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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통령 타고 크롬캐스트도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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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일용 기자] 구글 크롬캐스트가 공개된지 약 1년 반, 국내에 출시된지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OTT 기기의 선두주자인 크롬캐스트는 그동안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을까. 구글코리아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크롬캐스트의 성과와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들려줬다.

구글 크롬캐스트<크롬캐스트와 뽀로로의 만남을 강조하고 있는 구글 김현유 상무>

크롬캐스트는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다. 출시된지 하루 만에 미국 아마존 홈페이지와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매진됐고, 아마존 가전제품 카테고리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4년 한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의 제품이 판매됐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G마켓 전체 판매량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렇게 인기를 끄는 걸까. 크롬캐스트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서 보던 영화, 유튜브 영상, 음악 등을 대화면 TV에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다.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거실과 안방의 TV 화면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설치도 쉽고 간단하다. HDMI 단자가 있는 TV에 꽂고 와이파이에 연결한 후 스마트폰을 크롬캐스트에 연결하면 된다.

모바일 기기에서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앱(유튜브, 구글 플레이 무비, 티빙, 호핀, KBS TV)을 실행하고 영상을 재생한 후 캐스트 버튼을 누르면 TV에서 바로 해당 콘텐츠가 재생된다. 재생, 정지, 음량 조절 등 콘텐츠 감상에 필수적인 작업은 같은 와이파이에 접속한 모바일 기기에서 할 수 있다. 모바일 기기가 만능 리모콘이 되는 것. 크롬캐스트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과 연결할 수도 있다.

얼핏 보면 스마트폰 화면을 TV에 띄워주는 미라캐스트와 별 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미라캐스트는 콘텐츠를 모바일 기기에서 TV로 전송해주는 것이지만, 크롬캐스트는 클라우드 저장소에서 있는 콘텐츠를 TV로 전송해주는 것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때문에 TV로 동영상을 감상하면서 (리모콘이 된)모바일 기기로 다른 작업을 해도 콘텐츠를 재생하는 데 아무런 영향이 없다. 때문에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미러링과 유사한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사실이다. 윈도, OS X, 리눅스에 크롬 웹 브라우저를 설치하면 해당 화면을 TV로 송출할 수 있다. 웹 페이지를 큰 화면에서 보거나, 프레젠테이션 등을 진행할 때 유용하다.

크롬캐스트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뷰] 크롬캐스트, 큰 화면을 원하는 당신을 위한 스트리밍 기기(http://it.donga.com/18158/)' 기사를 참고하자.

구글 크롬캐스트

뽀통령과 함께 국내보급 박차

이러한 크롬캐스트 판매량이 최근 국내에서 급증했다.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통령(뽀로로+대통령)' 덕분이다. EBS에서만 볼 수 있던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뽀로로TV 앱을 통해 크롬캐스트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것이 주효했다. 많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 위해 크롬캐스트를 구매했다. 구글코리아와 하이마트도 크롬캐스트를 구매하면 뽀로로TV 시청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뽀통령의 인기에 편승했다. IT기기의 핵심은 콘텐츠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다.

구글 크롬캐스트 아시아태평양 총괄 김현유 상무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뽀로로 프로모션 이후 크롬캐스트의 국내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앱 지원도 대폭 늘어나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앱도 크게 늘어났다. 6,000명 이상의 전세계 개발자가 1만 개 이상의 크롬캐스트 지원 앱을 출시한 상태다. 물론 국내에서도 대폭 증가했다. 출시 초기에는 구글 플레이 무비, 유튜브, 티빙, 호핀 등 구글과 구글의 전략적 파트너가 개발한 앱만 있었지만, 이제는 KBS뉴스, 뽀로로TV, 아프리카TV 등 여러 동영상 콘텐츠 사업자가 크롬캐스트를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폴라리스 오피스 같은 문서 작성 앱도 크롬캐스트를 통해 화면을 TV로 송출할 수 있다.

