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이상우 기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 분석 기업 앱애니가 지난 2017년 한 해 앱 시장의 동향과 국내외 상위 퍼블리셔를 공개했다.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앱 장터를 통해 발생한 앱 설치 수는 약 1,750억 건으로, 2015년과 비교해 60% 상승한 수준이다. 하루 중 앱을 사용하는 시간 역시 2015년보다 30% 증가한 3시간에 이르렀다.
한 사람이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 수는 평균적으로 80개며, 한 달 동안 이 중 40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장터를 통해 모바일 앱에 소비한 비용은 전세계적으로 87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 중 아태지역은 지난 2015년보다 145%나 성장해 57억 달러를 썼다.
이날 간담회를 위하 한국을 방문한 앱애니 베르트랑 슈밋 CEO는 "앱애니는 앱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산업은 앱을 통해 변화하고 있으며, 소비자와 다양한 형태로 접촉하고 있다. 앱애니는 앱 시장 인사이트를 통해 모든 기업이 앱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 해 수익 기준으로 선정한 글로벌 상위 퍼블리셔 52개 기업에는 넷마블(3위), NC소프트(12위), 게임빌(24위), 카카오(51위) 등 한국 기업 4개가 포함됐다. NC소프트와 카카오는 올해 처음으로 52위 안에 이름을 올렸으며, 넷마블은 지난해 기업공개 이후 순위를 빠르게 올렸다. 이밖에 일본에 본사를 둔 넥슨이 글로벌 수익 순위에서 28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위에 올랐던 텐센트는 여전히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베르트랑 슈밋 CEO는 "한국 앱시장의 경우 게임 카테고리를 통한 소비자 지출이 빠르게 올랐으며, 지난해 등장한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이러한 성장을 이끌었다. 게임을 제외하면, 소셜 미디어, 도서, 엔터테인먼트, 음악 스트리밍 등이 성장했으며, 특히 쇼핑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없이 시작한 디지털 퍼스트 서비스 이용 비율이 세계 최대 수준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국내 시장에서 수익 기준 앱 순위(게임 제외)는 카카오톡(1위), 카카오페이지(2위), 멜론(3위) 등 카카오 계열 앱이 선두를 차지했다. 월간 실사용자 기준으로는 카카오톡, 네이버 앱, 밴드,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네이버 지도 등이 순위에 올랐으며 사용자 순 상위 앱 10개 중 6개는 모두 네이버와 카카오 계열이다. 이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기존에 확보한 많은 사용자를 바탕으로 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밖에 외국 기업의 경우 페이스북 앱과 인스타그램 등 페이스북 계열 앱 등 두 개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실사용자 기준으로 카테고리별 상위 앱을 살펴보면 쇼핑에서는 쿠팡(1위), 11번가(2위), 티몬(3위) 등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1번가 앱의 사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전체 순위를 봤을 때 상위 10개 중 9개는 디지털 퍼스트 기업이며, 현대 홈쇼핑/백화점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 H몰 앱 만이 유일하게 오프라인 기반 기업으로 10위 안에 들었다.
엔터테인먼트 앱에는 네이버 웹툰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반응형 웹툰 마주쳤다가 인기를 끌면서, 기존 웹툰과는 다른 AR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해당 앱을 설치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지난 2016년과 마찬가지로 2017년에도 동영상 스트리밍 앱이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동향이다.
음악 스트리밍 앱은 멜론, 지니, 네이버 뮤직, 카카오 뮤직 등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1위를 기록한 멜론의 경우 지난 2016년과 비교했을 때 2017년 수익이 두 배로 증가했다. 앱애니는 이러한 동향 통해 국내에 월 정기 구독 방식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대로 정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의 보급과 함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정기 구독권을 제공하며 서비스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어난 경우도 있는 만큼, 이 시장은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라이프스타일 앱의 경우 KT나 SK그룹 등이 출시한 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러한 앱의 상당 수는 통신사 포인트 및 제휴 포인트 적립/관리, 모바일 고객센터 등으로,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각종 혜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