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2005년 선보인 아우디 Q7도 완전히 새로운 얼굴과 기술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 2016년 3월 3일, 아우디 코리아는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출시 간담회에서 자사 최상위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더 뉴 아우디 Q7(The New Audi Q7)을 공개했다.
아우디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quattro) 25주년을 기념해 2005년 첫 공개된 Q7은 10년간 아우디 라인업 중 가장 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로 자리하고 있었다. 긴 전장과 축거(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 바 있다.
변화는 외모부터… 보이지 않는 곳까지 변신
뉴 아우디 Q7은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전장이 5,052mm로 37mm 줄었다. 때문에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공간인 축거(휠베이스)도 줄었으나 전장보다 적은 8mm만 양보하는데 그쳤다. 새 Q7의 축거는 2,994mm다. 전폭도 1968mm로 줄었다. 반면, 차량 높이는 1,741mm로 4mm 높아졌다. 전반적인 차량의 크기는 작아졌어도 여전히 아우디 일원 중 큰 덩치를 자랑한다.
디자인은 유선형이 강조된 이전보다 직선이 더 강조됐다. 전면의 싱글 프레임 그릴은 입체적으로 다듬었고, 전후방 램프의 형상이나 캐릭터 라인도 직선을 살린 형태다. 최근 직선을 강조 중인 패밀리룩(디자인 통일성)이 뉴 아우디 Q7에도 적용된 상황. 이 때문에 호불호는 어느 정도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1세대 Q7의 디자인적 완성도가 아쉬운 수준이 아닌 이유에서다.
램프는 초창기 할로겐에서 2010년식에는 바이제논(Bi-Xenon)과 LED 주간등을 적용해 변화를 줬지만, 새로운 Q7은 매트릭스(Matrix) LED 헤드라이트와 후미등으로 멋을 부렸다. 방향등은 자연스레 흐르는 형태다. 하지만 이 기능은 45 TDI 이상 트림에 탑재된다. 35 TDI는 일반 LED 주행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Q7은 공차중량이 2.6톤(2,570kg)에 달할 정도로 육중했다. 2세대 Q7은 여전히 무겁지만 1세대 보다 325kg 가량을 감량,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배선과 엔진, 변속기, 냉각장치, 연료탱크 구조 등 14가지 부품의 무게를 줄였다. 차량의 무게는 2.2톤이 조금 넘는(2,224kg) 수준이 되었다. 이 때문에 더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는게 이창우 아우디 코리아 차장의 설명이다.
다이어트는 했지만 강성은 변함 없다. 무거운 요소를 배제한 대신 이를 대체하는 부품을 썼다. 특히 알루미늄의 도움이 컸다.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인터페이스
10년 된 초기 Q7은 시간이 흐를수록 시대에 뒤쳐질 수 밖에 없었다. 출시 당시에는 최신 기술이 담겨 있었겠지만 USB 지원은 꿈도 꿀 수 없고, 블루투스나 터치 스크린 같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2세대 Q7은 많은 IT 기술을 적극 받아들였다. 일단 눈에 보이는 것부터 화려하게 꾸며졌다.
계기판은 전부 액정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이 채택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 출시된 뉴 아우디 TT에 적용된 것으로 많은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준다. 내비게이션이나 차량 상태, 재생 정보 등을 표시해 준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아우디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MMI) 전용 디스플레이가 있다. 아우디 TT에는 없었지만 Q7에는 적용됐다. 여기에는 내비게이션과 드라이브 셀렉트 등 주요 기능과 오디오, 라디오 채털, DMB 채널 등이 표시된다. 게다가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하는데, 관련 인터페이스도 중앙 MMI 디스플레이에서 다루도록 했다.
내비게이션이나 메뉴 이동은 기어노브 위에 있는 MMI 인터페이스를 활용한다. 터치와 다이얼을 돌려가며 쓰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터치 패널 영역은 기존 아우디 차량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이창우 차장은 한국이나 아시아권 소비자들의 언어를 고려해 조작 영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넓은 터치 패널로 언어 인식률을 높이고 조작 편의성은 개선했다.
MMI 인터페이스에는 상단에 8가지 즐겨찾기 버튼과 선택/옵션 메뉴, 메뉴 이동 버튼이 모여 있다. 특히 즐겨찾기 버튼은 과거 라디오 주파수에 한정되던 것이 전화나 내비게이션 경로 지정, 자주 듣는 음악 설정(미디어 파일) 등 광범위해졌다. MMI 시스템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면서 다소 조잡해 보이던 보조 조작 구역이 한결 깔끔해졌다.
스피커는 보스(BOSE) 3D 음향 시스템이 적용된 15개의 유닛으로 구성됐다. 558와트의 출력을 갖춰 차 안에서도 콘서트 장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게 아우디 측 설명. 기존 아우디는 고급 차량에 뱅앤올룹슨(B&O) 스피커를 채택한 것과 달리 보스를 적용한 점이 궁금하다. 이에 이창우 차장은 “차량의 성격과 구조에 맞춘 음향 시스템이 채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음 구현을 위한 서브 우퍼와 각 스피커에 원활한 출력과 음향 분배를 위한 앰프는 트렁크 하단에 있다. 확인한 결과, 15채널 스피커는 5.1채널 구조를 하고 있다. 보스 3D 음향 시스템은 35 TDI 프리미엄 트림 이상에만 적용되는 사항이다.