크롬캐스트의 확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기존에는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웹 페이지 미러링처럼 감상 위주의 콘텐츠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제 게임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콘텐츠도 지원한다. 구글은 지난 11월 크롬캐스트를 게임 앱에 접목할 수 있도록 API를 공개했다. 이 API를 활용해 개발된 대표적인 게임이 UBI소프트의 '저스트 댄스 나우'다. TV의 대화면으로 춤을 보여준 후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이 춤을 따라하는 게임이다. 스마트폰으로 움직임을 인식해 사용자가 얼마나 제대로 춤을 따라 했는지 평가한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모여 가볍게 즐기고 싶을 때 적합한 게임이다.

김 상무는 "한국의 우수한 개발자들이 크롬캐스트 API를 활용해 다양한 크롬캐스트 게임을 개발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구글 크롬캐스트<크롬캐스트용 게임 '저스트 댄스 나우'를 즐기는 모습>

2세대 계획은 아직 없다, 1세대 지원에 최선 다할 것

크롬캐스트는 풀HD 해상도(1,920x1,080) 30프레임의 영상을 송출할 수 있다. 일반적인 콘텐츠를 재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UHD 해상도(3,840x2,160, 4K)의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지금 사양면에서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 4K를 지원하는 크롬캐스트 2세대 제품은 언제 출시되는 걸까? 최소한 올해는 아닐 것 같다. 구글은 2세대 계획은 아직 없다며, 1세대 크롬캐스트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상무는 "1세대 크롬캐스트도 성능면에서 뒤떨어질 것이 전혀 없다"며, "2세대 크롬캐스트는 언젠간 출시되겠지만, 지금은 2세대 계획보다는 1세대 크롬캐스트 지원에 더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크롬캐스트는 출시 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이, 최근에는 바탕화면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과 와이파이에 연결하지 않아도 크롬캐스트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특히 와이파이 없이 크롬캐스트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 놀랍다. 지인(친척, 친구)이 집에 방문할 경우 크롬캐스트가 지인의 스마트폰을 자동으로 인식한 다음 지인이 구매한 콘텐츠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와이파이 없이스마트폰을 인식할 수 있는 비결은 초음파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음파를 활용해 크롬캐스트와 지인의 스마트폰(와이파이에 연결되지 않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것이다.

크롬캐스트의 영역은 영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CES 2015에서 LG전자, 소니, 데논 등 가전 오디오 업체와 손잡고 크롬캐스트와 연결할 수 있는 무선 스피커를 출시하는 등 음악 재생 분야에도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싸다고 덥석 물고,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곤란

크롬캐스트의 가격은 고작 4만 9,900원(그러니까 사실 5만 원)에 불과하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혹해 '한 번 구매해볼까' 생각해볼 만하다. 구글이 밝힌 수치에 따르면 작년 크롬캐스트의 판매량은 1,000만 대가 넘고, 출시된 이후 콘텐츠 총 재생회수(캐스트 버튼을 누른 회수)는 10억 회에 이른다. 수치만 놓고보면 어마어마하지만, 크롬캐스트 한 대에서 콘텐츠가 재생된 회수를 구하면 1대당 100회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이는 제작년 판매량은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제작년 판매량까지 감안하면 1대당 콘텐츠 재생회수는 더욱 줄어든다. 많은 사용자가 크롬캐스트를 구매한 후 제품을 그리 열심히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구글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 상무는 "사용자들이 크롬캐스트를 활용해 재생하는 콘텐츠는 영화, 드라마 같은 재생시간이 긴 콘텐츠가 대부분"이라며, "사용자들이 캐스트 버튼을 얼마나 많이 눌렀냐보다는 크롬캐스트를 통해 얼마나 오래 콘텐츠를 감상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각건대 현재 크롬캐스트에는 한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 크롬캐스트의 폭발적인 판매량 뒤에 가려진 '크롬캐스트의 실제 사용량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는 문제다. 구글에겐 한 가지 숙제가 주어졌다.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다양한 부가기능을 제공해 크롬캐스트를 잊고 지내던 사용자가 '내 TV 뒤에 크롬캐스트가 꽂혀 있었지'라고 다시 떠올리게 해야 하는 숙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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