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 PC용 부품'이라는 고정관념도 슬슬 바뀔 때가 된 것 같다. 최근 고용량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기기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PC외에도 동영상 재생기나, 외장하드, NAS, 비디오게임기, 차량, 셋톱박스 등 다양한 제품군에 HDD가 탑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HDD 제조사들도 이러한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어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HDD 제품군을 개발, 발표하고 있다. WD(웨스턴디지털)이 대표적인 업체인데, 특히 WD는 각 제품군의 특색을 색상으로 표현하는 이른바 컬러 마케팅을 하고 있다.
HDD의 탈PC 시대, 솔루션 특화 제품이 해법
WD의 블루(Blue)는 범용성을 중시한 일반 HDD, 그린(Green)은 가격 대비 고용량을 강조한 HDD, 블랙(Black)은 빠른 속도를 강조하는 고성능 HDD다. 그리고 재작년에는 NAS 전용 HDD를 표방하는 레드(Red)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러한 WD의 컬러 마케팅은 올해도 이어진다. 19일, WD는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안 감시용 솔루션에 최적화된 고용량 HDD인 WD '퍼플(Purple)'을 출시한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WD의 리차드 리드(Richard Reid)수석 매니저는 최근 PC외의 분야에 HDD가 탑재되는 경우가 늘어나 2013년에는 전체 HDD 출하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보안 감시용 솔루션용 HDD의 수요가 매년 약 5%씩 늘어나고 있을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특화 제품인 WD 퍼플을 출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24시간 쉬지 않고 32대의 카메라 영상을 저장 가능
WD가 새로 출시한 퍼플 시리즈는 최대 4TB의 용량을 갖춘 3.5인치 규격 SATA3(6Gb/s)규격 HDD다. 외형은 일반 HDD와 거의 같지만, 하루 8시간 사용을 고려해 설계되는 일반 PC용 HDD와 달리,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해야 하는 영상기록장치의 환경에 적합하도록 신뢰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WD측의 발표에 따르면 WD 퍼플은 최대 32대의 HD급 카메라를 지원하며, 8대까지 드라이브를 추가할 수 있어 향후 카메라의 수나 저장용량을 업그레이드 하고자 할 때 용이하다고 한다. 그 외에 여러 개의 영상을 동시 재생할 때도 움직임의 끊김 없이 볼 수 있고, 영상 데이터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올프레임(AllFrame)기술을 갖추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안정성과 효율성도 강화, 부가 서비스도 선보여
안정성과 전력 효율성도 강화했다고 WD는 강조했다. WD의 자체 테스트에 따르면, 동일한 보안 감시용 장비에 WD 퍼플과 경쟁사의 제품을 동시에 탑재해 시험해 본 결과, WD 퍼플은 100%의 명령어를 차질 없이 완수했으나 경쟁사 제품의 명령어 완수 비율은 60% 수준에 그쳐 데이터 손실의 우려가 컸고, 전력 소모율 역시 WD 퍼플은 경쟁사 제품 대비 45% 나은 효율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WD는 퍼플 시리즈를 출시하며 제품의 선택을 돕는 부가적인 웹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WD는이용할 카메라의 수나 동영상의 해상도, 사용 기간 등을 입력하면 해당 사용자에게 적합한 HDD의 용량 및 제품의 모델명을 소개해주는 용량 계산기 및 제품 선택기, 그리고 WD의 제품과 호환되는 보안 솔루션의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WD 퍼플 시리즈 향후 보안 솔루션 시장을 공략할 WD의 주력 제품이 될 예정이지만, 최대 64대의 카메라를 지원하는 'WD Se'는 중견기업용 보안 솔루션에, 그리고 대수 무제한의 카메라를 지원하는 'WD Re'는 대기업용 보안 솔루션용 HDD로 공급할 것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기존의 하드웨어에 새롭게 튜닝된 펌웨어 결합해
이날 출시된 WD 퍼플 시리즈의 가격은 4TB 제품 기준으로 미화 199달러 99센트다. 기존에 팔리던 일반 HDD인 WD 블루 시리즈 보다는 비싸지만 NAS 전용 HDD인 WD RED 시리즈 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참고로 WD 퍼플을 출시하기 전에 WD는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기기용 HDD로 개발된 AV-GP 시리즈를 보안 솔루션용 시장에 주력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WD 퍼플은 AV-GP 시리즈의 소프트웨어(펌웨어)에 개선을 거쳐 보안 솔루션 전용으로 최적화 한 제품으로, 하드웨어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으나, 올프레임 기술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이 다수 투입되어 실제로 사용해 보면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WD의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