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4일, 노키아가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그들이 생각하는 향후 비전에 대해서 설명했다. 최근 노키아는 모바일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에 판매하고, 나머지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체제로 변화했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을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아니, 알 수가 없었다. 워낙 모바일 사업 규모가 컸기에 '이제 노키아는 망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노키아가 리브랜딩에 나선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키아는 아직 건재하다. 오히려 계속 적자를 내던 모바일 사업부를 정리하고, 잘 할 수 있는 사업부를 키워 흑자로 전환한 상태다.
LTE-A 다음은 3밴드 LTE-A
노키아에서 전사 홍보를 총괄하고 있는 '마이자 타이미(Maija Taimi)'에 이어, 노키아 네트웍스에서 모바일 브로드밴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카이 사하라(Kai Sahala)'가 회의실로 들어섰다. 그는 "현재 노키아에서 모바일 브로드밴드를 담당하고 있다. 가끔 노키아 네트웍스는 무슨 회사냐라고 질문한다. 그럴 때 이렇게 대답한다. '사용자가 인터넷을 이용할 때 필요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라고. 네트워크 망 관리부터 서비스 관리, 기지국 구축, 클라우드 서비스, 네트워크 위착 서비스 등 노키아 네트웍스는 수많은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우리는 지금 모바일 시대에 살고 있다. 증가하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 문제는 트래픽의 증가다. 향후 2020년에는 트래픽이 지금의 1,000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트래픽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네트워크 장비보다 효율은 10배 높고, 스펙트럼(주파수)도 10배 넘게 보유해야 하며, 기지국 장비도 10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 아마 이 모든 것들을 갖춰야 저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무선이동통신 방식, 그러니까 모바일 브로드밴드는 4G LTE를 사용 중이다. 20년 전에는 GSM을 사용했다. 당시 전송속도는 불과 200Kbps 정도. 사실 GSM은 데이터 전송이 아니라 음성통화에 중점을 두었기에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리고 3G에 이르러, 음성과 데이터, 영상통화에 집중한 기술이다. 지금의 LTE가 집중하는 것은 바로 '데이터'다.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느냐가 개발 단계부터 핵심 사항이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LTE를 자주 언급한다. 과거 GSM과 3G 이동통신은 이정도로 자주 언급하지 않았다. 이유는 하나다. LTE는 이전과 달리 모바일 브로드밴드 방식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을 바꿔놌기 때문이다. LTE는 지금까지 모바일 브로드밴드 기술이 하지 못한 '글로벌 표준화'를 이뤄냈다. 3G도 이를 표방했지만, WCDMA와 CDMA2000으로 나뉘어서 사용됐다. 반면, LTE는 현재 전세계에서 300개 이상의 이동통신사와 3억 이상의 사용자가 이용 중이다. 특히, 한국은 LTE 시장의 세계 최대 선두주자다."
"현재 전세계 모바일 브로드밴드에서 발생하는 트래픽량을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다. 전세계 트래픽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미 올해 트래픽량은 작년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를 대비할 수 있는 모바일 브로드밴드가 필요하다. 아직은 LTE가 유일한 대안이다. 전세계에서 대부분의 LTE 가입자는 한국, 중국, 미국, 일본에 집중되어 있다. LTE 10대 이동통신사 모두 해당 지역에 위치한다. 이 10대 LTE 이동통신사 중 9개 업체에 노키아 네트웍스가 네트워크 장비를 제공 중이다. 특히, 한국은 LTE의 다은 기술인 LTE-A로 전환 중인데, 우리 노키아 네트웍스의 기술과 장비를 이용 중이다. "
"지금의 LTE-A는 20MHz 대역폭 주파수 2개를 묶어 최대 300Mbps 전송속도를 지원한다. 한국은 아직 이 단계는 아니고 20Mhz 대역폭에 10MHz 대역폭을 추가한 225Mbps 전송속도의 LTE-A를 상용화 중이다. LTE-A 다음은 3밴드 LTE-A이다. 아마 내년 정도면 3밴드 LTE-A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출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기술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다만,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없는 상태다. 3밴드 LTE-A는 20MHz 대역폭 주파수 3개를 묶어 최대 전송속도는 450Mbps에 달한다. 아마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도입할 것이다. 현재 3개 이동통신사 모두 이를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중국 TD-LTE 시장도 노린다
"현재 대부분의 LTE는 다운로드와 업로드에 각각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FDD-LTE 즉, 주파수 분할 방식이다. 하지만 중국은 같은 주파수에서 시간차를 두고 다운로드와 업로드를 제공하는 TDD-LTE 즉, 시분할 방식으로 LTE를 준비했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주도하고 있으며, 자국 내에서 TD-LTE라는 상표로 홍보 중이다. TDD-LTE 시장은 빠르게 FDD-LTE 시장을 따라잡고 있다. 북경, 상해, 광주 등 18개 도시에서 TDD-LTE를 서비스 중이다. 북경은 지난 7월부터 이를 서비스 중이다. 모바일 기술은 전세계 표준이 필수로 TDD-LTE는 중국 이외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러시아, 인도 등도 TDD-LTE를 도입하고, 사용 중이다. 현재 노키아는 총 46건의 TDD-LTE 계약을 성사시켰다. 중국 차이나모바일과도 거래 중이며, 미국 스프린트와도 거래 중이다."