트렁크는 35 TDI 컴포트가 890리터, 그 이상 트림에서는 775리터가 제공된다. 45 TDI는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5리터 축소된 770리터다.
최신 주행 보조 기술의 채택
4륜구동 기술 콰트로는 기본이고 새로운 아우디 Q7에는 다양한 주행 보조 기술과 안전 장치가 탑재됐다. 교통 체증 지원(Traffic Jam Assist), 사륜 조향(All-Wheel Steering), 충돌 회피 지원(Collision Avoidance Assist), 자동주차 지원(Parking System)은 핵심 기능으로 꼽힌다. 여기에도 최신 IT 기술이 녹아 있다.
교통 체증 지원은 차량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도심 환경에 맞춘 기능이다. 차량이 있는 차선에서 시속 65km 이하로 주행 중이라면 활성화 가능하다. 차량의 속도에 맞춰 이동 및 정차도 하며, 정차 시에는 스스로 연료를 아끼기 위해 시동을 끈다(스탑 앤 고). 시속 3km 이하는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이 알아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한다. 그 이상 속도에도 차선을 유지하며 주행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쥐고 있으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보낸다.
이는 차량 전방에 있는 초음파 센서와 레이더, 운전자 보조 카메라를 통해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분석하기에 가능하다. 적응형 크루즈 콘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기능이 없어도 작동한다는게 특징.
충돌 회피 지원도 센서와 레이더, 카메라의 힘을 빌린다. 항시 전방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가 도로 측면이나 중앙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먼저 경고음을 울려 운전자에게 알리고 조작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판단하면 즉시 제동하거나 좌우측으로 회피하도록 도와준다. 시속 30~150km로 주행 중에 사용 가능한 기능이다.
사륜 조향 시스템은 큰 덩치인 Q7을 민첩하게 만들어 준다. 흔히 스티어링을 조작하면 앞 바퀴만 움직이게 되는데, 이 시스템은 후륜의 조향 각도를 조절해 회전 반경을 줄여주거나 더 민첩하게 이동하도록 도와준다. 50km 이하에서는 운전자가 조향하는 방향의 반대로 리어 액슬 휠을 꺾어 더 빨리 회전하도록 해준다. 이 기능으로 Q7의 최소 회전 반경은 11.4m가 되었다.
고속 주행에서는 운전자의 조향 방향에 따라 리어 액슬 휠을 돌린다. 바퀴가 같은 방향을 향하게 되므로 민첩한 회전에 이점이 있다. 이창우 차장은 승차감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실제 그럴지는 실제 탑승해 봐야 알 듯 하다.
자동주차 시스템은 전방과 후방은 기본이며 T자형, 후방 일렬 주차 모두 지원한다. 차 크기가 크기 때문에 주차가 어려운 부분을 감안한 기능이다. 이 기능은 차량 전후방에 탑재된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활용한다.
하지만 이런 좋은 기능도 Q7 35 TDI 프리미엄 이상, 4륜 조향 시스템은 35 TDI 하이테크 트림 이상에 적용된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나 터치패드 내비게이션, 360도 카메라는 45 TDI 이상에 적용되니 차량에 관심이 있다면 구매 전 구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한 개의 심장, 다른 출력
과거 Q7은 다양한 라인업으로 운영한 바 있다. 3리터와 4.2리터 디젤, 3.6리터와 4.2리터 가솔린 엔진 등이다. 뉴 아우디 Q7은 우선 35 TDI와 45 TDI 두 가지로 운영한다. 둘 다 3리터 V6형 디젤엔진으로 출력만 다르다.
35 TDI는 최고 출력 218마력(3,250~4,750rpm)과 51kg.m(1,250~3,000rpm)의 토크를 발생, 거대한 차량을 시속 100km까지 밀어내는데 7.1초가 소요된다.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리터당 11.9km(도심 10.8km/L, 고속 13.7km/L)의 효율을 제공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16km로 제한된다.
45 TDI는 최고 출력 272마력(3,250~4,250rpm)에 61.2kg.m(1,500~3,000rpm)의 토크를 뿜어낸다. 시속 100km까지 도닥하는데 6.5초가 소요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34km에 제한된다.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리터당 11.4km(도심 10.5km/L, 고속 12.7km/L)다.
차량에는 모두 8단 팁트로닉 변속기와 호흡을 맞춘다. 쉬프트 바이 와이어(Shift by Wire) 기술이 적용됐는데, 전자식으로 변속기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필요한 부품을 줄이면서 공간 활용성이 높아진다. Q7의 기어 노브의 형태가 변한 점도 이런 부분에서 기인한다.
뉴 아우디 Q7은 35 TDI 3개, 45 TDI 2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8,580만 원(35 TDI 컴포트)부터 1억 1,230만 원(45 TDI 스포트)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