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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IoT'에 둘러싸인 '로라(LoRA)'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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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태우 기자]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2016 사물인터넷진흥주간'이라는 이름하에 사물인터넷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부대 행사가 열렸다. 국내서도 이미 사물인터넷 관련 사업들이 몇몇 시행되고 있고, 준비도 활발하다. 가트너는 2020년이 되면 260억 개의 사물이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하다 보니, 사업자들이 기대하는 바는 크다. 물론 이런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의 편익도 증가할 것이다.

이번 행사 기간 시간을 내 '사물인터넷 국제컨퍼런스'와 'IoT 써밋'에 참석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많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도 몇몇 들을 수 있었다. 재밌는 건 대다수가 NB-IoT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SK텔레콤만 '로라(LoRa)'를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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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SK텔레콤이 지난 7월에 전국망을 구축하며 주력 IoT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는 유스 케이스를 만들고, 여러 상용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준비 중이다. 로라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로라 얼라이언스' 멤버가 벌써 400개를 넘었으며, 전국망을 추진한 곳은 한국과 네덜란드 2곳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가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K텔레콤은 꽤 적극적으로 로라를 밀고 있는 셈이다.

NB-IoT는 LTE에서 서비스되는 IoT 기술로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았다. 지난 6월에 표준화는 완료된 상태로 상용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상용화가 예상되며, 전국망도 상반기 안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나오지도 않은 NB-IoT와 로라가 비교되는 것은 비슷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수십 kbps의 느린 속도, 5달러가량의 모듈 가격, 10년의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이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기술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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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면허 vs. 면허

일단 주파수 측면에서 보면, 로라는 비면허 대역이지만, NB-IoT는 면허 대역을 쓴다. NB-IoT는 LTE 주파수로 서비스되는데, LTE 주파수는 사업자가 국가에서 주파수를 구매해 서비스한다. 국내는 이미 몇 차례 주파수 경매를 한 적이 있다.

한국 퀄컴의 하병우 이사는 콘퍼런스에서 "국내 로라는 무선 마이크 주파수를 쓴다"며 "비면허인 와이파이의 경우 간섭 현상이 쉽게 생기듯이 로라도 이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SKT 조성호 랩장은 "간섭은 일어날 수 있지만, 채널을 바꾸는 등 기술적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며 "비면허라고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품질 관리와 커버리지 측면에선 NB-IoT가 좀 더 나아 보인다. 일단 주파수 자체가 LTE 서비스를 위해 비용을 지급해 면허를 획득한 대역이고, LTE는 이미 6년 이상 서비스해 왔기 때문에 장비, 통신 등 에코 시스템이 충분하다. 우리나라는 LTE 커버리지도 엄청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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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NB-IoT는 무선 신호를 단순화하다 보니 도달 거리가 더 늘어난다. 화웨이의 무선 부문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피터 저우(Peter Zhou)는 NB-IoT 써밋에서 "로라는 주파수가 벽을 통과하기 어려우므로 야외에서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NB-IoT는 소물 인터넷이기 때문에 기존에는 연결되지 않았던 외진 장소나 지하 깊은 곳에 사물이 설치될 수 있다. 이런 커버리지를 해결하기에는 NB-IoT가 더 유리하다는 것이 사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하나가 보안이다. 건강, 의료 등 사업에 따라 보안이 중요한 영역도 있다. 이런 점에서 NB-IoT는 LTE 통신망과 똑같은 주파수 내에서 라이트 하게 만들어진 프로토콜을 쓰기 때문에 보안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KT 이광욱 상무는 설명했다.

오픈된 로라 vs. 오픈일까?

SK텔레콤 IoT사업본부 차인혁 전무는 로라 얼라이언스 총회에서 "NB-IoT는 기존 모델의 점진적 진화로 동일한 주체가 참석하고 있다"며 "이에 비해 로라는 오픈되어 있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기존 통신 업계를 보면 대기업이 아니면 뛰어들기 힘든 구조다. 이통사, 장비업체 등 모두 대기업 위주로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지 않으며, 변화가 거의 없이 기존 주체가 이어가게 된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화웨이 무선 부문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피터 저우(Peter Zhou)는 로라의 칩셋는 단 하나라고 꼬집는다. 로라의 원천 기술은 셈텍(Semtech)이 보유하고 있으며, 칩셋도 여기서 만든다. 이에 비해 NB-IoT 칩셋는 화웨이, 퀄컴 등 여러 제조사가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게다가 국제 표준이 아니므로 글로벌 로밍도 쉽지 않다. 해외 시장 진출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피터 저우는 "로라 모듈 하나에 5달러가량으로 저렴하지만, RF만 지원하기 때문에 기능 자체가 제한되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IoT 산업은 기업 혼자서 할 수 없다. 많은 중소기업이 참여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로라든 NB-IoT든 동일하며, 다들 이런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진입 문턱은 무척 낮다고 할 수 있다. NB-IoT 진영도 로라처럼 모듈 가격을 5달러까지 낮추려고 하고 있으며, 여러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주요 텔코, 칩셋 제조사 등의 업계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조만간 LG유플러스와 화웨이는 NB-IoT를 적용한 사물을 직접 개발하고, 망에서 테스트까지 완료할 수 있는 '오픈랩'을 상암동에 10월 말 개소할 예정이다.

유스 케이스가 중요

IoT 시대에서는 대량의 접속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실험을 통해 타탕한 유스 케이스를 경험해 보는 것이 사물인터넷 초기에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로라 국내 파트너사만 하더라도 현재 539개나 된다. 파트너 입장에서는 자사의 서비스 하나만 바라보지만, SK텔레콤은 539개의 파트너를 연결해야 하니 복잡해진다. 여기에 어떤 사업이 소물인터넷에 적합한지는 모르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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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도 검침 등 정부 정책 부분에서의 사업 영위는 빠르게 진행되겠지만, 그 외 영역에선 생각지도 못했던 유스 케이스가 나올 수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로라 망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으며, 타당한 유스 케이스가 나오면 실질적인 사업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초기 사업에는 연결의 수가 천 단위였다면, 내년에는 이것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 차인혁 전무는 이 때문에 학습 경험이 지속해서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경험을 경쟁사보다 먼저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SK텔레콤은 제법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물 인터넷 주류는 결국 NB-IoT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LTE 기지국은 깔렸다 보니 텔코 입장에서는 SW 업그레이드만 하면 NB-IoT를 서비스할 수 있다. 주파수는 이미 면허를 받은 상태다. 게다가 3GPP 표준이기에 미래에도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며, 글로벌 에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니 해외 진출도 용이하다.

현재는 로라를 내세우는 SK텔레콤도 결국 NB-IoT를 하게 될 것이다. 당장은 로라에 치중하겠지만, NB-IoT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NB-IoT를 주력으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꾸려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라는 로컬의 성향이 강하다. 이는 국내 총회에서 NB-IoT 관련 질문에 "500억 개의 연결 중에서 10억 개만 가져와도 행복할 것이다"고 언급한 부분에서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로라를 버린다는 말은 아니다.

초연결 사회에서 하나의 기술이 모든 사물을 연결할 수는 없을 테다. NB-IoT가 주력이 될 가능성은 높지만, 국지적으로는 여러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어떤 기술이냐 보다는 거기에 적합한 유스 케이스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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