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일용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전략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 커스터마이징(재구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각 지역, 나라, 고객이 처한 환경에 맞춰 원하는대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재구성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프라이빗, 하이브리드뿐만 아니라 퍼블릭 클라우드까지 고객이 원하는대로 제공해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것이 MS 클라우드 전략의 핵심이다. 가격 우위나 기술 우위를 내세우는 AWS(아마존), 구글과 조금 다른 행보다.
MS의 클라우드 전략은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퍼블릭 등 클라우드 서비스의 종류에 맞춰 진행된다.
먼저 오는 9월 윈도우 서버 2016과 시스템센터 2016이 정식 출시된다. 이 두 프로그램은 기업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더욱 빠르고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2016년 하반기에는 '애저스택(Azure Stack)' 테크니컬 프리뷰2 버전이, 2017년 초에는 애저스택 정식 버전이 시장에 출시된다. 애저스택은 MS의 퍼블릭 클라우드 '애저(Azure)'의 기능을 기업의 데이터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MS는 이를 'Power of Azure in your Datacenter(당신의 데이터센터에서 애저의 혜택을 누리세요)'로 표현했다. 인프라는 기업의 것을 이용하고, 기능과 서비스는 애저에서 제공받는 것이다.
2017년 1분기에는 국내에 애저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로 연결된 클라우드 서비스 거점)이 개시된다. 서울과 부산 근교에 생긴 이 데이터센터를 통해 기업은 더욱 빠르게 애저의 기술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윈도우 서버 2016은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화두인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 처리 능력뿐만 아니라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방화벽 등 모든 인프라가 가상화된 상태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 기존에 물리적으로 처리해야했던 인프라 자원 분배 작업을 소프트웨어로 처리할 수 있어 변화에 빠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를 기업이 자체 구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계산(CPU, 메모리 등), 네트워크(네트워크 장비), 스토리지(저장장치) 등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가상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윈도우 서버 2016은 나노서버(GUI마저 제거한 얇고 가벼운 윈도우 서버), 윈도우 컨테이너(리눅스 도커의 윈도우 버전), 하이퍼-V(MS의 가상머신 컨트롤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스토리지 레플리카 기능을 제공해 스토리지가 자동백업을 지원하지 않더라도 한 스토리지의 내용을 자동으로 다른 스토리지로 복사/백업할 수 있다.
애저스택을 활용하면 기업은 인프라는 자신의 것을 활용하면서, 서비스는 애저의 것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은 데이터센터를 자신의 것을 이용하면서 PaaS(플랫폼 서비스)는 애저의 것을 끌어와 둘을 혼합해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둘이 일체화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처럼 데이터 이동시 마이그레이션(변환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애저스택은 과거 MS가 판매한 '애저팩'과는 전혀 다른 기술이다. 애저팩은 가상머신 구축을 위한 '애저 리소스 매니저'가 없기 때문에 자체 퍼블릭 클라우드 구축이 불가능했다. 반면 애저스택을 활용하면 기업이 자사의 인프라와 애저의 서비스를 결합한 자체 퍼블릭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다.
애저스택을 이용하려면 12~24개 내외의 CPU 코어와 50GB의 메모리가 필요하다. 설치시간은 3시간 정도다. 애저스택의 설치가 완료되면 생성할 수 있는 가성머신 리스트와 함께 애저와 동일한 사용자환경이 나타난다. 현재 테크니컬 프리뷰1 기준으로 SQL, 웹서버, My SQL 정도만 추가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기능 강화로 정식 버전에선 애저와 동일한 기능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테스트를 위해 1버전 당 1대의 서버에만 설치할 수 있지만, 정식 버전에선 1버전 당 최대 6만 4,000대의 서버를 지원할 예정이다.
원래 애저스택은 설치 후 3시간이면 서비스 구축이 가능하지만, 기업별로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의 구성과 레벨이 다르기에 실제로 이렇게 척척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때문에 MS는 좀 더 현실적인 판매방식도 병행한다. 애저스택 소프트웨어와 델, HP, 레노버 등 벤더의 하드웨어를 결합해 턴키 방식으로 한 번에 애저스택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솔루션을 통해 기업은 인프라에 대한 고민없이 바로 애저스택을 통한 자체 퍼블릭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다. 애저스택 솔루션은 애저스택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기능 강화 업데이트도 앱저스택 업데이트와 동시에 진행된다. 하드웨어 유지/보수에 관한 투자비용을 그만큼 절약할 수 있다.
애저가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와 차별화되는 점은 나라별로 다른 규정을 모두 준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 구축된 애저 데이터센터는 중국 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중국 데이터센터로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 내의 데이터를 해외의 데이터센터로 반출할 수도 없다. 데이터 주권에 민감한 중국의 정책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내년에 가동할 예정인 애저의 서울, 부산 리전에 데이터를 올리면, 해당 데이터는 해외의 데이터센터로 백업되지 않는다. 오직 서울과 부산 두 데이터센터끼리 상호 백업된다. 이는 MS가 KISA와 NIA의 데이터 거주(레지던시) 정책을 준수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니 오해하지 말 것. 기업이 자신의 데이터를 MS의 해외 데이터센터에 백업하길 원하면 언제든지 진행할 수 있고, 해외에서 국내 데이터센터에 접근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데이터를 되도록 국내에 보유하려는 것이지, 이것에 대한 접근이나 반출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선택할 때 규정 준수, 데이터 보유, 커스터마이징, 응답속도 등을 고려한다. 국내 기업은 규정 준수, 데이터 보유, 커스터마이징, 응답속도 순으로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이 네 가지는 나라 별로 우선 순위가 다르다). MS는 규정 준수와 데이터 보유를 만족시킴으로써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할 때 애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진찬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애저스택 프로덕트 매니저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이 원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퍼블릭 등 다방면에 걸친 클라우드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기업이 애저스택을 활용해 자사의 인프라와 MS의 서비스를 통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는 기업이 보유하면서, MS의 모든 최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