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권명관 기자]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하는 AR/VR 글로벌 개발자포럼 '#GDF 2017'이 단순히 테크 위주의 세미나뿐만 아니라, 철학과 인문학을 ICT와 융합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며 차별성을 알렸다.
이번 행사는 VR/AR 산업의 신기술과 개발 노하우 정보 교류를 위해 마련됐으며, 세계 각국의 VR/AR 분야 핵심인사 32명이 참여해 총 31개에 달하는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특히, 금일(26일) 2일차를 맞은 #GDF2017은 인문학과 철학으로 분석한 VR 시장의 현황부터 다채로운 주제의 VR/AR 기술 세션 그리고 중국, 일본 등 세계 IT 선진국들이 시도 중인 VR 테크니컬 방식에 대한 소개와 국내외 시장 인사이트 제공했다.
먼저, 카이스트(KAIST)의 전산학과 및 문화기술대학원 원광연 교수 원광연 교수가 VR을 기술이 아닌 4차산업혁명 속 미디어로 발전할 것을 예상했다. 그는 " 지난 1, 2, 3차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미디어도 변화했다. 1차 산업혁명 속 미디어는 신문과 잡지가 역할을 담당했으며, 2차 산업혁명에는 TV와 라디오가, 3차 산업혁명에는 인터넷 콘텐츠(웹페이지)가 미디어 역할을 담당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4차 산업혁명 속 미디어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4차 산업혁명의 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과 융합하는 또 다른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 예상한다. 예상컨데, VR/AR이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철학과 가상현실-감각의 논리를 중심으로'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VR/AR을 인간이 직접 체험해야 하는 경험의 중요성을 알리며 의문을 던졌다. 개발자들만의 잔치로 진행되던 테크 포럼에서 인문학, 철학적인 의미를 담은 문제를 제기했던 것. 이같은 세션은 참석자들이 손을 들고 질의응답하며 논쟁에 참여할만큼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강신주 박사는 "GDF2017 강연 초청 반갑지 않았다. 왜? 철학자는 VR/AR을 싫어한다. 꼭 오셔야 한다는 주최 측의 여러 번에 걸친 설득에 승낙했다. 자본주의가 VR을 조장하는게 아닌지 의심한다. 자본은 이윤을 위해 사치품을 필수품으로 소비하게 만드는데, 지금의 VR/AR은 리얼리티를 말한다지만, 진실에 맞닿아 있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VRAR은 인간의 5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중 시각 중심이다. 시각은 다른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 사랑에 빠진 남녀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데, 이는 시각 외 다른 감각의 문을 여는 것이다. 여섯 번째 감각, 즉 5감이 어우러진 육감의 문을 열기 위해 눈을 감는다. VR/AR은 우리를 행동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개발되어야 한다"라며, "나와 같은 철학자는 VR/AR에 대해서 그런 관점과 시각이 있다는 것을 참고해 달라. 인간이 있고 기술이 있는 것이다. 과학, 기술, 개발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인간을 행동하게 할 수도록, 진실과 좀 더 맞닿을 수 있도록 하는 고찰이 필요하다"라고 열띤 논쟁을 펼쳤다.
이같은 모습은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GDF2017'을 기획하며 기술적 접근과 관점 뿐만 아니라 철학, 인문학, 사회학적 관점을 고찰하기로 한 목표에 집중한 결과다. 포럼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VR/AR 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점의 토론과 담론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결과인 것. 실제로 현장의 토론(썰전)은 뜨거웠다.
여기에 클릭트(Clicked) 정덕영 대표의 '효과적인 VR콘텐츠 시연 기술', 87870닷컴의 앤드류 D. 김 대표의 '중국 VR 마켓 트랜드의 기회', 스코넥 엔터테인먼트의 '스코넥의 글로벌 VR시장 전략', GPM 박성준 대표의 'VR 대중화를 위한 B2B 서비스 플랫폼', 세가 카즈히코 하야미 CMO의 '게임장에서 VR사업의 현재 상황과 미래'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VR 기업들이 사례와 경험, 노하우 등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경기도는 향후 #GDF2017과 같은 포럼, 컨퍼런스, 토크 콘서트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GDF 2017을 개최한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최윤식 센터장은 "경기도는 문화와 기술융합 분야의 앞선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순한 테크 위주 지원에서 벗어나 문화와 역사, 철학과 인문학 등을 융합한 VR 기술 저변 확대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VR/AR 기술을 바탕으로한 ICT 메카를 위해 차별화된 방향성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