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2월 22일, WD(웨스턴디지털)가 SSD와 HDD를 더한 듀얼 드라이브 'Black2 Drive'의 사용자 시연회를 열었다. WD Black2 Drive는 작년 12월 처음 국내에 소개한 제품. 이 제품은 씨게이트가 선보인 SSHD와는 지향하는 바가 조금 다르다.
씨게이트의 SSHD는 500GB~1TB의 HDD에 4~8GB 남짓의 SSD를 '결합'한 제품이다. 데이터는 HDD에 저장하고, SSD는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 중 일부를 자동으로 저장해 캐시(cashe, 보조 저장공간) 용도로 사용한다. 즉,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성능 향상을 꾀하는 제품이다. 반면, WD Black2 Drive는 2.5인치 HDD 안에 120GB SSD와 1TB HDD를 따로 담은 제품이다. 겉모양은 1개의 HDD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SSD와 HDD가 별도로 구동한다. 성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는 SSD에, 저장 데이터는 HDD에 담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만, 아직 일반인들은 이러한 하이브리드 저장장치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얼리어답터들도 SSD와 HDD를 따로 설치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 이에 WD가 일반 사용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좀더 알리기 위해 시연회를 마련했다.
노트북, 올인원PC 등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이 날 행사장에는 주말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약 50여 명의 일반인들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진행한 행사답게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나누며 WD Black2 Drive를 탑재한 제품 시연회를 기다렸다.
제품 시연은 일반 데스크탑PC가 아닌, 미니PC와 노트북, 올인원 등으로 진행했다. Black2 Drive가 지향하는 제품 컨셉을 간접적으로 노출한 것. 제품 시연에 사용한 제품들은 내부 공간이 부족한 제품들이다. 때문에 성능 향상을 위해 SSD를 교체하고자 할 경우, 기존에 설치한 HDD를 빼고 그 자리에 끼워 넣어야 한다. 이럴 때 용량 부족 문제를 겪는다. 현재 1TB HDD 가격으로 SSD를 교체할 경우, 잘 골라야 128GB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부족한 용량을 채우기 위해 256GB 또는 512GB SSD를 고려할 경우, 가격이 부담스럽다. 성능과 용량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 사용하면 좋은 것이 WD Black2 Drive다. 특히, 제품 특성상 공간을 많이 비울 수 없는 노트북에 잘 어울린다. 두께는 9.5mm, 인터페이스는 SATA3(6Gbps)라 탑재 방법도 일반 노트북용 HDD와 다를 바 없다. WD는 20nm(나노미터)공정의 MLC 플래시메모리 기반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참고로 MLC 방식 SSD는 TLC 방식 SSD보다 일반적으로 성능도 높고, 수명도 길다.
간단한 성능 시연도 진행했다. WD Black2 Drive를 탑재한 올인원PC를 준비해 읽기/쓰기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벤치마크 프로그램(크리스탈 디스크 마크)을 실행했다. 그 결과는 일반 HDD와 비교해 전송 속도는 약 2.5배 정도 빨랐으며, 일반 SSD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WD Black2 내 HDD가 아닌 SSD로 측정한 결과다).
다만, 다소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2014년 2월 현재, WD Black2 Drive의 인터넷 최저가는 35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 이는 시중의 120GB SSD와 1TB HDD를 따로 구매한 가격보다 약 10만 원정도 비싸다. 내부에 설치하는 공간을 줄일 수 있다지만… 일반 데스크탑PC 사용자라면? 그냥 따로따로 구매해 설치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아무래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에 WD는 다소 비싼 가격에 대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기존 HDD에 저장한 데이터를 WD Black2 Drive에 쉽게 옮길 수 있는 USB-SATA 변환 케이블과 전용 프로그램을 바로 내려받을 수 있는 USB 키를 기본 제공한다. 보증기간도 5년에 달한다. 확실히 타사가 일반 HDD에 제공하는 보증기간보다 길다. 어디까지나, 선택은 사용자 몫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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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