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수단이 너무 많다. TV나 PC용 모니터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혹은 휴대용 게임기에도 영화를 구동하는 기능이 달린다. 이렇게 다양한 기기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는 얼마나 '제대로' 영화를 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업체들이 가정용 프로젝터의 보급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도 바로 이것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TV, 모니터를 쓰더라도 100인치급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프로젝터의 현장감은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DLP 프로젝터 시장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벤큐(BenQ) 역시 일반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홈씨어터용 프로젝터를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다. W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12월 4일, 벤큐의 한국지사인 벤큐코리아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존 W 시리즈를 개선한 플HD급 3D 프로젝터인 W+ 시리즈(W1070+, W1080ST+)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벤큐코리아의 소윤석 지사장은 2013년 자사에서 출시한 W1070이 풀HD 2000안시 프로젝터 부분에서 41%의 점유율로 한국 시장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며 이를 개선한 W+ 시리즈 역시 거실용 프로젝터로 높은 인기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1.5m 거리에서도 100인치, 측면에 설치해도 정상 화면 볼 수 있어
뒤 이어 벤큐 W1070+와 W1080ST+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이어졌다. W+ 시리즈의 가장 눈에 띄는 개선점이라면 설치 편의성의 향상이다. 2D 키스톤 기능의 탑재로 인해 정면뿐 아니라 측면에 설치한 상태에서도 정상적인 화면을 볼 수 있으며, 수직 렌즈 시프트 기능을 추가, 드라이버를 이용해 영상의 높이를 간단히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좁은 공간에서 주로 이용하는 가정의 환경을 고려, W1070+의 경우 1.5미터, W1080ST+는 2.5미터의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 100인치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그 외에 MHL 기능을 갖춘 HDMI 포트를 탑재, 별도의 전원 연결 없이 1개의 케이블을 연결해 스마트폰의 영상을 프로젝터로 간단히 출력할 수 있게 되었으며, 별도로 판매되는 와이파이 동글을 장착하면 무선을 통해 스마트폰의 영상을 프로젝터로 전송할 수도 있다.
초보자를 위한 개선된 인터페이스, 입체음향 구현하는 내장 스피커
그 외에 프로젝터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한 인터페이스 개선도 이루어졌다. 자동 입력 검색 기능을 통해 기기를 연결하면 수동 모드 전환 없이 화면을 볼 수 있으며, 처음 기기를 이용할 때 화면의 설명을 보면서 따라 하기만 하면 설치가 완료되는 4단계의 안내 인터페이스, 그리고 화면을 직접 보면서 각종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초보자용 화면 인터페이스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사운드 부분의 강화 역시 벤큐에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별도의 외부 오디오 시스템 없이 홈 시네마 환경을 구성하는 사용자를 위해 프로젝터 내에 10W의 고출력 챔버 스피커를 탑재, 간단히 서라운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경쟁사 제품과 직접 비교하며 명확한 화면을 강조
여러 가지로 이전 모델보다 개선된 W+ 시리즈이지만 그 중에서도 이날 벤큐는 영상 품질의 우수성을 가장 강조했다. 특히 DLP 프로젝터 특유의 높은 명암비가 이번 모델에서는 더욱 향상되었다(명암비가 높을수록 어두운 배경에서도 물체의 형상을 명확히 볼 수 있다).
벤큐의 발표에 따르면, 경쟁사 제품이 100~200 : 1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는 정적 명암비(ANSI 기준)가 W+ 시리즈에선 500 : 1 이상으로 구현했다고 한다. 참고로 상당수 제조사에서는 수치를 강조하기 위해 동적 명암비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효용성이 높지 않은데다 이를 최대로 구현하려면 색감이 왜곡되는 경우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벤큐 W+ 시리즈의 화질을 강조하기 위해 벤큐 W1070+와 경쟁사 제품(엡손 EH-TW5200으로 추정)과의 비교 시연도 이루어졌다. 이날 발표된 벤큐 W1070+은 2014년 12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130만원대, W1080ST+는 150만원대에 팔라고 있다. 두 제품은 2,200 안시루멘의 밝기 및 풀HD급 해상도, 그리고 MHL 기능 등 전반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지만, 최대로 표현할 수 있는 화면의 크기와 초점거리, 그리고 줌 배율 등에서 약간 W1080ST+가 우세하다.
한편, 그 외에 행사장 한 켠에는 벤큐코리아에서 PC방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보급을 진행하고 있는 게이밍 모니터인 XL 시리즈(XL2720Z Eye-Care, XL2411Z Eye-Care)의 시연대가 마련되기도 했으며, 최근 출시된 32인치 WQHD(2,560 x 1,440) 모니터인 BL3200PT Eye-Care)도 전시되어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제품 발표회 취재를 하다 보면 주최측에서 종종 자사의 제품을 경쟁사 제품과 직접 비교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참 재미있는 것은 이날 벤큐에서 지적한 경쟁사(엡손) 역시 예전 제품 발표회 중에 벤큐 제품을 지목하며 비교 시연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교 시연은 제품의 성능차이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긴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의도적으로 자사 제품에게 유리한 상황을 연출하거나, 반대로 경쟁사 제품의 설정을 불리하게 조정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벤큐 관계자에게 넌지시 그 점을 물어보니 일부러 경쟁사 제품의 영상 설정을 불리하게 바꾸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답하긴 했다.
기자가 보기에도 딱히 그런 정황은 보이지 않았다. 기자가 직접 본 느낌으로는 벤큐 W+의 영상이 좀 더 색채 구분이 확실하고 오브젝트의 윤곽이 상대적으로 선명한 편이긴 했지만, 경쟁사 제품 역시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화질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시장 전반의 기술력이 상향평준화 된 상태에서 자사 제품을 차별화하고자 고심하는 업체들의 고충이 느껴진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