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프로세서는 흔히들 가격대비 성능이 장점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업계 1위인 인텔 제품에 비해 동급 제품을 살짝 싼 가격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다만, 요즘은 PC시장의 활기가 예전만 못하다. 이 때문인지 인지도가 떨어지는 AMD 기반의 PC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줄어들었다. AMD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제품군을 강화한다.
28일, AMD코리아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용 시스템에 최적화된 신형 APU(CPU와 GPU의 통합프로세서)인 AMD PRO A 시리즈(A-Serise)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AMD 본사의 아디탸 카풀(Aditya Kapoor) 디렉터는 "최근 AMD가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다소 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용 시장의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며 이는 "기업용 PC 시장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것은 레노버나 HP, 삼성과 같은 주요 PC 제조사들 역시 동의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용 신규 브랜드 'AMD PRO' 긴 교체주기가 특징
이날 소개된 AMD PRO A시리즈는 기업 전용의 프로세서 브랜드로 새로 출범한 것이다. 기존의 일반 소비자용 AMD A시리즈와 동일한 카베리(Kaveri) 아키텍처를 이용하지만, 기업용 환경에 최적화하는 등의 차별화가 가해진 것이 특징이다.
이날 소개된 AMD PRO A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교체 주기가 24개월 정도로 긴 것이 특징이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대개 12개월 주기로 신제품이 출시되는데, 기업용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 점이 단점이라는 AMD의 설명이다. PC 교체의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새로운 이용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것.
긴 교체주기에 적합하도록 프로세서의 내구성 역시 향상, 일반 소비자용 대비 2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생산하며 제조사 대상 3년의 보증 기간을 제공하는 것도 AMD PRO A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AMD는 강조했다.
최근의 기업용 PC의 경향에 맞춘 그래픽 성능의 우위 강조
기존 APU와 마찬가지로 우수한 그래픽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AMD PRO A 시리즈의 특징이다. 기존의 기업용 PC에서는 그래픽 성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이나 다채로운 UI 구현을 위해 기업용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서도 그래픽 성능을 중시하게 되었으며, 이 점에서 AMD APU는 경쟁사 프로세서 대비 이점을 가진다.
사실 AMD 프로세서의 일반 연산 능력은 인텔 프로세서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만, 우수한 GPU를 내장하고 있다는 APU의 장점을 살려,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AMD의 주장이다. 이날 AMD는 벤치마킹 자료를 공개하며 AMD PRO A10-7850B, A8-7600B, A6-7400B, A4-7350B 등은 경쟁제품인 인텔의 코어 i5-4690, 코어 i3-4360, 펜티엄 G3450, G3240 등에 비해 최대 3.3배의 그래픽 성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그 외에 AMD 카베리 아키텍처의 특징인 소프트웨어 가속 기능을 이용하면 포토샵CC, 리브레오피스와 같은 사무용 소프트웨어에서 50~81%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AMD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반 소비자용 PC는 윈도8.1을 주로 탑재하지만, 기업에서는 아직도 구형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배려, AMD PRO A 시리즈는 윈도7 환경에서 많은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점도 밝혔다.
내구성과 가격경쟁력이 특징인 HP 엘리트북 700 노트북 시리즈
이날 행사에서는 AMD PRO A 시리즈 프로세서 기반의 기업용 PC 제품도 공개되었다. HP의 노트북인 엘리트북 700 시리즈(725, 745, 755)를 소개했다. 이 제푼은 기존의 800 시리즈(인텔 기반)와 대등한 성능을 발휘하지만 AMD 프로세서 탑재로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 외에 기업용 제품으로서는 드물게 터치스크린과 윈도 8.1을 지원하며, 미국방성 기준을 통과한 높은 내구성이 특징이다. 그리고 기업 환경에 적합하도록 암호화, 지문인식과 같은 보안 관련 기능도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확장성과 보안성 강조한 레노버 싱크센터 M78 데스크탑
레노버 역시 AMD PRO A 시리즈 기반의 기업용 데스크탑을 소개했다. 이날 소개된 레노버의 싱크센터(Thinkcentre) M79 데스크탑은 기존 M78(AMD 리치랜드 기반)의 후속모델이며, 표준 사이즈의 제품 외에 공간 활용성이 높은 슬림형 제품도 함께 출시된다.
본 제품은 구형 장비와의 호환성이 높은 PCI 슬롯, HDD와 SSD의 특성을 함께 갖춘 SSHD를 탑재했으며, 802.11ac 기반의 신형 무선랜도 지원한다. 보안 관련 기능도 향상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제외한 USB 장치만 차단해 보안성을 높이는 USB 프로텍션(USB protection) 기능, 그리고 암호화 및 지문 인식 기능이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발표된 AMD PRO A 시리즈는 기업용 PC의 특성에 맞춘 긴 교체주기 및 높은 내구성, 그리고 관리 및 보안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일반 소비자 대상으론 판매하지 않으며, PC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한 OEM 공급에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다만, 기본적인 성능 면에서는 기존에 일반 소비자용으로 출시된 카베리 기반 A시리즈 APU와 성능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 점, 그리고 HP와 레노버 외에 다른 PC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점은 아쉽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기업용 시장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고자 하는 AMD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