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동영상 광고를 송출하는 플랫폼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TV다. 2014년 월드컵 당시 미국 내 2,700만 명 이상이, 소치 동계 올림픽 당시 미국내 4,300만 명 이상이 TV를 시청했다. 그런데 글로벌 서비스 중인 소셜 게임에 동영상 광고를 넣는다면 약 3,800만 명이 광고를 시청하게 된다. 게다가 월드컵이나 올림픽의 경우 4년마다 치뤄지지만, 소셜 게임은 매일 사용자 손에서 실행된다.
2015년 9월 15일, 벙글 코리아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서비스 및 국내 전략을 소개했다. 벙글은 동영상 광고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 앱 내 동영상광고 배치 기술 및 사용자 맞춤형 광고 운영을 통한 마케팅을 지원하고 앱 개발사의 수익화 및 시장 진출을 돕는다.
벙글을 통한 광고의 특징은 사용자의 게임 진행을 방해하지 않고, 게임 안에 녹아들어간 점이다. 사용자가 게임을 하다 해당 레벨을 실패하면, 15초에서 30초의 동영상 광고를 1회 시청하고 게임을 이어할 수 있다. 인 앱 결제로 구매한 아이템 등 추가적인 결제가 필요 없다. 앱 개발사 역시 인 앱 결제 및 유료 앱 판매 대신 광고 삽입을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얻을 수 있다.
이날 한국을 찾은 벙글 제인 재퍼(Zain Jaffer) CEO는 "벙글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가장 큰 이유는 동영상 광고를 제공하는 데 있어 한국은 아주 좋은 사업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인은 새로운 IT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특히 강남역에서 판교역 구간의 지하철 통로에 배치된 동영상 광고 처럼 새로운 기술에 관한 개발과 수용이 빠른 나라이기 때문에 벙글 플랫폼이 빠르게 정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인 재퍼 CEO가 말하는 벙글의 차별화는 다음과 같다. 우선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광고 시스템이다. 게임 중간에 광고가 삽입되는 방식이 아닌, 게임이 끝났을 때 광고를 보여 줘 사용자 경험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으며, 광고를 보는 것 역시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벙글이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맞는 광고를 내보내 사용자의 거부감을 줄이고 광고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평소 스마트폰 소리를 끄고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소리 없이 자막 등을 위주로 한 광고를 내보낸다. 모바일 환경에 맞게 와이파이를 통한 프리캐싱 등으로 사용자 데이터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벙글은 영국 런던에 '콘텐츠 연구소'를 두고 동영상 앱에 맞는 광고를 직접 제작한다. 앱 하나의 광고를 여러 버전으로 제작하고, 여기에 자체적으로 분석한 사용자 데이터베이스와 닐슨 리서치 등의 조사기관의 자료를 더해 각 사용자에게 맞는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제인 재퍼 CEO는 "우리는 두 사람이 같은 광고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벙글에 따르면 현재 벙글 플랫폼을 사용하는 앱은 약 1만 2,000개며, 이를 통해 확보한 사용자는 1억 6,000만 명에 이른다. 대부분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앱으로, 이를 통해 특정 국가뿐만 아니라 해당 앱을 설치할 수 있는 모든 국가에 광고를 배포할 수 있는 셈이다. 광고주 역시 이베이, 킹, P&G, 구글, 넷마블 게임즈, 수퍼셀 등 이 있으며, 스타트업 등 중소 규모의 앱 개발사도 앱만 좋으면 이런 기업의 광고를 자신의 앱에 삽입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한국 지사를 설립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대규모 앱 개발사의 경우 벙글 플랫폼에 자사의 앱 광고를 실으면 전세계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유명 앱을 통해 자사의 앱을 홍보할 수 있게 된다. 스타트업 및 중소 규모 개발사는 수익 모델을 쉽게 마련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벙글 코리아는 지난 7월 20일부터 벙글 챔피언즈(Vungle Champions)라는 이름의 앱 공모전을 진행해, 게임 앱 1종과 비게임 앱 1종 등 총 2종을 선정해 각각 5만 달러의 상금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앱 수익화 컨설팅 및 콘텐츠 연구소를 통한 동영상 광고 무료 제작 등도 지원한다. 공모전에 참가한 63개의 앱 중 15개는 이미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으며, 한 앱은 1개월간 1만 달러 상당의 광고 수익을 내기도 했다.
대규모 광고주를 위한 '프리미엄 마켓'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광고주가 사용자의 반응이 높은 앱을 선택해 즉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로, 해당 앱이 언제 출시됐는지, 새로운 사용자는 얼마나 늘어났는지 등의 정보를 광고주에게 제공한다. 또한, 벙글 자체 데이터와 닐슨 리서치의 데이터를 이용해 해당 앱을 주로 이용하는 연령대와 성별 등의 정보는 물론, 앱 내에서 광고를 얼마나 클릭하는지 등의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프리미엄 마켓은 현재 유럽과 미국에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향후 국내에도 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제인 재퍼 대표는 "해외에서 영업을 하면서 한국의 개발사가 만든 앱의 질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해외 광고주들의 관심도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벙글은 한국 앱 개발자와 해외 광고주를 연결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 성공한 개발사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면 벙글이 가진 서구시장에 관한 노하우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