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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넥스트 2018] MS 오피스의 라이벌 구글 지스위트, AI로 차별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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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IT동아 강일용 기자] 지난 20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의 자리는 공고했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앞에 다른 문서 작성 프로그램은 감히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고 윈도우 천하는 안드로이드, iOS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가 등장하면서 무너졌지만, 오피스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쟁 제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오픈소스 진영의 리브레 오피스나 한국의 한컴 오피스 같은 제품이 MS 오피스와 유의미한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피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다. 다양한 기능과 문서 호환성이라는 점에서 아직 MS 오피스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능과 호환성으로 승부해선 결코 MS 오피스를 꺽을 수 없다.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유일하게 MS 오피스의 라이벌이라고 부를만한 서비스가 존재한다. 바로 구글의 문서협업 도구 '지스위트(G-suite)'다.

구글 넥스트 2018

지스위트는 일반 사용자용 문서협업 도구 '구글 독스'를 기업용으로 전환한 서비스다. 문서 작성 기능뿐만 아니라 기업을 위한 이메일, 사내 채팅, 화상 회의, 대용량 클라우드 저장공간 등도 함께 제공한다. 물론 유료 서비스다.

지스위트는 PC 등에 설치해서 이용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웹 브라우저로 지스위트 홈페이지에 로그인해서 이용하는 웹앱이다. 서비스 실행은 구글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하고, 웹 브라우저는 단지 이를 표현해주는 것뿐이다. 때문에 설치 등 사전 작업이 필요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고, 구글이 신 기능을 업데이트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인터넷과의 연결이 끊기면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지스위트는 강력한 협업 기능과 손 쉬운 사용 방법, 그리고 MS 오피스보다 저렴한 이용 비용을 바탕으로 그 세를 불렸다. 600만 곳 이상의 기업과 스타트업이 이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스위트의 성장에 자극받은 MS가 오피스365라는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도구를 출시할 정도였다.

문서 작성 서비스와 인공지능의 만남

지스위트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비결은 '인공지능'이다. 25일부터 26일, 이틀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8 행사에서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지스위트의 신 기능을 대거 공개했다.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구글 앱 부문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구글 지스위트의 핵심은 보안, 스마트, 심플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에 따르면 지스위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문서 협업 도구다. 구글 시큐리티키(USB 메모리 형태의 보안키)와 지스위트를 함께 이용하면 해킹이나 데이터 탈취로부터 안전해진다. 지스위트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두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면서 해킹을 당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지스위트는 EU의 GDPR과 같은 개인정보 보호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25일 '데이터리전 포 지스위트'라는 신규 서비스를 개시했다. 데이터리전 포 지스위트는 기업이 지스위트가 실행되고 문서가 보관되는 데이터센터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장 가까운 데이터센터를 선택함으로써 서비스 반응 속도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정 데이터센터를 구체적으로 지정할 수는 없고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등 지역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는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지스위트는 구글 지메일, 구글 독스 등에서 검증된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이 모두 적용되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 리플라이'와 '스마트 컴포즈'다. 스마트 리플라이는 인공지능이 이메일 내용을 분석해 간단한 답장을 대신 작성해주는 기능이다. 스마트 컴포즈는 인공지능이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문장을 기억해뒀다가(단어가 아니다) 이메일 작성시 대신 입력해주는 기능이다. 이 두 기능과 함께 구글은 '그래머'라는 신 기능도 함께 발표했다. 그래머는 구글의 인공지능이 사용자가 작성한 문서를 분석해 오탈자뿐만 아니라 문법 오류까지 찾아주는 기능이다. 구글 인공지능의 능력이 강화되면 강화될 수록 찾아낼 수 있는 문법 오류도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스트레드시트(엑셀)에도 인공지능이 적용된다. '탐색'이라고 이름 붙인 이 기능을 이용하면 자연어 입력만으로 스트레드시트내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1월달에 가장 많은 매출을 낸 직원을 찾아줘"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스프레드시트 문서를 분석해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준다. 탐색은 스프레드시트 화면 오른쪽 하단에 위치해 있다.

스마트 리플라이, 스마트 컴포즈, 그래머, 탐색 등은 지스위트 가입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진 않는다. 영어로 작성된 이메일이나 문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지스위트 기반 영상 통화 기능인 행아웃 미팅의 기능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시스코, 폴리컴 등 화상회의용 기기를 만드는 회사와 손잡고 ‘하드웨어 포 행아웃 미팅’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들의 기기에서 행아웃 미팅을 이용할 수 있고, 음성만으로 서비스를 실행해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심플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임을 의미한다. 지스위트의 전신인 구글 독스는 현재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용 중이며, 이 가운데 74%가 구글 독스를 협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닐슨은 사내에서 이용하는 문서작성 도구를 지스위트로 전면 교체했다. 킴벌리 앤스테트 닐슨 최고정보책임자는 "기존 문서작성도구를 금요일까지 이용하다가 다음 주 월요일 전 직원의 문서작성도구를 지스위트로 교체했다"며, "그만큼 전환이 빠르고 누구나 손쉽게 익힐 수 있는 협업도구"라고 지스위트 사용 소감을 밝혔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콜게이트, 에어버스 등 대기업도 자사의 문서도구로 지스위트를 도입해 이용 중이다.

구글 넥스트 2018

기업을 위한 지스위트만의 네 가지 기능

앞에서 설명한 기능은 지스위트뿐만 아니라 구글 독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반면 지스위트에만 적용되는 신 기능도 있다. 대표적으로 ‘새로운 지메일 사용자 환경’, ‘클라우드 서치’, ‘지스위트용 구글 보이스’, ‘드라이브 엔터프라이즈’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새로운 지메일 환경의 핵심은 보안과 오프라인이다. 기업을 위해 재설계된 보안 경고와 알림 기능, 그리고 오프라인 액세스 기능을 탑재했다. 과거 지스위트를 오프라인에서 이용하려면 크롬 웹 브라우저의 확장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했으나, 이제 모든 웹 브라우저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클라우드 서치는 지스위트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저장공간뿐만 아니라 타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나 기업의 자체 인프라(온프레미스)에 있는 데이터도 찾아서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기업이 자사만을 위한 구글 검색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미국의 가전 회사 ‘월풀’은 구글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치 API를 활용해 월풀 서치프로라는 자체 검색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앱은 월풀의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저장소에서 1200만 건의 문서를 1.4초만에 검색해주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스위트용 구글 보이스는 지난 10년 동안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이용한 통화 관리 서비스 ‘구글 보이스’를 지스위트에 맞게 개량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업은 구성원간에 연락처를 공유하고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음성 메시지를 기록하고 스팸 메시지와 통화를 차단할 수도 있다. 또한 구글이 자체 개발한 보이스 코덱을 적용해 직원끼리 선명하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지스위트용 구글 보이스를 체험해하고 싶은 기업은 얼리어답터 프로그램에 사전 등록해야 한다.

드라이브 엔터프라이즈는 지금까지 지스위트 요금제에 따라 부여되었던 구글 클라우드 저장소를 기업의 수요에 맞춰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정책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저장공간이 필요한 기업은 구글에 돈을 지불하고 지스위트용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개릭 투바시 지스위트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퍼스트 협업 방식을 도입해 업무 방식을 혁신하려 하지만, 각 기업에 적합한 방법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스위트가 기업의 업무와 협업 방식을 바꾸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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