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IT동아 이상우 기자] 현지시간으로 오는 1월 9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IT전시회 CES 2018이 열린다. CES는 세계 최대라는 명성과 1년 중 가장 먼저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라는 점에서 그 해 등장할 주요 기술과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기도 하다.
CES는 원래 가전제품을 전시하는 행사였으나, 이제는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등 IT 전반을 다루는 행사로 진화했으며, 나아가 새로운 IT 플랫폼 중 하나로 급부상하는 자동차까지 CES의 주요 전시 소재가 됐다. 자동차는 단순한 탈 것을 넘어 이동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텔레매틱스나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자동차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홈/스마트시티에 편입시키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도로 상황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차를 모는 자율주행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이번 CES 역시 현재부터 가까운 미래 사이에 우리가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자동차 기술을 한 곳에 모아 선보였다.
엔비디아는 기조연설을 통해 자비에 프로세서 등 자율주행 플랫폼을 선보이며 이와 관련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강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물론 엔비디아는 자신들이 자율주행 기업이라고 소개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 뿐, 자율주행 관련 기술은 자동치/부품 기업이 개발한다고 말한다. 기조연설에서 밝힌 바로는 우버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이용해 무인 차량공유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며, 폭스바겐 역시 향후 선보일 자율주행 차량에 엔비디아의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전시관에 세워진 엔비디아 부스 역시 이러한 비전을 보여줬다. 특히 부스에서 시속 300km/h를 넘는 무인(자율주행) 레이싱카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일반적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속도가 빠른 레이싱 카는 실시간으로 받아들이는 정보량이 많고 이를 처리하는 속도 역시 빨라야 한다. 무인 레이싱카는 최고 속도와 서킷을 주파시간을 줄이는 타임 어택을 통해 그들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포드와 바이두의 공동투자를 받은 벨로다인의 제품 역시 자동차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벨로다인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요 센서 중 하나인 라이다(LiDAR) 장비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이다. 라이다는 일반적인 라디오 주파수를 사용하는 레이더와 달리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사용해 주변을 탐지하는 기술이다. 센서에 잡힌 사물이나 사람의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이들의 존재 여부나 움직임은 거의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현장에 전시된 자율주행 콘셉트카의 상당 수는 운전석과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이 없다. 기성 자동차 기업은 운전을 돕는다는 콘셉트로 운전석에 사람이 앉고 필요에 따라 자율주행 기능을 쓸 수 있는 형태로 이러한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 등장할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용자가 전혀 운전할 필요가 없으며,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잠을 자거나 업무를 볼 수도 있다. 특히 각 제조사들이 제안하는 콘셉트카는 이를 단순히 개인용 차량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공유 서비스와 접목해 필요에 따라 집 앞까지 차를 호출해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포드는 단순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넘어, 스마트 카를 기반으로 이룰 수 있는 미래 도시를 구상했다. 자율주행이 일상이 되면 교통 체증이 줄어들고, 자율주행 대중교통을 집 앞까지 호출할 수 있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 같은 공간도 필요 없다. 또, 실시간 이동통신으로 교통량을 파악한 자율주행 택배 차량은 최적의 경로를 찾고 최소한의 주차만으로 물건을 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정체를 예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생겨난 공간은 결국 도시의 주민에게 돌아오며, 이를 여가 공간 등으로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포드는 이동통신 관련 기업과 협업하며 자동차의 텔레매틱스 기능을 강화해 달리는 차량이 모든 것과 연결되는 C-V2X(Cellular 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자동차가 신호등, 자전거, 보행자 등과 연결되 서로 소통하고,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의 교통을 더 효율적이고 쾌적하게 구성할 수 있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탈 것을 넘어, 하나의 IT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발달로 자동차를 스마트 홈 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티의 구성 요소로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우리 삶의 질도 이와 함께 발전할 전망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