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스마트'의 바람은 의료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IoT(사물인터넷) 기능이 부여된 각종 장비와 AI(인공지능)이 환자의 신체 상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의사에게 적절한 치료 방법을 조언 한 뒤, 수술 과정까지 돕는 이른바 '스마트 수술실'이 일본에서 개발, 실용화를 노리고 있다.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Japan Agency for Medical Research and Development, AMED)와 도쿄여자의과대학, 그리고 히로시마대학이 공동 개발해 2016년 6월 16일에 첫 공개한 미래의 수술실인 'SCOT(Smart Cyber Operating Theater)'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7일, IT동아를 비롯한 취재진은 일본의 도쿄여자의과대학을 직접 방문, SCOT의 개발 담당자인 무라가키 요시히로 교수의 안내를 통해 이 미래형 치료시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첨단장비가 총집결한 스마트 수술실 'SCOT'
도쿄여자의과대학 실험실에 꾸며진 SCOT 시스템의 프로토타입(검증 모델)은 일반적인 수술실과 달리, 수술대 주변 곳곳에 대형 디스플레이와 센서, 로봇팔 등의 첨단 장비가 즐비하다. 이러한 다양한 장비를 통해 의료기기의 기본적인 데이터와 수술 중 화상정보, 수술도구의 위치정보, 환자의 생체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마치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듯 의사에게 수술의 진행을 유도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의 팔 움직임을 이끄는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수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무라가키 교수의 설명이다.
이 시스템에는 생체정보 모니터, 수술 중 MRI 영상, 전자메스 등의 사용 정보가 보존되어 수술 중에 일어난 변화를 나중에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수술 중 외부에서 현재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참고하거나 조언을 주는 것도 가능하다.
다양한 민간기업의 기술도 대거 적용
SCOT의 개발을 위해 AMED와 도쿄여자의과대학, 히로시마대학 외에도 인텔, 히타치, 덴소, 아이암스와 같은 민간 기업들의 기술도 대거 적용되었다. 특히 인텔의 기술 중에 동작 및 깊이를 인식할 수 있는 리얼센스(Realsense) 카메라 기술이 적용되었는데, 키보드나 마우스, 터치스크린 조작 없이도 모니터 앞에서 손짓만 하면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인텔의 유나이트(UNITE) 기술도 적용되었다. 이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주변 기기가 무선으로 연동, 통합 컨트롤 및 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무라가키 교수는 SCOT 시스템을 이용해 한층 정확하고 빠른 치료가 가능할 뿐 아니라, 초보 의사의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의 고통도 줄일 수 있어 장점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SCOT 시스템의 시험 모델을 통해 동물 수술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일부 진행된 인체 대상 시험 역시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고 한다. 무라가키 교수의 개발팀은 SCOT 시스템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 2019년부터는 기능이 확장된 모델을 내놓는 등, SCOT의 실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