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해=IT동아 강형석 기자] 상해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는 캐논 플래그십 매장을 찾았다. 이름은 '캐논 원더랜드(Canon Wonderland)'로, 현지에서는 '상해캐논영상락천지'라 불린다. 이름 그대로 사진영상을 즐길 수 있는 천국 같은 느낌으로 꾸며졌다. 이곳은 월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상해 최대 매장이라 한다.
우리나라 기준 약 1,600 제곱미터 규모의 매장은 총 5개 구역으로 나뉜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사진영상을 경험할 수 있는 구역을 시작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공간, 전문가를 위한 체험 공간과 스튜디오, 강연을 위한 교육공간 등이 그것. 층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1층 전체를 사용하지만, 효율성을 살린 공간 배치가 돋보였다.
이는 국내에 캐논플렉스(CANON PLEX)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강남과 압구정 두 곳에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 압구정점은 갤러리와 아카데미, 정원 등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구성됐다.
문화는 달라도 체험 공간은 한국과 비슷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먼저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제품들을 배치했다. 카메라는 물론이고, 캠코더도 있다. 사진 인화를 위한 프린터도 배치됐다. 중국의 출산정책(두 자녀 정책)으로 아이를 귀하게 키우려는 부모들의 흐름을 반영, 사진 촬영부터 인쇄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안하는 듯 하다. 이 외에 아이들이 책을 읽거나 제한적이나마 활동하는 공간이 있다.
다음에 이동한 곳은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공간이다. 셀프 촬영과 이를 소셜 네트워크(SNS)에 공유하는 젊은이를 위한 제품이 주를 이뤘다. 스마트 기기 애플리케이션 연동도 함께 소개하고 있으며, 역시 프린터가 배치되어 있는 점이 독특하다.
주로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인 EOS M 시리즈와 소형 DSLR 카메라인 EOS 100D, 셀프 촬영 가능한 파워샷 N 시리즈 등이 주력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서린호(徐鳞浩) 중국 상해 캐논 원더랜드 담당자는 “중국 젊은 소비자들은 EOS 100D 화이트나 파워샷 N 시리즈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실제 파워샷 같은 경우는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포토 프린터로 인화해 나누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자리에는 휴대용 포토 프린터인 셀피 시리즈가 놓여 있었다.
DSLR 카메라를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EOS 5D 마크3, EOS 6D와 같은 풀프레임 카메라는 물론이고, 최근 국내에도 출시한 EOS 80D 같은 카메라도 전시되어 있다. 렌즈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 렌즈는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교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여 서비스는 신선
중국 상해 캐논 원더랜드 매장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바로 대여(렌탈)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이 매장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면 렌즈 대여가 가능했다. 기간은 1주일,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확인 후에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게 서린호 매장 담당자의 설명이다. 비용은 렌즈에 따라 달랐지만 가격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대 40~50만 원 가량이었다. 하루가 아니라 1주일 기준이다. 하루 약 6~7만 원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대여 서비스 때문에 매장 한 켠에는 대부분의 렌즈를 전시해 놓고 있었다. 부피가 매우 크고 초고가인 것만 아니라면 대부분 전시되어 있는 듯 했다. 눈에 띄는 것은 화면 왜곡을 억제해 건축 촬영가나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쓰이는 틸트(렌즈 경통 일부가 꺾임) 렌즈도 마련되어 있었던 것.
스튜디오 대여도 된다. 매장 끝 일부에 배경지와 조명 시스템을 갖춘 전문 촬영 구역이 마련되어 있다. 원한다면 숙련된 조교가 아닌 촬영자가 직접 촬영도 해주고 모델 섭외도 해준다 한다. 스튜디오 대여는 무려 '무료'다. 사전에 예약만 하면 누구든지 와서 촬영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대륙의 호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카메라도 무려 5,060만 화소 풀프레임(필름면적의 센서) 카메라 EOS 5Ds R이었다.
스튜디오 촬영을 제공하니 아예 작정하고 마무리까지 지원한다. 전문 포토 프린터가 배치되어 있는데, 원하면 소정의 인쇄비용을 내고 출력하면 된다. 비용은 인화지에 따라 다르다. 무엇보다 전문 사진 편집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보고 만지고 체험하면서 즐긴다
강의도 듣고 카메라 체험도 하고, 여차하면 스튜디오 촬영 체험까지 병행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을 응모 받아 공모전도 연다. 사진이라는 결과물을 얻기 위한 프로세스(촬영-편집-인쇄) 전반을 경험하도록 동선을 잘 짜놨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효율적이라는 느낌이 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진 외에도 영상에 대한 부분도 잘 구성됐다. 캐논 프로젝터와 캠코더를 곳곳에서 느끼도록 했다. 잊을만하면 가끔씩 나타나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사라진다.
대접 받기 좋아하는 중국인 성향을 파악한 부분도 돋보인다. 이 매장에서는 무엇을 사던 중요하신 분(VIP)이 된다. 빵빵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혜택도 있다. 캐논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소비자 대응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좋은 부분은 적용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