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강형석 기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온 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지던 2017년 8월 둘째 주 어느 날, 서울시 종로구 젊음의 거리 중심에 위치한 브리즈(VRIZ) PC카페 종로점을 찾았다. 젊음의 거리는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것은 물론 주변에 사무실이 많아 직장인들도 발걸음을 많이 옮기는 곳이다. 이런 곳에 PC방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문을 연지 약 1개월 가량 지난 이 PC방은 몇 가지 특별함이 숨겨져 있었다. 그 중 하나는 가상현실(VR)이다. 브리즈(VRIZ)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이곳은 PC방 본연의 콘텐츠 외에도 VR 체험도 가능하도록 꾸며졌다. 그리고 또 다른 특별함은 국내 완제품 PC 제조사로 유명한 주연테크가 직접 운영한다는 점이다.
브리즈 PC카페는 주연테크가 PC방 및 VR 체험을 위해 준비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현재 종로를 포함해 홍대와 잠실(잠실새내점) 등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그 중 잠실새내점은 PC 없이 가상현실 콘텐츠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주목 받고 있다. 주연테크 관계자는 "PC 콘텐츠와 가상현실 콘텐츠의 비중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하는 단계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브리즈 PC카페를 찾는 이들과 최적의 접점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특별함은 바로 PC 그 자체에 있었다. 주연테크가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 PC가 약 280여 대 가량 설치되어 있는데 모두 고성능을 자랑한다. 그 중 고사양 게임을 제공하기 위한 프리미엄 존과 가상현실 체험존은 모두 인텔 코어 i7 7700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그래픽카드가 장착되어 있을 정도다.
280여 대의 PC와 VR방 2개 '즐길거리 장전'
브리즈 PC카페 종로점에 발을 들인 순간 꽤 넓은 규모가 눈에 들어온다. 282대의 PC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2개의 방에는 각각 VR 기기가 배치되어 특별한 콘텐츠 경험이 가능하다. 기기는 HTC 바이브가 설치된 상태로 취향에 따라 전용 컨트롤러를 양 손에 쥐거나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활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외에 VR방이 가득 찼을 때 미리 대기하거나 잠시 쉴 수 있는 휴게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타 PC방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먹을거리와 음료 등을 구매해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운영을 맡고 있는 한창영 브리즈 PC카페 종로점장은 "매장은 방문 고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우선으로 설계됐다. 매장 파트너들에게도 고객 응대에 대한 친절 및 매장 청결에 대해 늘 강조하고 있다. 이곳은 단순 게임을 즐기는 공간이 아닌 휴식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매장은 운영 시기가 오래 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구성 자체가 쾌적하게 만들어졌다. 시의 허가로 만들어진 흡연 공간은 절대 외부로 연기나 냄새가 유출되지 않는 구조이며, 앞뒤 공간에 여유가 있어 일어나거나 이동을 위해 의자를 뒤로 밀어도 뒷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심지어 중앙 공간으로 매장 직원이 끄는 카트가 지나가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PC는 앞서 언급한 282대. 이 중 198대는 일반, 66석은 프리미엄 구역으로 나뉘어졌다. 여기에 별도로 커플석이 18대고 가상현실 콘텐츠 구동을 위한 PC 2대가 각 방에 배치됐다.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주변기기 구성도 특별하다. 각 자리에는 32~39인치 모니터가 배치된 것을 시작으로 로지텍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로 마무리 했다.
방문객의 반응이 궁금했다. 한창영 점장은 "방문 고객들은 먼저 큰 매장 규모에 놀란다. 그리고 쾌적한 분위기에 놀라고, 큼직한 디스플레이와 장비에 놀란다. 마지막으로 빠르고 쾌적한 PC 사양에 한 번 더 놀란다. 최신 게임도 높은 그래픽으로 부드럽게 실행될 정도"라고 말했다.
