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3일, LG전자가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울트라북 '그램(13Z940)', 2-in-1 PC '탭북2(11T740)' 등 2014년 PC 신제품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통해 올 한해 성능과 휴대성은 물론 디자인과 기능까지 갖춘 PC 제품을 통해 기존 PC 제품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 선보인 그램은 이름 그대로 그램(g)단위 무게의 제품이다. 1kg도 무거우니 제품을 더 가볍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LG전자가 공개한 제품 무게는 980g으로, 테이크 아웃 커피 2잔 정도의 무게다. 실제로 들어보니 엄지와 검지로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볍다. 저울에 올려보니 표시되는 무게는 960g 정도였다. 필자가 취재 시 휴대하는 윈도8 태블릿PC와 블루투스 키보드를 합친 것보다 적은 무게다.
물론 이 정도로 가벼운 타사 제품도 있다. 하지만 그램은 다른 제품보다 큰 13인치 화면을 탑재하고도 타사의 11인치 제품과 비슷한 무게를 만들었다. 가벼운 무게의 비밀은 LG 디스플레이와 협업해 제작한 화면이다. 제품의 베젤(화면 테두리)은 4.4mm에 불과하다. 이 덕에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화면은 LG전자 제품의 특징인 IPS 패널을 적용해 시야각이 넓고 색상이 선명하다.
작은 크기에도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배터리 사용 시간과 그래픽 성능을 높였다. 전작인 Z360은 영화 재생 시 약 4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출시한 그램은 사용시간을 최대 6시간으로 늘렸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블루라이트 관련 기능도 추가했다. 블루라이트는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으로, 이것이 안구 건조증, 눈의 피로, 불면증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LG 그램은 '리더모드(Reader mode)'라는 기능을 적용해,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화면 색을 자동 조절해 블루라이트를 최대 35%까지 줄여준다.
색상도 더욱 다양해졌다. Z360은 흰색과 은색 두 가지 모델뿐이었지만, 그램은 파스텔 색조의 파란색과 분홍색 모델도 있다. 디자인 면에서 사용자 선택 폭을 늘렸다. 사용자 편의성도 개선했다. 화면을 열면 제품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부팅'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으로 사용자는 전원 버튼을 눌러 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것처럼 노트북 화면을 열자마자 켜진 화면을 볼 수 있다.
함께 선보인 탭북2는 전작보다 무게를 15% 줄이고(1.05kg)두께를 3mm 줄여 휴대성을 높였다. 얇고 가벼워졌지만, 인텔 4세데 코어 i5/i3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버튼 하나만 눌러 노트북 형태로 만드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했다. 전작의 슬라이드 방식은 강하게 열리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를 좀더 부드럽게 열리고 쉽게 닫히도록 개선했다.
풀사이즈 USB 단자를 2개 장착한 것도 눈에 띈다(이전 제품은 1개). 보통 2-in-1 PC 제품은 부피를 줄이기 위해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USB 단자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탭북2는 일반적인 크기의 USB 단자를 지원한다. 어댑터 없이도 일반 크기의 USB메모리, 데이터 전송용 케이블 등을 연결할 수 있다.
전작과 비교해 해상도도 높아졌다. 이전 제품은 1,366x768 해상도를 지원했지만, 이번 제품은 풀HD IPS 패널을 장착해 해상도, 색감, 시야각 등을 개선했다. 풀HD 해상도를 통해 이전 제품보다 멀티태스킹이 유리해진 것도 장점이다. 탭북2 역시 리더모드를 적용해, 문서를 읽을 때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LG전자 IT 사업담당 박형세 상무는 이 자리에서 "올 한해 성능과 휴대성은 물론, 디자인과 기능적 편의까지 향상된 LG PC를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삶의 가치를 줄 것"이라며, "최근 출시된 그램, 탭북2 등 신제품을 시작으로 IT 제품들을 대거 출시해 기존 제품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IT 기기의 성능 경쟁은 사실상 끝났다. 과거 노트북 제품들의 경쟁력은 성능과 휴대성이었지만, 최근에는 PC 부품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돼 너도나도 긴 배터리 사용시간, 성능, 휴대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기 위해서는 디자인, 기능적 편의성, 화질 등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LG전자를 시작으로 올 한해 어떤 제품이 등장할지 기대해보자.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