노키아의 다양한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
"LTE 기반 모바일 네트워크 관련 사업만을 하는 것도 아니다. 선진국들은 계속해서 LTE를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도 GSM이나 3G를 필요로 하는 국가가 많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싱글 랜(Single RAN)장비를 구축했다. 어떤 방식의 이동통신을 사용하던 간에 하나의 하드웨어로 지원하는 것이다. 따로 부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다. GSM, 3G, FDD-LTE, TDD-LTE 등 다양한 이동통신 방식을 지원한다. 다른 경쟁사는 따라오기 힘든 기술이다. 노키아의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는 기존 장비와 비교해 작고, 튼튼하며, 에너지 효율성도 높다. 부품을 바꾸지 않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다양한 이동통신 방식을 지원한다."
"센트럴라이즈드 랜(Centralized RAN)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은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등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 발생하는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했다. 평소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 데이터를 이용한다.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등 대부분 다운로드 작업이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는 다운로드 만큼 업로드도 늘어난다. 콘서트장에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으로 올리고, 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리는 등 업로드 작업이 증가한다. 그리고 이 업로드는 다운로드에 비해 혼간섭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난다. 만약 8만 명 정도가 한곳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거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마치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면 소리가 몰려서 들리는 것과 비슷하다. 이럴 때는 여러 곳에서 오는 신호를 각 위치별로 세분화해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술이 센트럴라이즈드 랜 기술이다. 노키아만 보유하고 있다. 특히, 따로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하거나 하드웨어를 바꾸지 않고,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하면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최근 LG유플러스와 함께 부산 사직구장에서 이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스몰 셀(Small Cell)장비도 노키아의 자랑이다. 과거 이동통신방식에서 LTE로 넘어오면서 이동통신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점점 작은 크기의 스몰 셀이다. 매크로 셀(Macro Cell)즉, 큰 기지국도 필요하지만, 이 기지국 하나만으로 몰리는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스몰 셀을 해당 지역에 추가 설치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기지국 신호가 약한 곳에 설치하는 용도였지만, LTE 이후 스몰 셀은 매크로 셀을 보완하는 장비로 많이 구축하고 있다. 특히, 트래픽이 많이 늘어나는 지역은 셀(하나의 기지국이 담당하는 연결 지역)을 작게 만들어 캐퍼시티(용량)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 스몰 셀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 5G 모바일 네트워크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5G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초고밀도망이다. 이를 구현하기에 필요한 것이 스몰셀아다. 또한, 기존 매크로 셀과 같은 성능의 스몰 셀이 필요하다.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매크로셀과 똑같은 기능의 스몰셀을 구현했다. 그냥 크기만 작은 매크로 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재 경쟁사 대비 가장 작고 높은 성능의 스몰 셀을 보유 중이다."
"수천 개의 스몰 셀을 쉽게 제어하는, 여러 스몰 셀을 모아서 마치 1개의 기지국처럼 운용하는 기술도 보유 중이다. 보다 관리하기 쉽고, 용이하며,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다.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아, 크기가 작지만 LTE-A와 4X4 MIMO도 지원한다.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도시의 경우 매트로 셀보다 스몰 셀을 여러 개 설치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노키아 네트웍스의 장비는 기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설치할 수 있다. 장비 가격도 저렴하고 구축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리퀴드 애플리케이션(Liquid Application)기술도 있다. 리퀴드 애플리케이션은 네트워크 장비, 그러니까 기지국이 서버의 일부 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을 설치한 장비다. 이렇게 설치한 장비를 통해 많은 사람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기지국에서 일부 커버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파리 에펠탑 주변에서는 아무래도 에펠탑에 관련된 내용을 검색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동영상도 에펠탑 관련을 자주 검색해 볼 것이고. 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기지국이 서버 역할을 해 삐르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만큼 사용자는 원하는 콘텐츠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얼마 전, 부산에서 불꽃 축제를 진행할 때 150만 명이 인근에 몰렸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인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서 우리 노키아 장비를 사용해 LTE 서비스를 아무 문제 없이 제공했다. 노키아는 기술을 바탕으로 퀄리티 즉, 고품질을 추구한다. 우리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노키아를 LTE 네트워크 관련 시장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Leader'로 평가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은 노키아 네트웍스의 가장 큰 자부심이다. 현재 노키아의 고객사는 400개 이상이고, 각 고객사의 총 사용자 수는 40억 명 정도다. LTE 관련 고객사는 한국의 이동통신사를 포함해 148개에 이른다. 앞으로도 노키아 네트웍스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카이 사하라는 발표하는 내내 노키아의 기술력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이렇게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노키아를 지탱하는 핵심 사업부가 바로 노키아 네트웍스다.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이 있었기에 지금의 노키아가 존속할 수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크워크를 바탕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노키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글 / 핀란드 에스푸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