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인공지능은 4차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중 하나로, 최근 많은 기업이 이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히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상황을 예측해 시장에 대응하고, 기업 업무 자체를 자동화해 전반적인 효율을 높이는 등 기업의 체질 자체를 개선할 수 있게 해준다.
9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열린 'IBM 글로벌 데이터 & AI 포럼'에서는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하고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방법이나 실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롯데그룹은 IBM 왓슨을 통해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를 구축하고, 그룹 내 모든 AI 서비스를 샤롯데(Charlotte)라는 이름으로 통합했다.
롯데쇼핑 e커머스본부 AI COE 센터장 김혜영 상무는 "우리는 쇼핑을 할 때 매장 직원과 소통하며, 직원이 나에게 맞는 소재나 디자인으로 된 상품을 추천한다. 쇼핑 어드바이저 샤롯데는 이러한 과정을 디지털화 한 서비스다.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것은 챗봇 뿐이지만, 우리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상품 정보 DB 구축, 인공 지능 기반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 등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데이터 중심의 운영을 통해 소비자 경험을 혁신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여름철 결혼식에서 입을 정장을 찾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롯데홈쇼핑 앱에 있는 챗봇을 통해 일상 대화체로 입력하면 이에 맞는 대답을 해준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홈쇼핑 방송 일정은 물론, 제품 정보나 상품 결제, 취소, 환불 등의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김혜영 상무는 "기업이 많은 제품을 판매하고, 여기서 데이터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활용 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인지 혹은 디지털화한 정보인지는 다른 문제다. 일례로 그룹 내 생산을 담당하는 계열사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조사하기로 했다. 백화점, 슈퍼마켓 등의 유통 데이터와 함께 소셜 채널에서 일어나는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접목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소셜 데이터만 활용하는 것과 비교해 더 정확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제품에 포함된 속성을 개별화해 어떤 속성이 실제 판매에 도움이 되는지 파악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때 기업 내 기술조직이 아닌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현업조직이 주도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비즈니스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했는지 평가하는 것 역시 현업조직이 할 일이며, 기술조직은 자신이 갖춘 기술을 파악하고 필요한 기술을 선택해 개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인력 역시 기술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러한 솔루션을 시스템에 녹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을 도입할 때 '스몰 스타트'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것이 능사는 아니다. 역량이 충분하다면 '빅 스타트'를 해도 좋다. 작게 시작해서는 생각한 만큼의 성과를 얻기 어렵고, 의사결정권자의 동의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조직 문화, 우리 상황, 우리 인력 등을 파악하고 시작점과 목표를 서로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권자의 의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