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퍼티노-IT동아 김태우 기자] 작년 10월 애플은 12.9인치 화면 크기의 아이패드 프로를 내놨다. 단순히 화면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닌 애플 펜슬과 스마트 키보드를 통한 생산성을 강조한 제품이다. 이를 위해 아이패드용 iOS에만 멀티태스킹 관련 별도의 기능을 추가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태블릿이지만, 노트북의 영역을 넘보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애플은 메인 태블릿이라 할 수 있는 9.7인치 제품은 새로 내놓지 않았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난 이번 3월 이벤트에서 애플은 또 다른 아이패드 프로를 내놓는다. 9.7인치 화면 크기의. 맥북이 맥북프로 라인업을 내놓았듯이 아이패드도 프로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하드웨어 제원을 보면 아이패드 프로 9.7인치는 화면 크기만 줄어든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라고 할 수 있다. A9X 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1200만 화소 아이사이트 카메라를 장착했다. 디스플레이는 다소 신경 썼다. 아이패드 에어 2와 비교하면 25% 밝아졌고, 반사율은 40% 감소했으며, 색표현 범위도 넓어졌다.
눈에 띄는 건 트루톤(TrueTon) 디스플레이 기능. 주변 환경에 맞춰 화면의 색온도를 자동으로 맞춰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백열등 아래에서 책을 펼치면, 오렌지 색을 띤다. 하지만 태블릿은 백열등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트루톤 디스플레이는 이런 점을 반영해 책처럼 화면 색온도도 환경에 맞춰준다.
트루톤 디스플레이 기능은 '환경 설정 > 디스플레이 & 밝기'에서 끄고 켤 수 있다. '트루톤'이라는 메뉴가 추가된 것. 직접 트루톤 기능을 껐다가 켜보니 확연하게 색온도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외형은 아이패드 에어 2와 같다. 차이점이라면 후면. 셀룰러 모델의 경우 상단 영역을 플라스틱으로 처리한다. 통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 9.7인치는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다. 대신 아이폰 6s 후면처럼 절연띠 처리를 해 놓았다. 플라스틱이라는 이질적인 재료를 쓰는 것 보단 훨씬 깔끔해 보인다.
다소 눈에 띄는 부분은 후면 카메라가 약간 튀어나왔다는 점. 아이패드 에어 2는 카메라가 튀어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애플 직원에게 문의해 보니 1200만 화소 카메라 장착으로 어쩔 수 없이 튀어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육안으로 확인해 보니 아이폰 6s 보다 더 튀어나와 보인다.
스마트 키보드는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용에 비해 확실히 작은 크기임에도 키의 크기와 키 사이의 간격이 작고, 좁아진 느낌은 아니다.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라 확실하진 않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의 스마트 키보드는 키 주변으로 어느 정도 공간이 있었지만, 아이패드 프로 9.7인치용은 전체 면적에 키가 꽉 차있다. 시프트, 엔터키 등 특수 키의 크기는 아이패드 프로 9.7인치가 좀 더 작아졌다.
무게는 아이패드 에어 2와 같은 437g이다. 3D 터치는 지원하지 않으며, 4개의 스피커를 품고 있다. 가격은 32GB 와이파이 599달러, 128GB 와이파이 749달러, 256GB 와이파이 899달러다. 처음으로 256GB 용량의 모델이 나왔다.
아이패드 프로 9.7인치는 아이패드의 메인 제품이다. 휴대성, 활용성 등을 생각하면, 아이패드 에어 2보다 엄청나게 좋아졌다. 여기에 애플 펜슬과 스마트 키보드까지 더해져 생산성까지 덤으로 갖췄다. 아이패드 에어가 프로의 옷을 입더니 모든 면에서 프로다워졌달까.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