VR방은 총 2개다. 각각 HTC 바이브가 1대씩 설치되어 있어 이를 활용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PC를 실행하면 VR 게임을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전용 실행 소프트웨어가 구동된다. 여기에서 미리 게임을 선택하고 즐기면 된다. 약 30여 종의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이 수는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게임은 모두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개발사와 또는 유통사와 협의가 된 것들을 중심으로 서비스한다.
주연테크는 VR방 구현에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유선으로 운영되는 기기 특성상 선에 의한 사고를 방지하는데 초점을 뒀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천장에 케이블을 고정하는 방식이 비교적 문제 발행 확률이 낮다는 것을 확인했고, 자사가 운영 중인 VR방에 적용했다. 또한 처음 가상현실 기기를 접하는 방문객을 위해 가상현실 게임 사용법이라는 설명서를 함께 비치해 두었다.
요금은 30분에 1만 2,000원, 1시간에 2만 원이다. 이것은 1인당 비용이 아니라 방 자체를 대여하는 비용이다. 그러니까 몇 명이 와도 비용은 고정이다. 마치 노래연습실과 같다 생각하면 되겠다.
쾌적한 성능의 비결은 7세대 코어 프로세서
브리즈 PC카페 내부를 둘러보니 몇몇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평일 오후 시간인지라 절대적인 방문자 수는 많지 않았지만 실행 중인 게임을 보니 그 종류가 다양했다. 당시에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PC방에서만 즐길 수 있어 동료들과 함께 전략을 구사하는 직장인도 있었고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를 함께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디아블로3 등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둘러보니 끊기거나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래픽 품질이 낮은 것도 아니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게이머의 화면을 보니 최적의 설정으로 즐기는 듯 했다. 시야는 최대 확보가 이뤄지고 있었고 그래픽 또한 깔끔했다.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잠시 브리즈 PC카페의 프리미엄 구역 중 한 자리에 앉아 사양을 확인해 봤다. 이곳에서는 인텔 7세대 코어 i7 7700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었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080. 메모리(RAM)는 16GB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로 손꼽히는 제품이 호흡을 맞추고 있었던 셈이다.
프리미엄 구역 외 일반 구역에는 코어 i5 7500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1060이 호흡을 맞춘다고. 규모를 생각하면 중급 그래픽카드로 구성해도 될 법한데, 고성능 제품을 과감히 투입해 최적의 게이밍 몰입감을 제공하고 있었다.
가상현실 콘텐츠 전용 PC도 마찬가지. PC방에 배치된 PC와 달리 가상현실 전용 방에는 화려하게 꾸며진 튜닝 PC가 자리하고 있다. 이 PC에도 코어 i7 7700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1080 그래픽카드가 장착됐다. 포인트는 수랭식이라는 점. 주연테크와 프리플로우가 함께 개발해 선보인 이 PC는 안정적인 냉각 효율을 앞세워 최적의 성능을 구현한다.
같은 화면 2개를 그려 공간감을 표현하는 가상현실(VR) 환경에서는 시스템 부하가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그만큼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창영 점장은 프로세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7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장점은 성능은 뛰어나면서 발열과 전력 소모 측면에서 유리하다. PC 성능은 꾸준히 상승하지만 화려한 게임을 실행하려면 여전히 많은 부하가 걸린다. PC방처럼 많은 PC가 설치된 환경은 부하에 의한 발열이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7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 대비 전력 소모는 유지하면서 속도가 상승했다는 점을 안다. 이점이 매장 유지비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종로의 새로운 게임 메카로 자리하겠다
종로, 특히 브리즈 PC카페가 위치한 종각역 부근에는 약 10여 개 PC방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여기가 거의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인지 성인 남녀 약 3~4명 가량이 이곳을 찾아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문전성시까지는 아니지만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찾아온다는 것은 아직 가상현실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한창영 점장은 브리즈 PC카페가 종로의 새 게임 메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기적으로 게임 대회나 경품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이 PC방 안에서 무언가를 얻어 간다는 느낌이 들게끔 만들어 가고 싶다는 것이 그의 목표. 물론 매장 청결과 친절한 서비스를 유지하는 노력은 변함 없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