다. 가격은 블루 119만 원, 레드 109만 원에 각각 책정됐으며, 제품에 따라 거치 스탠드를 기본 제공한다.
나만을 위한 공기청정기 '퓨어쿨 미'
그 동안 다이슨의 공기청정기는 넓은 공간의 공기를 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퓨어쿨 미는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기기다. 샘 버나드(Sam Bernard) 다이슨 환경제어 글로벌 카테고리 이사는 "다이슨은 공기 흐름에 집착한다. 퓨어쿨 미는 최신 공기 분사 기술과 공기청정 기술을 적용했다. 개인 맞춤 공간에서 깨끗하고 시원한 공기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제품은 기존과 상당히 다른 형태와 기능을 제공한다. 다이슨의 아이콘이 됐던 원형 혹은 타원형 디자인이 아니라 덮개가 있는 돔 모양이다. 마치 공기가 주변으로 퍼질 듯한 모습이지만 실제 공기는 정면(혹은 위로)으로 전달된다. 이는 제품에 적용된 '코어 플로우(Core Flow)' 기술 덕이다.
코어 플로우 기술은 위와 아래로 나오는 공기를 활용한다. 공기가 만나면서 고압 코어가 형성되는데 이를 기기 중앙에 있는 돔을 조작해 바람의 흐름을 바꾼다. 단순히 공기를 위아래로 조절하는 것 외에도 좌우 70도 회전 기능을 제공한다. 공기청정 기능을 위한 헤파필터도 여전하다. 0.1마이크로미터의 미세 먼지를 99.95% 차단할 수 있다. 이 외에 주변 밝기에 따라 액정 밝기가 달라지는 빛 감지 센서와 타이머 기능 등이 기존 적용됐다.
다이슨 퓨어쿨 미의 가격은 45만 원이다. 개인용 공기청정기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높은 가격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기존 다이슨 공기청정기 라인업과 비교하면 합리적인 가격대다. 이런 부분이 실제 판매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하겠다.
다이슨이 움직인다
V11과 퓨어쿨 미 등이 합류하면서 다이슨은 라인업이 한층 풍성해졌다.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소비자들과 더 친밀하게 만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이슨코리아의 사후서비스 보강 계획은 이를 미리 준비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더 나은 환경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대우전자서비스와 유베이스 등 외주 기업에서 다이슨코리아가 직영으로 운영하면 그만큼 서비스 방식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연구실을 한국에 오픈한 것도 시장을 잘 이해하고자 함이다. 어려움을 파악하고 그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는 한국 시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질의응답 시간, 기자의 질문에 존 처칠 부사장이 한 말이다. 이후 이어진 샘 버나드 이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시장을 얕보고 있지 않으며, 단시간에 다이슨코리아 직영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의 노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게 될지 지켜보는 일만 남은 듯 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