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IT의 중심이 모바일 쪽으로 옮겨지면서 PC시장이 정체기에 이르렀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특히 데스크탑 PC, 그 중에서도 조립 PC의 경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물론, 노트북에게도 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용산을 중심으로 자리잡은 조립PC 관련 상당수 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등, 그야말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인 조립PC용 부품 브랜드 중 하나인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가 창사 20주년을 맞아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꽁꽁 얼어붙은 조립 PC 시장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17일 용산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마이크로닉스는 기존의 주력 제품인 타워형 PC 케이스 및 파워서플라이 외에 모니터 본체 일체형(올인원) PC용 케이스 등 다채로운 제품을 소개하며 조립 PC 시장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PC 전원 끄지 않고 절전모드로 써도 대기전력 '제로'
이날 행사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제품은 파워서플라이 제품군이다. PC의 전원이 꺼진 후에도 한동안 냉각을 지속하며 내부 부품을 보호하는 '애프터 쿨링' 기술을 탑재한 제품이 작년 파워서플라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올해는 절전 모드 상태에서의 대기전력을 최소화한 '제로와트 (ZERO Wattage Power)' 기술을 개발, 신제품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로와트 기술을 개발한 마이크로닉스 김병호 연구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자사에서 자체 개발한 전용 컨트롤러(HM-STB01)을 통해 실현되는 것으로, 신형 PC 뿐 아니라 구현 PC에서도 적용 가능하다고 한다. 자체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절전(Sleep) 모드에서 Erp(최대 절전) 미지원 구형 시스템이 약 3.5W, Erp 지원 신형 시스템이 약 1.7W의 대기 전력을 소모하는 것에 비해, 마이크로닉스 제로 와트를 지원하는 시스템은 거의 0W에 가까운 0.075W를 소모, 전원을 완전 차단한 것과 거의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닉스는 해당 기술을 특허 출원 중이다.
마이크로닉스는 올해 2분기에 제로와트 기술을 탑재한 싸이클론III(Cyclone III)를 출시하며, 비슷한 시기에 기존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클래식II(Classic II)에 애프터쿨링 기술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모델을 내놓는다. 그리고 3분기에는 제로와트와 애프터쿨링을 동시 적용한 캐슬론II(CASLON II), 및 최상위 제품인 퍼포먼스II(PERFORMANCE II) PV/EV를 내놓을 예정이다.
'가성비' 강조한 2만원대 PC 케이스 신제품도 눈길
PC 케이스 제품군 역시 신제품이 대거 소개되었다. 심플한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하단 파워서플라이 장착 구조 및 파워서플라이 커버, 그래픽카드 지지대, 수냉 쿨러 장착 지원 등의 고급 기술도 지원하는 미니 타워 케이스인 프론티어 S300 미니 및 미들 타워 케이스인 프론티어 H300이 주요 제품이다. 이를 통해 2만원 대 시장의 라인업을 강화한다고 마이크로닉스는 밝혔다. 그 외에 육각형 디자인을 도입한 프론티어 M 시리즈도 소개되었다.
조립형 일체형 PC 케이스, 지포스 GTX 980도 탑재 가능
하지만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제품은 역시 '조립 가능한 일체형(올인원) PC'를 구성할 수 있는 일체형 케이스 시리즈다. 이는 모니터와 본체를 일체화, 높은 공간 활용성을 가지면서 일반 데스크톱 PC용 부품(CPU,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파워서플라이 등)을 이용해 거의 그대로 조립이 가능, 성능 역시 기존의 일체형 PC와 차별화가 가능하다.
가까운 시기에 24인치 및 32인치 풀HD급 화면을 갖춘 일체형 케이스가 4월을 시작으로 먼저 출시되며, 최상위 제품인 32인치 커브드(곡면) 풀HD급 제품도 개발이 끝나는 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24인치 풀HD 제품과 32인치 커브드 제품은 M-ATX 및 ITX 규격 메인보드, 32인치 풀HD 제품은 일반 사이즈의 ATX 메인보드도 호환된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 전시된 일체형 케이스의 상당수는 6세대 코어 i7(스카이레이크) CPU에 지포스 GTX 970 / 980 그래픽카드를 갖추는 등, 기존의 대형 데스크탑 PC와 완전히 대등한 고사양으로 구성되어 취재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32인치 풀HD 제품의 경우, 모니터 뒤쪽이 제법 튀어나온 편이다. 그래픽카드를 세로로 꽂는데다 파워서플라이 역시 일반 ATX 규격을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32인치 커브드 제품의 경우, 그래픽카드를 가로로 꽂으며 파워서플라이 역시 전용의 소형 제품(450W, 기본 내장)에 90W 어댑터를 함께 이용, 본체 두께가 상당히 슬림 했다. LCD의 경우, 24인치 제품은 AOU(벤큐의 자회사) 패널, 32인치 풀HD 및 커브드 제품은 삼성의 패널을 적용했다고 마이크로닉스는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