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IT동아 김태우 기자] VR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기기는 이미 시중에 여럿 나와 있지만, 이를 일반인이 직접 제작할 방법은 아직까지 요원했다. LG전자가 MWC 2016에서 공개한 'LG 360 캠'은 누구나 쉽게 VR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
LG 360 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360도 사방을 촬영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전면, 후면에 각각 1개, 총 2개의 카메라를 사용한다. 각 카메라의 시야각은 200도로 촬영 한번에 사방팔방을 모두 담아내게 된다. 그런데도 크기는 한 손에 속 들어오는 정도. 언제 어디서 휴대해 다니며 VR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이다. 화소는 1,300만 이다.
3개의 마이크를 내장 했으며, 5.1 채널 서라운드 레코딩을 지원한다. 1,200mAh의 내장 배터리를 적용해 최소 70분 이상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4GB 메모리와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을 지원한다.
정면에는 촬영 버튼이 있고, 우측면에는 전원 버튼이 있다. 촬영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사진을 찍어주며, 길게 누르면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충전 포트는 하단에 있다. G5와 같은 USB-C 타입을 쓴다. 충전 포트 옆에는 삼각대 등에 고정할 수 있는 나사 구멍이 제공된다. 손으로 들고 찍을 수도 있지만, 삼각대를 활용한 촬영도 할 수 있는 것.
프렌즈 메니저로 간편 연결
현장에서 직접 LG 360 캠을 사용해 봤다. G5와 연동은 '프렌즈 메니져'로 간단히 할 수 있었다. 앱을 실행하면 연동할 수 있는 기기를 찾아주고, 해당 기기를 터치하니 연결된다. 더는 설정 창에서 헤맬 필요가 없다.
LG 360 캠을 사용하려면 전용 앱인 '360 캠 매니저'가 필요하다. 앱을 찾아서 실행해도 되지만, 프렌즈 메니저를 실행한 상태라면, 연결된 카메라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360 캠 매니저가 실행된다.
360 캠 매니저를 실행하면 3가지 메뉴가 있다. 카메라, 갤러리, 세팅이다. 카메라를 터치하니, 현장 모습이 담긴 동그란 구가 하나 뜬다. 카메라를 움직이니 스마트폰 화면도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아직 완제품이 아니고, 현장의 네트워크 환경이 다소 열악해 가끔 버벅임이 생기기도 했다. 촬영은 LG 360 캠의 버튼을 사용해도 되지만, 360 캠 매니저에서 할 수도 있다.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은 갤러리에 저장된다.
저장된 결과물은 갤러리에서 바로 불러와 볼 수 있지만, LG 360 VR을 사용해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체험 공간이 준비되어 있었다. 촬영 후 LG 360 VR를 착용하고, 갤러리에서 해당 결과물을 선택해 봤다. 사진, 동영상 모두 동서남북, 위아래 어디를 쳐다봐도 현장의 모습이 담긴 걸 확인할 수 있었다.
VR의 일상화
그동안 VR 콘텐츠는 전문 장비로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LG 360 VR의 출현으로 VR이 일상에 좀 더 쉽게 파고들 수 있게 됐다. 가족이나 친구와 여행을 가서 LG 360 VR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남겨 놓는다면, 이후 언제 어디서나 VR 기기를 통해 여행 때의 현장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것.
품질 좋은 콘텐츠도 필요하지만,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어야 활용도가 높아진다. 그동안 LG전자는 VR 기기를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었다. 구글의 카드 보드를 사용한 정도. 그런데 이번에는 VR 디스플레이인 LG 360 VR과 콘텐츠 제작 도구인 LG 360 캠을 동시에 내놨다.
아직 VR 콘텐츠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 VR 기기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이 집에 방치해 놓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LG전자는 때를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LG 360 캠으로 친구와 가족의 모습을 담아 LG 360 VR로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도록. 2016년은 어렵게 여겨지던 VR이 대중화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