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오는 2015년 2월 12일, 요코하마에서 일본 최대 규모의 카메라 전시회 'CP+ 2015'가 열렸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공협회(Camera & Imaging Products Association, CIPA)가 주관하는 국제 행사로, 오는 15일까지 캐논, 니콘, 소니, 올림푸스 등 주요 카메라 기업 및 카메라 주변기기(액세서리)기업 등을 포함해 100여개 기업이 올 한해 출시할 핵심 제품을 선보인다.
지난해 행사 기간에는 3일간의 폭설에도 불구하고 4만 2,000여 명이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를 거듭할 수록 가족단위 관람객과 여성 관람객이 증가하고 있어, 카메라 애호가만이 아닌 국민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올해 행사는 "초점을 맞춰라! 영감은 프레임 너머에 있다"라는 주제로 열리며,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전망이다.
파나소닉은 이번 행사에서 자사의 카메라 제품군을 전시하고, 체험공간을 마련함과 동시에 얼마 전 선보인 스마트폰 '루믹스 DMC-CM1'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왜 카메라 전시회에 스마트폰을 전시하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제품을 실제로 접해보면 이런 의문이 한 번에 풀린다.
DMC- CM1은 라이카 렌즈와 1인치 이미지 센서를를 탑재해 카메라 기능을 극대화한 스마트폰이다.
제품 외부에 셔터 버튼과 카메라 전환 버튼이 있어서 손쉽게 촬영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일반 스마트폰은 사진을 찍기 위해 화면을 켜고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야 하지만, 이 제품은 카메라 버튼을 움직이기만 하면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곧장 카메라 앱이 실행된다.
카매라 엡은 일반 스마트폰 앱과 비교했을 때 기능이 다양하고 충실하다. 예를 들어 화질과 해상도 조절이 일반 디지털 카메라 수준 만큼 다양하고, 촬영 모드도 A, S, M 등의 방식과 각종 프리셋을 지원한다. 마치 파나소닉 디지털 카메라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렌즈에는 수동 조작할 수 있는 '조절링'도 있다. 이 링은 모드에 따라 다양한 조작 기능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자동 모드에서는 줌인/아웃을 할 수 있으며, S 모드에서는 셔터속도를, A 모드에서는 조리개를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외부에서 조작하기 때문에 조작 속도도 빠르다.
카메라로서의 성능은 아주 우수하다. 1인치 크기의 2,01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제법 화질이 좋은 사진 결과물을 낸다. 참고로 일반 스마트폰은 보통 1/3인치 이미지 센서를, 카메라 기능을 특화한 일부 스마트폰은 1/2.3인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 바꿔 말하면 루믹스 DMC-CM1은 4배 큰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 이미지 센서가 크면 사진의 밝기나 해상력 그리고 피사계 심도 표현 등에서 유리하다. ISO 감도는 최대 25600까지 설정할 수 있다.
렌즈 역시 조리개 개방 값이 F2.8인 라이카 DC 엘마리트 렌즈를 적용했으며, 광학 2배 줌을 지원한다. 실제로 사진을 촬영하고 결과물을 보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품질이 훌륭하다. 특히 일반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기 어려운 아웃 포커싱(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촬영 기법, 이미지 센서가 크거나 조리개를 많이 열수록 이 효과가 커진다)사진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서 성능도 준수하다. 퀄컴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2.3GHz)와 2GB 메모리를 갖췄으며, 안드로이드 4.4(킷캣)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UHD 동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내장 메모리는 16GB로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최대 128GB까지 인식하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갖춰 다양한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다. 화면 크기는 4.7인치며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다.
실제로 안투투 벤치마크를 설치해 성능을 확인해보니 LG G3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다만 현장에서 사용해본 제품은 안정성이 비교적 떨어졌으며 발열도 조금 있었다. 여러 사람이 체험하느라 제품에 과부하가 걸린 모양이다.
필자가 현장에서 직접 사용해보니 마치 하이엔트 콤팩트 카메라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주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제품이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해 무겁다. 몸체가 금속 재질로 만들어져 견고하지만 그만큼 무게도 있다. 특히 금속 재질은 플라스틱과 비교해 열이 빨리 식지 않는 편이다. 튀어나온 렌즈 역시 주머니에 넣기 불편하다. '카툭튀' 수준이 아니라 '렌툭튀'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가격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으로, 899유로(약 113만 원, 참고로 아이폰6플러스 128GB 출고가는 118만 원)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비싸지만, 독특한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카메라 애호가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가격이다. 아쉽지만 한국 출시 불투명하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