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디오 브랜드 온쿄(ONKYO)가 국내 상륙한다. 씨제이이앤엠(CJ E&M) 음악사업부문은 깁슨 이노베이션스와 계약을 맺고 일본 프리미엄 사운드 브랜드 온쿄의 스피커와 헤드폰, 이어폰을 국내 유통한다. 가격은 제품에 따라 5만 원대에서 49만 원대로 설정했다.
온쿄 브랜드 론칭행사에 참석한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는 "개인적으로 오디오 마니아다. 그렇기에 70년 역사를 가진 온쿄와 업무협약을 맺어 영광이다. 진정성 있는 음질과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온쿄를 우리가 가진 인프라를 활용, 만족도 재고에 초점을 맞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깁슨 이노베이션스는 깁슨(Gibson)과 온쿄, 필립스(Philips), 필립스 피델리오(Philips Fidelio)을 거느린 오디오 제조사다. CJ E&M과는 우선 온쿄 오디오 일부에 대한 판권을 제공한 후, 점차 영역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에서 온쿄 음향기기를 유통하는 수입사와의 관계를 고려, CJ E&M을 통해 전개되는 제품은 당분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헤드폰, 이어폰 등 12종 제품 공개
CJ E&M을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할 제품은 총 12종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헤드폰 2종, 이어폰 6종, 스피커 4종이다. 이 중 블루투스 기술이 탑재된 무선 제품의 비중은 8개로 50% 가까이 차지한다. 일반 이어폰은 제품에 따라 5만 1,000원에서 12만 8,000원에, 블루투스 이어폰은 10만 1,000원부터 19만 2,000원, 스피커는 19만 9,000원부터 49만 9,000원에 각각 책정됐다.
헤드폰은 두 라인업으로 블루투스 유무에 따라 가격이 23만 원과 29만 5,000원에 책정됐다. 공개된 제품을 보면 주력 제품군이 10~20만 원대 사이에 포진되고 고급형 제품은 50만 원 전후, 10만 원 이하의 보급형 라인업으루 구축했다. 포괄적인 가격 전략으로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상위 라인업은 하반기에 출격한다. 헤드폰 2종(A800, H900M)과 이어폰 1종(E900M)이 이에 해당한다. CJ E&M은 15종 라인업으로 소비자를 찾는다 했지만, 모든 라인업을 다 맞이하려면 적어도 6월 이후에서야 가능할 전망이다.
온쿄는 가격대 성능, 흔히 말하는 가성비를 앞세웠다고 한다. 매튜 도어 이사는 "자체 조사 결과, 음악을 듣는 사람 54% 가량이 음질을 중요시 했다. 이는 고해상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 제품은 어떤 것으로 들어도 좋은 품질의 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고해상 오디오는 하이-레스 오디오(Hi-Res Audio)라는 배지가 붙는다. 고해상 음원을 들을 또는 재생할 준비가 된 제품에 쓰인다. 여기에서 고해상 음원은 16비트 44.1kHz의 CD 음질보다 더 높은 대역 주파수를 가진 것을 말한다. 흔히 24비트, 96kHz 이상을 고해상 음원으로 본다.
온쿄는 일본 오디오 협회(Japan Audio Society)의 까다로운 인증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는게 매튜 도어 이사의 설명이다. 이어 40kHz 이상을 지원하는 유닛 드러이버와 증폭기, 24비트 96kHz 처리가 가능한 디지털 입출력 과정 등 자체 튜닝과 조율을 통해 청음자에게 만족을 준다고 덧붙였다.
온쿄의 소리, 국내에서 통할까?
매튜 도어 이사는 온쿄의 사운드 성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고음에서 부드럽게 뻗어 나가고, 열려 있는 자연스러운 보컬(중역대)을, 지나치지 않고 정확하면서 깊은 저음을 추구한다고 했다. 이 같은 성향으로 어떤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어도 좋은 품질의 소리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지, 시연대에 준비된 이어폰을 갤럭시 S7 엣지에 연결해 들어 봤다. 제품은 E700M. 음원 재생 애플리케이션은 온쿄 HF 플레이어다. 준비한 FLAC(24비트, 96kHz) 음원으로 온쿄가 언급한 음질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 곱씹어 봤다. 이 이어폰의 가격은 12만 8,000원이다.
청음 시간이 짧았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지만, 언급한 부분은 어느 정도 맞는 듯 했다. 보컬과 밴드의 표현이 뚜렷한 인상이고 저음은 과하지 않았다. 반면, 강한 저음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을 감안하면 호불호가 나뉠 가능성도 있다. 어느 한 장르에 특화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영역을 소화하려다 보니 평범한 느낌이 들었다.
무선 스피커는 인상적이었다. 49만 9,000원의 가격표가 붙은 X9는 행사장 내부를 시원하게 울릴 정도로 탄탄한 소리를 뽐냈다. 이 제품에는 4개의 지름 50mm 미드 베이스 드라이버와 지름 2mm 돔 우퍼 2개를 달았다. 과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표현이 온쿄의 특성인 듯 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국내에 먼저 진출한 수많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와 경쟁해야 한다. 온쿄가 안착할 곳에는 소니코리아(MDR)나 세기AT(보스, 오디오 테크니카) 등이 시장을 구축해 놓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하다는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이에 박장희 CJ E&M 뮤직디바이스 팀장은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소리를 내는 제품이라는 부분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한 엠넷(MNet)이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음악 채널과 플랫폼 등 내부에서 가용한 것은 최대한 활용해 누구나 쉽게 접하고 만족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