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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스타트업 데이] 다섯 스타트업이 말하는 코로나-19 시대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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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를 이끄는 다섯 스타트업 임원이 코로나-19 이후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산업 전반이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것이 있다면 ‘디지털화의 가속’이다. 접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관련 기술들이 빠르게 적용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품이나 음식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영상으로 수업하고, 재택근무하며 온라인으로 회의 및 업무를 보고 있다. 자연스레 단체보다 개인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기업은 이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하기가 어렵게 됐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최적의 서비스 혹은 기술을 선보여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

AWS 스타트업 데이의 마지막 세션은 뉴 노멀(New Normal)과 스타트업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다섯 스타트업 인사를 초청,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여기에는 천경훈 야놀자 최고운영책임자,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최고경영자, 오현석 티포트(온다) 최고경영자, 유정범 메쉬코리아(부릉) 최고경영자, 양진호 토스랩(잔디) 최고운영책임자가 참여했다.

진행자 : 코로나-19가 산업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각 기업은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가?

천경훈 야놀자 최고운영책임자(COO) : 야놀자가 집중하고 있는 부문에서의 수요는 감소했다. 특히 레저는 지난해 대비 손실이 컸다. 숙박 부문도 회복 중이지만 정체 혹은 역성장한 카테고리도 있다. 수요 측면에서의 변화 외에 공급 측면도 마찬가지다. 폐업이나 휴업하는 숙박 및 레저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확진자 한 명 왔다 갔다고 소문이 나면 매출 타격이 엄청나다고 한다.

야놀자도 예외가 아니다. 한 명의 확진자가 나타나면 임직원 모두가 재택근무를 해야 된다. 이를 대비해 우리는 재택근무가 자유롭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렇다면 야놀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수요가 어느 정도 촉진되도록 정부와 지자체간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 야놀자 측에서도 고통 분담 측면에서 비용을 투입해 쿠폰 형태로 제공할 생각이다. 최근 강원도와 야놀자가 진행한 ‘안심 여행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공급사(레저, 숙박업체)들도 매출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내부적으로 보면 고객은 비대면을 원하고 있다. 체크인을 키오스크로 하거나 온라인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호하는 식이다. 소비자는 사람이 많은 곳보다 가족이나 친구 등 잘 아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과 레저를 즐기는 패턴이 관찰되고 있다. 이에 맞는 펜션이나 풀빌라 등 소형 숙박 관련 상품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수상 스포츠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최고경영자.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최고경영자(CEO) : 우리가 그간 집중했던 시장을 아웃바운드(해외여행)라고 한다. 이 아웃바운드 시장이 코로나 이전에는 우리나라가 아시아 2등, 글로벌 5위 규모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 수요가 극적으로 감소했다. 대형 여행사들의 수익이 크게 떨어졌다. 수요는 거의 0에 가깝다고 봐도 좋다. 우리도 1~3월 수요가 급감하는 것을 느꼈다.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는 자유 여행을 주로 다뤘지만 코로나-19 시대 이후에는 사람들이 단체보다 개인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부분에 공감한다. 우리는 어떻게 더 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국내 여행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제주도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항공·숙박·레저 교차 판매에 강했다. 제주는 이 모두 필요한 지역이다. 여행객이 제주에서 쓰는 돈이 매년 6.6조 원 가량인데 이는 해외와 유사하다. 여기에 큰 기회가 있을 거라 본다.

오현석 티포트(온다) 최고경영자 : 우리는 중소 숙박 업체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고, 올해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을 보니 늦게 올 것이라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빠르게 오고 있음을 느꼈다. 이 때 중소 숙박 업체의 피해가 클 수 있다. 그들은 많은 직원을 쓸 여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해졌다. 온다는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객과의 비대면 서비스를 자동화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있음을 봤다. 기회를 잘 잡고 싶다.

유정범 메쉬코리아(부릉) 최고경영자 : 물류 시장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자 중심이었고, 이를 어떻게 계약하는가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졌다. 지금은 모든 기업이 온라인 물류에 집중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 본다. B2C (레디 투 잇)

현재 프랜차이즈는 더 이상 출점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점을 줄이는 중이다. 매장 고객과 온라인이 더해지면 매출이 어느 정도 나왔지만 지금은 매장 고객이 0에 수렴하고 있다. 온라인에 적응한 이와 달리 점주가 50~60대 이상이면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적응하기 어렵다. 당장 배달의 민족 다루는 것도 버거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를 디지털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고령의 사업자가 디지털 전환을 쉽게 진행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 사업자가 필요했는데, 우리가 이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부릉과 같은 서비스는 배달이 끝나지 않으면 수익을 발생시키기 어렵다. 사업자가 똘똘하게 비용을 쓰면서 사업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양진호 토스랩(잔디) 최고운영책임자 : 회사가 아닌 곳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화상회의와 업무용 메신저가 결합된 형태의 서비스를 많이 찾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큰 성과가 있었다. 이전에는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념으로 도입을 고려했다면 지금은 언택트(Untact)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면서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진행자 :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여기 있는 기업도 재택근무를 진행했을텐데, 어떤 부분에 있어 효율적이었는지 말해달라.

양진호 토스랩(잔디) 최고운영책임자 : 10주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다른 기업은 어떻게 했고 어떤 결과가 있나 조사해봤다. 1,600명에게 설문을 받았는데, 78% 정도가 생산성이 유지 혹은 향상 됐다고 말했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 출퇴근 거리의 절약 ▲ 대면 미팅 규모의 축소다.

