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팔리는 프로젝터는 대부분 성능이 상향 평준화 상태다. 단순히 사양표만 봐선 선택에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벤큐(BenQ)는 '컬러'로 차별화를 하겠다고 나섰다. 8일 벤큐코리아는 베스트 웨스턴 구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어 2016년형 홈씨어터용 풀HD급 DLP 프로젝터인 'W2000'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벤큐코리아의 소윤석 지사장은 벤큐가 세계 100여개국에서 22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W2000을 비롯한 고화질 제품을 계속 출시해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벤큐 W2000, 원본 컬러 그대로 재현하는 Rec.709 표준 준수
이날 소개된 벤큐 W2000은 작년에 출시하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W1070+를 한층 발전시킨 제품이다. 1080p 풀HD급 해상도에 2,000안시 루멘의 밝기, 15,000 : 1의 명암비를 비롯한 양호한 기본 사양 외에 현실의 컬러를 그대로 재현하는 HDTV 방송 콘텐츠용 국제 표준인 Rec.709 규격을 준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행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벤큐 아시아태평양 총괄 담당자인 딘 차이(Dean Tsai)는 Rec.709는 기존의 RGB에 화이트 컬러를 추가하고 색 온도까지 표현하는 등, 콘텐츠의 제작자가 의도했던 생생한 컬러를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방송용 풀HD 콘텐츠는 촬영부터 편집, 신호 전송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Rec.709 표준에 의거한 색 대역과 화이트 포인트, 감마 값, 주사율 등으로 제작된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기기 역시 이를 지원해야 콘텐츠 제작자가 의도한 본래의 컬러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다.
벤큐 W2000는 RGB 3분할 컬러 휠 기반의 기존 DLP 프로젝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RGBRGB 6분할 컬러 휠을 탑재하는 등, 컬러 표현능력 향상을 위한 설계를 적용했다. W2000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 컬러테크연구소 소장인 김환 교수는 이날 행사장에서 "정밀 테스트 결과, 벤큐 W2000는 Ret.709 표준의 컬러를 97.4%까지 표현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기존 DLP 프로젝터의 74.1%, LCD 프로젝터의 89%를 확실히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홈 엔터테인먼트 환경에 최적화된 부가 기능도 다수 탑재
그 외에도 벤큐 W2000는 가정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부가기능을 지원한다. 줌 기능과 렌즈 시프트 기능을 탑재해 테이블이나 선반에 설치한 상태에서도 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며, 2.5미터 거리에서 100인치의 화면을 투사 가능해 공간 활용성이 높다.
또한 정면뿐 아니라 측면에서도 투사가 가능하며, 본체에 20W 출력의 스테레오 챔버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별도의 외부 오디오가 없는 사용자도 만족스러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벤큐는 강조했다.
경쟁사 제품과 비교 시연해 보니
한편 이날 행사장에선 벤큐 W2000과 경쟁사의 LCD 프로젝터(엡손 EB-TW6600W로 추정)의 화질을 비교하는 시연도 이루어졌다. 벤큐 W2000는 Ret.709 모드, 비교 제품은 시네마 모드로 설정한 것 외에 다른 설정은 전혀 조정하지 않았다고 벤큐코리아의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시연은 두 제품의 화질을 나란히 비교하면서 가운데에는 벤큐의 전문가용 모니터를 배치해 원본 이미지를 참고할 수 있게 했다. 직접 비교해보니 두 제품 모두 전반적으로 양호한 화질을 구현하는 가운데 벤큐 W2000이 전문가용 모니터와 거의 같은 이미지를 표현한 반면, 비교 제품은 빨간색이 약간 주황색을 띄고 각기 다른 인종의 피부색 구분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등 다소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선 W2000의 자매품인 W1110도 함께 소개되었다. W1110은 W2000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하드웨어 사양을 갖추고 있으면서 Ret.709를 지원하지 않는 보급형 모델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W2000 모델은 100만원대 중반, W1110 모델은 100만원대 초반이 예상된다고 벤큐코리아의 관계자는 전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가장 주목을 끈 행사는 역시 벤큐 W2000과 경쟁 제품과의 화질 비교였다. 사실 이런 행사장에서 이루어지는 경쟁 제품간의 성능 비교는 그다지 신뢰성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제품의 화질 설정 메뉴를 조절해 자사 제품은 최대 화질로, 비교 제품은 낮은 화질로 구동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 벤큐는 두 제품 모두 세부 설정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필자가 행사가 끝날 즈음 각 제품의 세부 설정 메뉴를 직접 확인해 보니 딱히 조작을 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경쟁제품의 화질도 원본 이미지에 비해 일부 색상이 약간 다르게 보이는 것 외에는 그다지 떨어지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정직한 마케팅이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 기자(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