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2019년 12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9 SW시장성테스트지원 기업투자 그라운드가 개최됐다. 소프트웨어(SW) 시장성 테스트란, 소프트웨어 기업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 전, 잠재적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고 평가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이번 행사는 소프트웨어(SW)기업의 시장성 테스트 활용 방안, 그리고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을 예견하고 지원하는 스케일업(Scale-up)을 주제로 진행됐다.
SW시장성테스트에 참여해 우수한 성과를 낸 기업에 수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은 산업용 AR전문 버넥트의 ‘버넥트 리모트’가 차지했으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이름의 우수상은 인공지능 면접 평가 시스템을 개발한 위드마인드에게 수여됐다. 사용자 대표로 우수상을 받은 청음복지관 이정구 씨는 “짧은 시간을 투자한 것에 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을 인정해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감사하며, 본인이 직접 경험한 소프트웨어의 장단점을 기업이 나서 들어주는 뜻깊은 체험이었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으로, 골드아크 김대일 대표
이어서 골드아크 김대일 대표가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으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는 창업 및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므로 창업을 시작하는 것 자체는 쉽다. 2018년에만 7만 개 이상의 법인이 설립될 정도"라며 입을 열었다. 뒤이어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기 쉽지만 2~3년 차 이후 정부 자금이 끊기는 시점부터 스타트업의 생존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OECD 주요국의 스타트업 1년 차 폐업률은 81.7%, 5년 차 폐업률은 59%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은 1년 차에 61.7%, 5년 차에 72.5%에 달한다. 국가 지원이 있으니 조기에 폐업하는 비율이 적지만, 5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이 드물다. 이같은 생존률 저하를 극복하기 위한 비책이 바로 '스케일업'이다.
스케일업은 종사자가 10인 이상인 스타트업 중, 최근 3개년 이상 고용 및 매출액 성장률이 연 20%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스케일업의 중요성은 2016년, 유럽 연합이 스케일업 의정서를 작성할 정도며, 스케일업으로 성공한 기업이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골드아크는 '스케일업 코리아'라는 이름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스케일업 코리아는 투자 수요자의 매칭, 역량 강화, 성장과제 도출, 과제 해결, 홍보 마케팅의 순환 과정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분명한 스타트업이 폐업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여기서 골드아크의 역할은 기업에게 필요한 경영 지식과 해법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에 있어 골드아크의 손길은 질적, 양적 성장을 모두 이루는 결과를 낳는다. 3억 원대 매출을 올리던 O2O 케이터링 서비스 달리셔스는 골드아크와의 협업을 통해 1년 만에 매출 6억 원대를 기록했고, O2O 무인 보관함 서비스 위키박스 역시 1년 만에 매출 2억 원대에서 15억 원으로 오를 만큼 성장했다. 이런 중소기업의 성장은 결국 국가 전체의 경쟁력에 보탬이 된다.
김대일 대표는 "2020년에는 더 많은 기업을 선발해, 더 많은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만들고 싶다. 앞으로도 스케일업에 관해 더 많은 관심을 주시고, 골드아크 역시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 크게 발전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성장을 위한 시장성테스트 활용 방안 제시,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
인사이터스는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사업 전략 수립, 사업성 검증 등을 진행하는 전문 컨설팅 그룹이며,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가 '소프트웨어 시장성 테스트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황 대표는 "완성도나 평가가 좋은 소프트웨어라도, 항상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전문가를 통한 기술성 테스트와 일반 사용자를 통한 사용성 테스트, 불특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성 테스트까지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낮은 가격(Lower Price)으로 사람을 끌어모으고,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이 과정을 공유(Sharing)할 것이며, 전반적인 수입과 시장 판도도 넓어질 것이라 조언했다. 또한, 더 많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공급자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으며, 사용자가 이를 선택(Selection)할 기회도 제공해야한다. 이런 선순환 과정이 달리셔스나 위키박스 같은 사례로 이어진다며 발표를 마쳤다.
소프트웨어 시장성 테스트에 함께한 기업들의 기술 발표 이어져
SW 시장성 테스트를 지원받은 기업 중 비주얼캠프, 티모, 버넥트, 위드마인드, 더코더가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뒀으며, 해당 기업이 시장성 테스트를 활용한 기술과 결과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기업에 대한 평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고병선 팀장,이종근 사무관, 송현인베스트먼트 김경식 부장, 원익투자파트너스 노시윤 팀장, 골드아크 김대일 대표가 심사를 진행했다.
티모는 아이들이 현재 시간에만 집중하는 것에 착안한 어린이용 라이프스타일 관리 앱으로, 현재 광고가 없는 상태임에도 8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와 8천 명의 지속 사용자가 있다. 특히 미국에서 다운로드의 60%가 나오고 있으며, 캐나다, 호주, 영국, 인도 및 프랑스 등 영어권 시장에서 호응이 높다.
SW 시장성테스트 지원에 참가한 정은혜 대표는 “티모는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나, SW 시장성 테스트를 통해 한국 고객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할 수 있었다. 한국 고객들의 요청이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확인돼 국내 사업도 충분히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밝혔다.
최우수상을 받은 버넥트 역시 기대주다. 하태진 대표는 “버넥트는 버추얼과 커넥션의 합성어로, 증강현실을 산업 현장에 적용해 사업 효율성 및 안전성을 제고하는 기업이다."라며, 현재 버넥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현장은 안전 확인에 필요한 단계를 줄여 업무효율을 늘리고, 출장 진단을 원격으로 진행해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사업과 관련해 “SW시장성테스트지원 사업을 통해 기능성뿐만 아니라 사용성에 대한 고객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제품 개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시선 추적 기술을 개발하고, 증강현실 및 모바일 기기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비주얼캠프, 인공 지능 면접 서비스 앱인 아이엠으로 인사 및 노동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위드마인드, 제작사, 방송사가 노출하고 있는 PPL(간접광고)를 쇼핑으로 이어주는 더코더의 발표가 뒤를 이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민병수 본부장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진행한 SW시장성 테스트 지원 프로젝트는 각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창업 기업에 대한 IT 및 비즈니스 전문가의 조력도 함께 진행된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앞으로도 SW시장성 테스트를 통해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