흥미로운 것은 두 번째다. 우리는 화상회의를 하면 미팅을 더 많이 할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는 사무실 내에 불필요한 미팅이 많았다는 증거다. 줌이나 웹엑스 등을 쓰면 회의 진행자들이 더 준비된 상태에서 회의를 하게 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회의 상황을 녹화할 수 있으니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듯 하다. 업무 공간과 시설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가상 배경을 설정하는 기능도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재택근무의 난감함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양진호 토스랩(잔디) 최고운영책임자.

천경훈 야놀자 최고운영책임자 : 우리도 비슷하다. 대면 미팅이 줄었다. 이 부분에 있어 동의한다. 하지만 하나 더 있다. 업무 환경의 쾌적함이다. 우리가 재택근무 상시화 전에는 1,000여 명 가까운 직원이 한 공간에서 일 하느라 서로 정신 없다. 출근할 때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고, 식사할 때 몰려 이동하는 등 복잡해진다.

그래서 큰 부서 하나를 시험 삼아 재택근무를 상시화 했다. 수요일에는 전부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해봤더니 생산성이 좋아지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사무실 환경이 쾌적해진다고 하더라. 중장기적으로 보면 큰 규모의 임대료와 금융 비용의 지출까지 줄일 수 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최고경영자(CEO) : 우리는 창업 하자마자 재택근무를 도입해 8년째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에서 하나 더 보태면 정보 공유 수준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재택근무하는 모든 구성원은 동등한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도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좋은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정보 접근 수준을 동일하게 유지하는가에 있었다. 몇 규칙을 만들어 지켰더니 효율도 그렇지만 많은 이가 만족하는 것 같다.

진행자 :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의 중장기적 변화가 발생했는가?

천경훈 야놀자 최고운영책임자 : 우리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하나는 여가 문화 관련 콘텐츠를 모두 우리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모든 서비스의 디지털화다. 플랫폼 사업자다 보니 상당부분 디지털화 되어 있지만, 콘텐츠 제공자는 아직 디지털과 거리가 멀다. 우리가 이들의 디지털화를 돕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예로 관리 시스템이나 무인 키오스크를 배치하거나 객실 관리 시스템과 객실 서비스를 로봇으로 제공하는 형태 등이 포함된다.

기업의 이정표는 과거 여유로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뉴 노멀 상황이 빨리 올 것이라 본다. 모든 과정이 비대면, 자동화로 이뤄진다면 모든 부문의 디지털화가 가속화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충원 중이며, 다양한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려는 노력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최고경영자(CEO) : 우리의 목표는 개개인의 취향의 여행을 돕자는 것이었다. 여행자들이 기성품(단체 및 패키지 관광)이 아닌 취향을 반영한 형태로 제공하고 싶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이 모든 것들이 가속화될 것이라 본다. 큰 틀에서의 전략 변화는 없다. 다만 지금은 국내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최근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여행 활동 관련 매출이 커졌다. 국내 시장을 잘 다져서 향후 '여행은 마이 리얼 트립이지'라는 게 우리 중장기적 목표라 하겠다.

오현석 티포트(온다) 최고경영자(좌)와 유정범 메쉬코리아(부릉) 최고경영자(우).

오현석 티포트(온다) 최고경영자 : 내가 싫어하는 이야기가 ‘왜?’라고 했을 때 ‘원래 그래’라고 하는 거다. 코로나-19로 인해 왜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이 없는 부문들에 대한 변화가 가장 빠르게 이뤄지는 것 같다. 다른 대안들이 이미 준비 되어 있었고, 이 대안을 빨리 제공하는 것이 스타트업 아닌가 싶다. 모든 숙박 업체가 디지털화 되고 모든 이벤트를 디지털로 제공하는 것에 노력해 왔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 제품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유정범 메쉬코리아(부릉) 최고경영자 : 생산자 입장에서 볼게 아니라 전체적인 것을 봐야 한다. 물류는 디지털화되면 부가가치가 큰 업종이라 나는 확신한다. 우리나라 물류 시장은 모든 것이 비효율적이다. 구두로 계약하고 이행하는 구조라 그렇다. 이게 물류 130조 원 시장의 현실이다. 이것으로 인한 부가가치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우리는 운송운영시스템(TMS)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기존 물류와 유통이 한 울타리에 없었던 것은 규약이 구두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 본다. 우리가 운송운영시스템을 통해 모든 것을 수치화 하고 있다. 원하는 만큼 구매해 장바구니에 넣는 것이다. 단순한 배달 대행 서비스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물류와 유통에 필요한 모든 구조를 섭렵하고 싶다.

양진호 토스랩(잔디) 최고운영책임자 : 우리 제품은 간단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프로젝트 관리가 가능한 방법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우리가 최근 시도했던 것 중 안 된 것이 있다. 바로 영업이다. 우리는 영업을 화상으로 진행하면 효율이 더 높아질 거라 기대했는데, 실제 고객은 아예 안 보려고 하더라. B2B는 이 부분까지 디지털화는 어렵겠다 싶었다.

마케팅적으로 보면 우리는 모든 행사를 웨비나와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 중이다. 외국에서 보면 한국은 웨비나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참석률이 높을까 의심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늘어나더라.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유입된다. 그렇다 보니까 더 상호작용이 가능하더라. 적토스랩은 이를 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객도 지금은 익숙해진 상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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